수과원, 발생 원인 예년과 달라

올해 경북동해안 적조의 발생 원인이 예년과 달라 '원인'과 '경로' 등을 두고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지난 10일 포항 등 경북동해안에 발생한 적조는 과거에 발생한 적조와 경로와 원인 면에서 매우 다르다.

11일 국립수산과학원(이하 수과원)에 따르면 경북동해안에 적조가 발생할 경우 대부분 거제도 해역을 중심으로 대규모 적조띠가 형성된 뒤 동해안으로 북상했다.

지난해 동해안 양식장에 엄청난 재산피해를 입혔던 적조도 이 단계를 거쳐 순차적으로 경북동해안을 뒤덮었다. 이는 앞서 2007년과 2003년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올해 수과원이 파악한 거제도 해역의 적조 규모는 크지 않았다. 이 때문에 수과원 역시 경북동해안이 적조 피해를 입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더욱이 동해안은 한번 적조가 발생하면 다음 발생시기까지 3~5년 정도 적조 피해는 없었다.

이와 함께 명절 추석 전 적조의 규모가 줄어들었던 평년 데이터 기록에 비춰 시기적으로 적조생물 활성화는 예상 밖이라는 입장이다.

또한 이미 남해안을 거쳐 동해안 먼바다 쪽으로 적조가 번져 있었으나 이것도 과거와 비슷했다.

하지만 하루 새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하정리 5개 양식장의 물고기 4만여마리가 적조피해로 죽어나갔다.

전날까지 적조특보도 전혀 없었고, 양식어민들에게 조차 적조는 발견되지 않았다. 이로 인해 '적조생물이 수면아래로 이동했다', '포항에서 적조가 발생했다'는 추측과 가설이 난무했다.

이런 가운데, 수과원은 이번 경북동해안 적조 원인을 복잡한 동해안 해류 영향 때문으로 보고 있다.

수과원의 설명을 종합해보면 지난달 27일부터 거제도 해역에 비가 한번도 오지 않고, 강한 일조량이 지속돼 적조밀도가 급격히 증가했다.

이 적조는 해류를 따라 부산, 울산, 경주를 거치지 않고 북상해 단번에 포항을 시작으로 경북동해안에 유입됐다.

이 경로를 예측하지 못한 이유는 경북동해안 바다는 와류가 많은데다 지역적으로 해류가 매우 복잡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순십간에 유입되다보니 특보 단계를 거치지 않은 적조주의보가 단번에 내려졌다.

수과원 관계자는 "거제 해역에 대규모 적조띠가 형성되지 않을 경우 동해안은 국지적 적조유입이 있었다"며 "동해안 해류가 워낙 복잡해 쉽게 예측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적조는 포항에서 발생한 것은 아니며, 적조가 깊은 수심에서 이동한 것은 더더욱 아니다"며 "양식장 피해를 줄이기 위해선 취수구를 수심 30m 이래 설치하는 등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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