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됐던 원전반대그룹 사이버공격 징후 없어…27일까지 24시간 비상대기체제 유지

자칭 '원전반대그룹'의 원전에 대한 사이버 공격이 예상됐던 25일 별다른 특이사항 없이 원전이 정상 가동되고 있지만 한국수력원자력 본사와 전국 4개 원자력본부는 초긴장 속에 비상대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25일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원전 자료를 유출한 자칭 '원전반대그룹'이 원전 가동 중단을 요구한 시한이 지났지만, 우려했던 사이버 공격이나 징후는 없는 상태다.

하지만 한수원은 언제든 추가적인 사이버 공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비상대기체제를 27일까지 가동키로 하는 등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

한수원은 24일 오후 6시부터 서울 삼성동 본사 종합상황실과 고리·월성·한빛·한울 등 4개 원전본부에 3개조로 비상상황반을 꾸리고 24시간 비상대기체제에 돌입했다.

비상 상황반은 원전별로 이상 징후를 확인하는 한편 모든 원전 주제어실의 운전 현황을 파악하고 사건이 터지면 초동 조치와 기술 지원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원전반대그룹'의 협박 대상이 된 월성2호기가 있는 월성원전에서는 직원 100여명이 3개조로 나뉘어 비상 근무를 하고 있다.

외부인 출입은 물론 인터넷망까지 차단한 가운데 발전소별로 비상근무자들이 1시간 단위로 상황을 꼼꼼히 체크하는 등 시종 긴장된 모습을 보였다.

사이버 테러 전문 보안기관 등 유관기관 직원들도 월성원전에 상주하며 보안 상황을 점검하고 있고, 관할 군부대인 해병대가 외곽 순찰을 강화하고 있다.

월성원전에는 이날 정오께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찾아와 인근 주민들과 점심식사를 하면서 대화를 나눴다.

이에 앞서 원전 자료를 유출한 자칭 '원전반대그룹'은 크리스마스부터 석달 동안 고리 1, 3호기와 월성 2호기 가동을 중단하지 않으면 유출 자료 10여만 장을 추가로 공개하고 2차 파괴를 실행하겠다고 경고했다.

원전반대그룹은 지난 15일, 18일, 19일, 21일, 23일 1주일여 동안 다섯 차례에 걸쳐 총 85건의 원전 자료를 인터넷을 통해 공개했으며, 앞서 지난 9일에는 한수원 PC에 악성코드를 담은 이메일을 이용한 사이버 공격을 감행했다.

한편 이번 사건을 수사 중인 개인정보범죄 정부합동수사단이 유출 자료를 공개할 때 사용한 인터넷프로토콜(IP) 접속 기록이 북한과 인접한 중국 선양에 집중된다는 사실을 확인함에 따라 북한과의 연계 가능성이 유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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