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거리 한산하다 못해 ‘썰렁’…본격 성수기 맞은 식당·숙박업소 피해 눈덩이

▲ 최근 경북에 첫 메르스 확진환자가 발생함에 따라 관광도시인 경주지역이 큰 타격을 받고 있다. 15일 경주 대표적 관광지인 불국사에 관광객의 발길이 끊긴 채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종현기자 salut@kyongbuk.co.kr
경북도내에서 처음으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진환자가 발생한지 3일이 지난 15일 경주지역엔 여전히 팽팽한 긴장감이 돌았다.

특히 대부분 차분한 모습으로 일상생활을 하고 있지만 메르스 확진환자 주거지역은 행인들의 모습이 평소보다 눈에 띄게 줄어드는 등 아직 불안감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평소 행인들과 차량들로 붐비던 확진환자 주거지역 인근 상가는 지난 12일 메르스 확진환사 발생 사실이 SNS 등을 통해 순식간에 퍼지면서 거리가 텅 빌 정도로 한산했다.

15일 이 지역엔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이 간간이 보일 뿐 거리는 물론 식당, 놀이터 등 대부분이 한산하다 못해 썰렁하기까지 했다.

특히 이 지역에 5일마다 형성되는 5일장엔 평소 값싸고 싱싱한 물건을 구입하기 위한 인근 지역 주민들이 500여m에 이르는 장터를 가득 메웠으나 이날은 상인들의 호객소리만 요란할 뿐 텅 빌 정도로 한산했다.

이곳에서 생선 노점상을 운영하고 있는 한 상인은 "메르스 확산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이 고조되면서 마트에 가는 것 마저 꺼리는 등 지역 상권이 급속히 가라앉아 심각한 상태다"며 우려를 표했다.

주민 한모(여·38)씨는 "메르스 확산에 대한 불안감으로 대부분의 주민들이 바깥출입을 꺼리며 집안에서 보내고 있다"며 "메르스 확진환자 발생 지역으로 소문이 나면서 며칠째 죽음의 거리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메르스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 되면서 본격적인 성수기를 맞은 경주지역 관광지 주변 식당과 숙박업소 피해도 눈덩이처럼 커져 가고 있다.

이날 보문단지에 위치한 한 물놀이 시설에도 이용객들이 찾지 않아 평소 줄을 서지 않으면 이용할 수 없었던 인기 놀이 시설도 텅 빈 상태로 운행하고 있었다.

이 시설에는 예년의 경우 주말과 휴일에 5~6천명이 찾았지만 메르스 확진환자 발생 소식이 전해 지면서 지난 주말과 휴일에는 겨우 1천여 명 만이 입장했다.

인기 맛 집으로 소문이 나면서 관광객들과 시민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는 보문단지 내 한 식당의 경우도 이날 주차장이 텅 빌 정도로 한산하기는 마찬가지다.

평소 점심시간에는 주차장 부족으로 아르바이트생을 동원해 주차관리를 할 정도로 손님들로 넘쳤으나 이날은 넓은 주차장이 텅 비어 있었다.

펜션, 콘도, 호텔 등 숙박업소도 메르스의 직격탄을 피하지는 못했다.

보문관광단지 한 호텔의 경우 평소 주말의 경우 90%이상 투숙률을 보였으나 지난 주말은 갑자기 150실의 예약이 취소되면서 투숙률이 20%에도 미치지 못했다.

특히 메르스 사태 초기에는 단체관광객 위주로 숙박예약을 취소했으나, 이번 주말에는 가족단위의 개인 손님들도 줄줄이 예약을 취소하면서 큰 충격에 휩싸였다.

보문단지 한 호텔 관계자는 "메르스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이 두려움을 넘어 공포심으로 변했다"며 "이번 사태가 조기에 종식되지 않는 다면 관광업계 종사자들이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 밝혔다.
황기환 기자
황기환 기자 hgeeh@kyongbuk.com

동남부권 본부장, 경주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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