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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충제 사이다 사건’ 상주 금계마을 민심 흉흉

42가구에 주민 86명 시골마을 초상집 분위기…가족같던 이웃관계 회복 언제쯤

김성대 기자 sdkim@kyongbuk.com 등록일 2015년07월19일 21시09분  
▲ 지난 17일 오후 독극물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경북 상주시 공성면 금계1리 마을회관 앞에 선을 치고 통제하고 있다. 연합

"이웃사촌이란 말처럼 사촌 부럽지 않게 오손도손 모여살던 조용한 시골 마을에 이게 무슨 날벼락이래요?"

"화목하던 동네가 한 순간에 살벌한 불신의 동네로 전락한 마을 분위기도 문제지만 그동안 가족같이 지내던 주민들 관계가 예전처럼 회복될 수 있을 지가 더 걱정입니다."

아닌 밤중에 홍두깨라고 '사이다 독극물 사건'으로 어느날 갑자기 이웃에 살던 할머니 2명이 숨지고 나머지 3명의 할머니가 중태에 빠지는 어처구니없는 사건이 발생하자 상주시 공성면 금계리 주민들은 경악과 함께 앞으로 겪을 후유증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특히 경찰이 피해 할머니들이 마신 사이다에 독극물을 탄 용의자로 같은 마을 80대 A 할머니를 체포해 구속영장을 신청하면서 주민들 사이에는 10년 전부터 최근까지 있었던 이웃간의 사소한 일들을 들춰가며 불신의 벽을 높여가는 듯 해 이 마을 주민들은 물론 인근 주민들까지도 우려와 안타까움을 표하고 있다.

아울러 지난 15일 정모 할머니가 숨진데 이어 18일 라모 할머니까지 숨지자 총 42가구에 주민 86명 밖에 안되는 정답던 작은 시골마을이 초상집 분위기를 넘어 공동화 현상으로 치닫고 있다.

주민 K씨는 "사건 발생 당시만 해도 병원에 가면 모두 치료받고 마을로 돌아올거라 생각했는데 사태가 이렇게 커질 줄 몰랐다"며 "앞으로 마을 사람들끼리 서로 믿고 계속 생활해야 할 지 이사를 가야 할 지 정말 고민스러울 정도"라고 말했다.

다른 K씨는 "A할머니는 평소 이웃과 잘 지낸 무던한 할머니였는데 경찰이 할머니의 진술을 믿지 않고 영장을 신청한 것 같다"며 작금의 현실을 차라리 외면하고 싶어했다.

그는 또 "이번 사건과 관련해 숨진 피해 할머니 2명 외에 3명의 할머니들이 여전히 중태고 대부분 고령이어서 앞으로 이 분들이 어떻게 될 지에 대한 앞날을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는 점도 마을 주민들의 가슴을 아프게 하고 있다"고 걱정했다.

실제 수 년전 상주 독극물 사건과 유사한 사례를 겪었던 충남 한 마을 주민들도 사건 발생 1년이 넘도록 후유증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012년 4월 충남 홍성군 금마면 죽림리 배양마을(주민 250명) 간이 상수도 집수장 물탱크 안에서 제초제 '근사미' 300㎖ 플라스틱 병 3개와 살충제 '파단(2㎏)' 3봉지가 발견된 '묻지마 식수 테러'사건이 바로 그 사건이다.

이 사건은 그러나 주민 전체를 노린 점으로 미뤄 원한 관계에 의한 범행 등에 초점을 맞춰 수사를 벌였지만 목격자 증언 및 물증 등의 확보에 실패하면서 미제 사건으로 남게 됐다.

때문에 이 마을은 사건 발생 1년 후 광역상수도가 놓이는 등 후속조치가 있었지만 주민들은 물 얘기만 나와도 자리를 피하는 등 흉흉해진 인심은 오랫동안 회복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상주 금계마을도 경찰이 A할머니를 피의자로 지목해 영장을 신청했지만 할머니 본인이 끝까지 자신이 저지른 일이라고 진술하지 않는 한 그 후유증은 홍성 배양마을에 못지 않을 것으로 우려된다.

실제 금계 1리 주민들은 "A씨가 진짜 범인인지 아닌지를 떠나 마을에 이런 사건이 발생한 것만으로도 주민들에겐 씻을 수 없는 상처"라며 "사건이 A씨의 소행으로 마무리 된다 해도 주민들의 마음에 쌓인 불신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오래갈 것 같다"는 걱정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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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대 기자

    • 김성대 기자
  • 상주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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