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실시된 TK(대구·경북) 재보궐선거가 자유한국당의 완승으로 끝이 났지만 정치권의 해석은 엇갈리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이번 재보선 결과를 “화려한 부활, 보수 결집의 신호탄”이라고 자평하며 “안보 불안 세력, 분열의 정치 세력에 대한 심판의 의미로 대선을 앞둔 TK 민심의 ‘바로미터’다”고 해석했다.

또, “향후 분열된 TK 보수층 표심이 홍준표 후보에게 쏠리며 자유한국당이 부활하는 귀중한 마중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보수적통’ 경쟁을 벌이고 있는 바른정당은 “지역에서 싹쓸이했다고 숨 넘어가던 한국당이 기사회생한 것이 아니다”며 “죽기 전 반짝 기운이 도는 것처럼 곧 사그라질 ‘진박’과 ‘옛 새누리당’의 잔상이 잠시 깨어난 것 뿐이다”고 평가절하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역시 경남과 호남에서의 승리를 각각 자평하며 “뒤바뀐 정치지형에 쉽게 적응하지 못하는 TK 보수층의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이 같은 지역 민심은 선거가 다가올수록 대세론에 흡수될 수 밖에 없다”며 대선과의 연결 가능성을 무시하는 입장이다.

이처럼 재보선의 지역 표심과 관련해 각 당의 평가와 해석이 제각각인 가운데 자유한국당 내부에서도 엇갈린 의견이 나오고 있다.

13일 오후 한국당 경북도당 5층 강당에서 열린 ‘제19대 대통령선거 경북 선대위 대책회의’에서 백승주 도당위원장(선대위원장)은 “이번 재보선 완승은 한국당을 무시하고 조롱하는 세력과 대한민국과 한국당을 걱정하는 유권자에게 일대 경종을 울린 결과”라며 “지역민의 애정과 사랑, 신의가 살아있고 (한국당)자신감을 확인하는 자리였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선대위부위원장인 김응규 경북도의회 의장은 “선거 승리는 우리 후보가 잘나서 당선된 것이 아니고 상대 후보들이 수준이 낮아서 당선된 것”이라며 “지역 보수층은 아직 한국당에 정을 주고 있지 않다. 대통령을 잘못 보좌한 친박들과 보수의 처신을 잘못하고 있는 우리들의 잘못인지 반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홍준표 후보의 자질론을 거론하며 “홍 후보가 서문시장 방문 당시를 거론하며 권영진 대구시장은 치켜세우면서도 대선후보 경선 레이스를 함께 했던 김관용 경북지사는 후보 확정 이후 거들떠도 보지 않고 있다”며 “경북지역에 상당한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는 김 지사를 홀대하면서 지역민들의 표심은 중심을 못잡고 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이만희 의원(총괄본부장)은 “이번 승리를 계기로 대구·경북이 보수집결의 단초를 제공했다. 보수 재건은 경북을 중심으로 뭉쳐야 한다”며 “문재인과 안철수 후보는 별다른 차이가 없고 편협된 지역 정당이다. 질 때 지더라도 경상도의 결의를 보여줘야 한다”며 보수 단합을 부탁했다.

이처럼 역대 대선에서 보수 후보에게 표를 몰아줘 온 대구·경북 지역 민심이 범보수 후보들의 약세에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재보선의 보수층 표심이 대선까지 이어질 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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