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교육연구소’라는 민간단체가 있다. 억만장자 ‘조지 소로스’ 등 기업인들이 낸 기금으로 박해받는 각국 지식인들을 구조하는 기구. 1930년 유태인이라는 죄로 수용소의 연기로 사라질 운명의 학자 예술인들을 구해냈던 그 전통을 지금까지 이어간다. 이 연구소는 지난 70년간 아인슈타인, 핵물리학자 블로흐, 소설가 토마스 만, 철학자 마루쿠제 등을 구출해냈고, 19개국 출신 30명이 안전하게 연구활동을 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65개국 300여명의 학자들이 지원을 요청해놓고 있다. 아프리카 반군, 콜롬비아 마약중개업자, 테러리스...
역사적으로 보면 부패한 사회는 상부의 부패로부터 시작된다. 해방이후 정치권력과 기업의 야합으로 시작된 정치부패는 정권말기마다 극심한 부패의 실체를 반복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정치권력의 부패는 이 사회의 준법의식을 훼손한 원흉인 것이다. 그러나 부패척결을 위한 사법기관은 인사권독립의 미비, 수뇌부의 정치성까지 형성되면서 정치부패에 대한 대처능력을 보이지 못하였고, 정치적 영향있는 부패사건에 대하여 사법기관의 중립성과 공정성, 독립성은 수십 년 동안 심각하게 의심받고 있다. 특별검사제의 활용도 정치부패척결의 시도이지만 현실적...
독도 우표발행 문제로 한 일 간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사이버 공간에서는 양국 네티즌들이 상대편 사이트를 공격해 치열한 육탄전(?)을 벌여 ‘사이버 임진왜란’으로 비유 될 정도다. 일본 사이트에는 한국을 개고기나 바퀴벌레를 먹는 나라로 비하하는 왜곡 사진들이 등장했고 이에 분노한 한국 네티즌들은 일본의 저질문화 소개부터 원자폭탄 투하 54주년 기념일로 만든 가상 우표까지 띄웠다. 이런 와중에 내 아내를 내 아내라고 우길 필요가 없다는 것이 우리 대통령의 독도해법이다. 그렇다면 고이즈미 총리는 남의 부인을 자기 아내라고...
무릇 인사는 크고 작은 모든 조직 특히 행정의 성공 여부를 가름할 정도로 대단히 중요하다. 행정의 모든 것이 인사로부터 비롯된다. 인사가 잘못되면 조직 자체가 헝클어져 어떤 계획을 세워놓아도 소기의 성과를 달성할 수 없게 된다. 한마디로 ‘인사가 만사’다. 인사만 바로서면 행정은 90% 이상이 바로선 것이나 다름없다. 바른 인사는 공무원 각자에게 능력과 노력에 걸맞는 대우를 해줌으로써 자발적인 책임의식과 창의력을 북돋아주고 궁극적으로는 행정조직의 생산성을 높이고 지역발전도 앞당긴다. 그런데 이 인사가 잘 되려면 당연히 개개...
선거관리위원회가 ‘무서운 칼’을 들고나왔다. 출마예상자들에게 금품을 제공받은 유권자는 적발시 받은 금액의 50배에 해당하는 과태료를 부과하고, 그 명단을 언론에 공개한다는 것이다. 선거부정과 부패는 상당부분 손을 내미는 유권자에 그 원인이 있고, 표를 매수하려는 출마자에 있으니 만큼 그 처벌규정을 엄격히 해서 이를 철저히 차단시키기 위함이다. 국회정치개혁특위도 선관위가 제시한 이 의지에 공감하고 선거법 개정안에 이를 반영하기로 합의했으며, 개정법이 통과됨과 동시에 곧바로 적용할 전망이다. 대선과 관련된 천문학적 정치자금 수...
매년 12월 마지막날이면 한해를 정리하는 아쉬움과 다가오는 새해 첫날을 맞이하는 설렘이 교차되는 순간을 경험한다. 작년에도 그랬듯이 이번에도 지난달 31일 가족과 함께 호미곶을 갔다. 서너시간 정도의 여유를 갖고 도착했지만 이미 식당, 주점등에는 많은 사람들이 와 있었다. 사람들 틈새에 끼어 간이 식당으로 가고 있는데 난데없는 폭음소리가 귓가를 울리더니 머리위로 까만 화약가루가 떨어졌다. 그건 바로 길거리에서 사람들에게 판매하는 막대기 폭죽이었다. 가격도 1천원밖에 하지않아 사람들은 싼 값에 두서너개씩 사서 터트리는 바람에 ...
1주-2주일 사이에 나는 꼭 공중목욕탕을 이용하는데, 너무하다 싶을 만큼 남을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어 화가 난다. 일회용품 사용 후 그대로 바닥에 버리기 일쑤이다. 그로 인해 바닥에는 물이 빠지지 않아, 흥건한데도 어느 한 사람 불평하는 이도 없다. 또한 물을 틀어놓고 철철 넘치게 하고 있는데도, 그런 일을 당연히 받아들이고 있는 듯 하다. 일전에 나는 너무나 창피스러운 일을 겪었다. 백인 외국인과 친구로 보이는 듯한 사람이 공중목욕탕을 찾은 것이다. 문화적으로 볼 때 외국인은 목욕을 하지 않는데, 친구를 따라 경험...
미국인의 61%가 달과 화성에 유인 우주선을보내겠다는조지 부시 대통령의 계획에 반대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18일 나왔다. 미 시사주간 타임과 뉴스전문케이블 CNN이 지난 14-15일 성인 1천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9%만이 우주탐사에 수십억 달러를 지출하는데찬성한다고 답했다. 반대자의 40%는 교육개선, 27%는 연방정부 예산의 균형, 13%는 환경개선,7%는전력증강에 그 돈을 써야한다고 답했다. 부시 대통령의 우주탐사 계획은 우주항공국(NASA)에 현 예산 외에 5년간 수십억달러의 추가 지원계획을 담고...
한폭의 동야화처럼 아름다운 중국의 계림(桂林)지방에 ‘가마우지 낚시’가 수백년째 이어져오고 있다. 가마우지는 검은 잿빛을 띤 날지도 못하는 작고 보잘 것 없는 날개를 가진 새. 그러나 길고 끝이 구부러진 주둥이와 긴 목으로 재빠르게 물고기를 낚아챈다. 계림사람들은 가마우지의 목 아래부분을 끈으로 묶어 물고기를 삼키지 못하게 해서 그것을 되꺼내는 방식으로 낚시를 한다. 1990년 일본의 경제평론가 고무로 나오끼(小室直樹)교수는 ‘한국붕괴(collapse of korea)’란 한국경제분석서를 출간했다. 고무로 나오끼교수는 경제...
대구가 필로폰이 활개치는 도시로 전락했다. 지난 14일 대구지방경찰청이 경북 성주군 성주읍에 사는 정모씨 등 마약밀매조직 4명을 붙잡았는데 이들은 지난해에도 한차례 대구공항을 통해 필로폰을 들여왔다는 것이다. 극소량만으로도 왠만한 도시 하나를 일시에 병들게 할 수 있는 마약이 제집 안방 드나들듯 했다는 것은 참으로 충격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이같은 사실은 곧 대구라는 도시가 마약거래를 하기에 적지(適地)라는 것을 의미하는 것일뿐만 아니라 대구와 경북지역의 관문이라할 수 있는 대구공항의 검색체계가 마약이 들락거려도 냄내조...
수시로 나타나는 ‘독도시비’를 두고 국내에서는 두가지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쪽은 강력대응을 주장하고, 한쪽은 ‘무시하기’이다. 전문가들의 의견이라 둘 다 一理가 있는 것인데, 우리국민은 어떤 대응태세를 취해야 할지 잘 알 수 없다. 한국해양소년단 대구연맹장 이수광씨는 ‘독도는 일본땅’이란 역설적 제목의 책을 내 “독도처럼 영토분쟁의 대상이 될 수 있는 땅은 구호만 외친다고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일본이 벌이는 치밀한 전략에 더 치밀하게 대응하지 않으면 어느새 독도는 일본땅이 될 것이다”라고 말하면서 우리의 적극적 대응을 ...
주말이면 가끔씩 들르는 시내의 한 서점을 찾았다. 자주 보는 광경이지만, 한 줄로 죽 늘어앉아 책 속에 빠져 있는 꿈동이들의 모습은 새삼 아름다움으로 다가왔다. 우리집 아이들도 책을 한 권씩 골라 그 속에 끼었다. 책을 다 보고는 그 책을 사달라고 조를 것이 틀림없다. 아이들은 책을 통해 한 번 보고 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배우게 된다. 시집을 고르다가 나도 꿈동이들 속에서 읽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 사실 시 한 편 읽어볼 때도 서 있으면 다리가 아프고 목이 뻐근하다. 그래서 조그만 엉덩이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앉아서...
부모들의 자녀 교육관이 바뀌어가고 있다. 학교 교육 중심에서 조금씩 벗어나 자유로운 학습 분위기로 바뀌어가는 것이 그것이다. 아직은 이라고 해야 하겠지만 어찌되었던 공교육의 현장에서 잠시나마 일탈 하여 해외여행이나 혹 국내 여행을 다녀오는 아이들이 증가추세에 있다. 이것은 자녀들에게 지식위주의 교육보다는 경험 위주의 교육을 중시하겠다는 의도의 표출이라고도 볼 수 있다. 아직은 가끔이지만 이런 현상은 학교 교육과 학원 교육에 사활을 걸고 있는 다수의 부모들의 눈에는 신선한 충격으로 비추어지지 않을 수 없다. 또한 이런 현상은 2...
2003년도 남북관계를 되돌아보면 참으로 기쁜 일도 많았고 아쉬운 일도 많았다. 북핵문제가 한반도 위기를 지속시킨 가운데서도 남과 북은 경의선과 동해선 철도의 궤도연결, 개성공단 착공식, 4개경협합의서의 발효, 금강산 육로관광 정례화 등이 이루어졌다. 또한 남북당국회담이 38회나 열렸고 남북간 인적교류도 2002년에 이어 1만명을 넘어섰다. 남북교역규모도 7억 5천만달러에 달했다. 특히 2년여를 끌어온 이산가족면회소 설치 문제를 합의한 것은 아주 의미깊은 성과라고 볼 수 있다. 그 밖에 비료 30만톤과 식량 40만톤을 인도적...
기업이 신입사원을 채용할 때 지원자의 출신대학 소재지를 주요사항으로 고려하는 것으로 조사돼 취업이 어려운 지방대생들의 취업문이 좁아지고 있다는 보도를 접했다. 몇 해 전부터 대기업에서도 지원자들의 학벌을 고려하지 않기 위해 출신대학란을 삭제하거나 평가항목에서 제한다고 선언했으나 경기가 어려워지자 기업들은 또 다시 명문대를 선호하는 듯한 인상이 풍겨 안타깝다. 지방대생들이 취업이 안된다는 것은 해마다 계속되어온 이야기다. 이러한 현상이 더욱 노골화되기 때문에 지방대 출신들은 취업시 불이익이나 차별을 받는다고 생각하고 있고 심...
며칠 전 퇴근길 복잡한 시내에 차가막혀 집에 늦게 온 적이 있다. 평상시에도 막히는 길인데 그날은 거의 움직이지를 않았다. 다른 길로 돌아가려해도 2차선이라 움직일 방법이 없어 소통이 원활하기를 기다려 집에 왔다. 그런데 체증의 원인은 사거리 신호앞에서 사소한 접촉사고가 났는데 서로 시시비비를 가리느라 차를 빼지않고 차에서 나와 다투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고나서 더 화가났다. 다른 사람을 배려했다면 차가 막히지 않는 곳으로 이동한 뒤 시시비비를 가려도 될텐데, 두사람때문에 수 많은 사람들이 체증으로 인해 심한 짜증을 내야 ...
지난밤 내내 손끝이 아팠다. 잠결에 왜 이런가 하면서도 그냥 지나쳤는데 아침에 보니 손끝이 갈라져 피가 맺혀 있었다. 그러고 보니 손등이 터서 울긋불긋하고 거칠어져 있었다. 몇 개월 전부터 지출은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면 모두 중단해 왔었다. 언제까지 추락할지 모르는 경제위기 앞에 마음마저 얼어붙었던 것이다. 이제까지 현상유지 하기도 힘이 들었는데 올 겨울은 불황이 더 깊어만 가는 것 같다. 정말 춥고 긴 겨울이 될 것 같다. 그래서 몇 천원이면 살 수 있는 핸드크림 하나 마련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저 버텨내자는 생각에 일에만...
70년대 무렵만해도 우리나라 전화사정은 좋지 않았다. 그때 ‘백색전화’ ‘청색전화’ 두 종류가 있었는데, 백색전화는 마음대로 사고팔 수 있어서 투자가치가 있었다. 복덕방들은 ‘백색전화 취급’이란 광고문을 써붙이곤 했다. 같은 번호가 여럿 있다든가, 2424(이삿짐센터) 7788(철도) 4989(중고품가게)같은 외우기 쉬운 번호는 그 값이 천정부지였다. 청색전화는 일반전화여서 거래를 할 수 없고, 번호도 복지복걸이었으나, 백색전화를 가지고 있다 하면 ‘제법 산다 하는 집’으로 으시댈 수 있었다. 얼마전 중국 四川성 成都시 ...
“엄마! 사방이 불바다예요, 빨리 구해주세요” “여보 숨이 막혀 죽을 것 같아요, 애들이 보고 싶어요” 지난해 2월 18일 오전 9시 55분 전후 대구 지하철 방화 대참사 현장. 생사를 넘나드는 긴박한 순간, 사랑하는 남편과 엄마 아빠를 애타게 찾는 다급한 목소리가 가족들에게 숨가쁘게 전달됐다. 희생자들은 휴대전화로 구해달라거나 더 이상 보지못할 것 같다는 애절한 이야기로 영원한 작별을 고해야 했다. 아! 이 무슨 청천에 날벼락이란 말인가? 입이 있어도 말하지 못하고 코가 있어도 숨을 쉴 수가 없구나. 그저 가슴만 칠 뿐 비...
예나 지금이나 人材를 잘 알아내어서 제대로 쓰는 일은 가장 중요하고도 가장 어려운 일이었다. 1천 수백년전 신라 중기의 인재선발법은 매우 탁월한 것이었고, 지금도 참고할 여지가 많다. 6세기 중엽 신라 24대 진흥왕때의 일이다. “훌륭한 인물을 어떻게 찾아낼 것인가” 왕과 조정 중신들이 이 일을 놓고 곰곰히 궁리하다가, 내린 결론이 “源花제도를 채택하자”는 것이었다. 民家의 아름다운 처녀를 뽑아 源花로 삼고, 그밑에 청소년들을 모아 낭도로 삼고, 그들이 어울려 함께 행동하게 한 후에 그 행동거지를 보고 평가한 후 적절한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