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장수 아들'의 꿈은 결국 무산됐다. '젊은 총리' 탄생으로 주목을 받았던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가 지명 21일만인 29일 자진사퇴라는 결단을 내렸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더는 누가 돼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으로 오늘 총리 후보직을 사퇴하고 백의종군 하겠다"고 밝혔다. 이명박 정부 하반기에 혜성처럼 등장한 김 후보자는 이변이 없는 한 대한민국 헌정 사상 다섯번째 '40대 총리'에 오를 것으로 보여 주목을 받았다. 과거 40대 총리는 이범석(1948년 47세) 백두진(1953년 44세) 정일권(1964년 ...
사교육은 항생제와 같다. 학원이나 개인 교습을 받은 후 아이의 학교 성적이 한 번 올라가면 그 때부터 부모는 빚에 쪼들리는 살림에도 사교육비를 아끼지 않는다. 그러다 아이의 성적이 오르지 않으면 아이에게서 문제를 찾기보단 다른 사교육 기관을 찾아 다니게 된다. 그래서 성적이 오르면 전보다 더 비싼 비용도 마다하지 않는다. '아이의 인생이 걸린 문제', '학교에만 아이를 맡길 수 없다'는 인식이 뇌리에 깊숙이 박히면 이런 현상이 나온다. 이렇게 해서 지난해 우리나라 학부모들은 사교육 업체들에 21조6천억원을 쏟아부었다. 2008...
"나의 작품세계와 그 가치를 지키는 것은 나이고, 찾는 사람이 없어 고독하다면 그것 역시 숙명으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포항출신 초헌 장두건 화백은 말했다. 일찌기 옛 선비들은 바람소리조차 몇 십가지로 나누어 열거했다. 바람소리가 그런 세목으로 끝난다면 세상의 사물이나 이치가 무엇에 필요하겠는가? 세상의 사물이나 이치는 오묘하기 그지없어 예술가는 보고 느끼고, 듣고 느낀 것을 자신만의 작품으로 승화시킨다. 그렇게 생산된 수많은 작품들을 오늘의 시각으로 바라보고 재해석하면 고전이 된다. 지난 6월 장두건 화백...
결국 박영준 국무총리실 국무차장이 자리를 떠난다. 그는 정부부처 전체의 업무를 조율하는 자리에서 지식경제부 제2차관으로 자리를 옮기는 것이다. 민간인 불법 사찰 사건 수사가 시작된 지 1개월여 만이다. 야권과 한나라당 일부 세력이 그를 불법사찰의 '몸통'으로 지목, 권력 내부에서 몰아내기에 성공한 셈이다. 그는 또 유탄을 맞았다. 이번에도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이 있었다. 정 의원은 지난 2008년6월 당시 청와대 박영준 기획조정비서관을 '권력사유화의 주범'으로 공개 비난했다. 그때 박 비서관은 청와대를 떠났고, 이상득 ...
포항의 휴식공간 중 시민들이 가장 많이, 그리고 즐겨 찾는 곳은 어딜까. 호미곶 해맞이 광장·환호해맞이 공원·보경사(내연산 계곡)·오어사(운제산)·형산강(체육공원)·탑산~수도산 등산길…. 아닐것이다. 바로 포항북부해수욕장이다. 특히 여름철 포항북부해수욕장의 밤은 그야말로 불야성이다. 더위를 피해 나온시민들과 관광객, 그리고 횟집 손님과 유흥객들이 한데 뒤섞여 북부해수욕장의 밤은 쉬이 잠들지 못한다. 해운대 해수욕장이 부산의 여름을 대변하듯 포항북부해수욕장은 이제 포항의 여름을 대변하게 됐다. 그렇다면 왜 포...
대구·경북지역에 진출한 대형유통업체들의 지역 기여도가 낮아 지역민들의 눈길이 곱지 않다. 대구시는 지난달 26~28일까지 3일간 롯데쇼핑프라자, 이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유통업체의 지역기여도 등에 대한 이행실태를 조사했다. 시가 조사에 나선 것은 외지 대형마트들이 지역에 기여하는 것이 거의 없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현재 대구에서 영업 중인 대형유통업체는 백화점 6곳, 아울렛 10곳, 대형마트 18곳, SSM(기업형 슈퍼마켓) 27곳 등이다. 이중 상당수는 롯데, 이랜드, 신세계, 홈플러스 등 외지 대형유통자본들이...
이명박 대통령이 모처럼 활짝 웃었다고 한다. 지난달 30일 청와대에서 안상수 대표, 김무성 원내대표, 홍준표·나경원 최고위원 등 한나라당 신임 주요 당직자들과 만찬 자리에서다. 이날 만찬은 7·14전당대회 이후 열릴 예정이었으나 재보선 등 정치일정 때문에 늦추어진 것이다. 그런 만큼 재보선 승리의 기쁨이 채 가시지 않은 분위기로 시작됐다. 이 대통령은 안 대표에게 "수고 많이 했다"고 말하는 등 당직자들에게 덕담을 잇따라 건넸다. 하지만 이것도 잠시, 이 대통령은 "민심은 무섭다"면서 "정부는 더 낮은 자세로 임하겠다"고 말했...
지난 1일, 민선6대 대구시의회와 경북도의회가 힘차게 출발했다.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된 도이환 대구시의회 의장은 젊어지는 의회를 만들겠다고 했다. 견제와 감시를 통해 집행부와 서로 상생하면서 균형을 맞춰 나가겠으며, 예결특위 상설화와 윤리특위 신설도 약속했다. 이상효 경북도의회 의장도 전체 의원 63명 중 61표라는 전폭적인 득표를 얻어 전반기 의회를 이끌어 나가게 됐다. 그는 취임 소감에서 피부에 와닿는 생활정치와 힘 있는 의회를 강조했다. 정말로 축하할 일이며 기대도 된다. 그러나 의회는 축하의 샴페인을 터트리면...
며칠 더위가 이어지면서 아침과 저녁, 두 번이나 샤워를 해도 더위가 가시지 않는다. 수도꼭지를 틀면 쏴하고 쏟아지는 맑고 시원한 물줄기를 온몸으로 느끼면서 행복감마저 느끼게 된다. 상선약수(上善若水)라더니 사시사철 지극히 필요하고 소중한 것이 물인 것을 '어이 시원해, 어이 시원해'하면서 새삼스레 되뇌게 된다. 생명탄생의 근원이 물이고 인간의 몸뚱아리 자체가 70%이상 물로 이뤄 졌으니 말할 나위도 없겠지만 작금의 4대강 사업과 관련한 논쟁을 보면서 그 해결점은 없을 것인가 생각해 본다. 일전에 대기업의 물 공...
'역차별' 우려가 현실로 다가왔다. 이명박 집권 후반기를 이끌 청와대 참모진에 8명의 신규 인사들이 등용됐다. 대통령실장을 비롯해 정책실장에 이어 청와대 기능의 핵심인 정무·홍보 분야의 지휘자까지 모두 확정된 것이다. 이들은 오늘부터 공식 업무에 들어간다. 청와대는 이번 인사의 특징 중 하나로 '지역안배'를 꼽았지만 충청권이 3명으로 일약 약진했다. 6·2지방선거에 패한 후 세종시 수정안마저 부결되자 충청권에 대한 배려로 보인다. 하지만 대구·경북(TK)은 사실상 1명도 없다. 물론 신규명단에 2명이 올랐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
지난 2007년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되자 포항은 새로운 도약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에 부풀었었다. 그러나 이 대통령 취임 후 2년 5개월을 되돌아보면 민주당 정부시절부터 추진돼 왔던 각종 개발예산이 갑자기 '형님예산'으로 둔갑하는가 하면, 어느날 갑자기 '영포회스캔들'이 터져나와 곤혹스럽게만 만들고 있다. 역대 대통령들의 출신지역을 둘러보면 어떤 식으로든 엄청난 변화와 개발이 이뤄져 왔지만 포항만은 유독 변한게 없다. 이 대통령이 취임한 뒤 변한게 있다면 지난해 9월 영일만항이 개항한 것과 포항...
"포항문학이란 문학잡지가 지난 20년 동안 포항지역사회에서 정신과 문화를 이끄는 선도적 역할을 담당해 왔다. 지금은 이 책을 어떻게 일류잡지로 혁신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이대환 문학만(포항문학)회장이 한 말이었다. 그같은 고민의 결과인지는 몰라도 2010년 상반기 '포항문학'이 '문학만(文學灣. Literature Bay)이란 새이름으로 세상에 얼굴을 내놨다. 변경 이유는 "서울이나 타 도시에서 '포항문학'을 지방에서 나오는 하찮은 문학잡지로 여기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 제호변경과 함께 편집팀을 강화, '문...
'마녀 사냥'식 공격이 시작됐다. 포항출신 5급 이상 공무원의 친목단체인 영포회가 정략적 공격 대상이 되고 있다. 이유는 이렇다. 포항 인근 영덕출신인 이인규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의 민간인 '불법사찰 의혹'에 영포회가 뭇매를 맞고 있는 것이다. 이 지원관은 영포회 회원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 야당과 일부 세력은 마치 기다렸다는 듯 이를 정치공세화 하고 있다. 한마디로 이 지원관에게 책임이 있다면 그 책임을 물으면 그만이다. 그런데도 이 지원관 배후에 영포회를 지목한 후 게이트 운운하고 있다. 나아가 청와대 포항출신과 ...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의 인수위가 한창 가동될 때 폐지가 확정된 국정홍보처의 한 간부가 인수위 관계자들에게 "공무원은 영혼이 없다"고 말해 이 말이 유행한 적이 있었다. 과연 그런지 여러번 곱씹어 볼 만한 말이었다. 필자의 취재 경험에도 정말로 영혼이 없는 듯한 공무원들이 가끔 있었다. 10년도 더 된 오래 전 일이다. 한 대학 교수가 대구시로부터 연구비 5천만원을 지원받아 도로의 경량 콘크리트 경계석을 개발했다. 야광기능도 있고 여러 가지 예쁜 색으로도 만들 수 있는데다 무게가 가벼워 운반과 시공이 쉽고 동파도 되지 않으...
청와대 핵심 참모들 중 일부가 곧 떠난다고 한다. 대통령은 잘하고 있는데, 참모들이 점수를 까먹는다는 여론의 따가운 질책 때문이다. 일전에 청와대 참모들이 지켜야 할 자세와 관련해 들은 말이 있다. 지난해 작고한 이의근 전 경북도지사는 김영삼 정부시절 초기인 93년 12월부터 1년5개월간 대통령비서실 행정수석비서관을 지냈다. 그는 청와대 참모는 두 가지 불문율을 지켜야 한다고 했다. 그 첫째는 어떠한 경우에도 대통령에게 '거짓 보고'를 하지 않는 것이고, 둘째는 자신의 신상(자리)과 관련한 이야기는 일체 꺼내지 않는...
지난 6·2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이 참패했다. 특히 광역단체장 선거는 대구와 경북을 제외하곤 모두 야당과 무소속에 내주면서 완패했다. 김범일·김관용 시도지사가 70%를 넘는 표를 얻어 당선되면서 한나라당이 그나마 체면을 유지했다. 하지만 대구경북지역은 '한나당 텃밭'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기초단체장은 총 31개 지역구에서 무려 9개 지역(대구 2곳·경북 7곳)을 무소속과 야당에 넘겨주면서 사실상 참패했다. 한나라당의 완패로 정부는 물론 집권당인 한나라당은 각종 정책 추진에 큰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6·2전국지방동시선거도 끝났다. 한나라당이 승리를 했다. 특히 대구경북 시·도민들은 이번 선거에서 일부를 제외하고 한나라당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다. 시도지사를 비롯해 시장, 구청장, 군수, 지방의원에 이르기까지 여당에 몰표를 줬다. 돌이켜 보면 대구·경북 시도민들, 우리 TK인들은 '수구 꼴통'이라는 비아냥 소리를 들어가면서도 한나라당에 귀중한 한 표씩을 던져왔다. DJ때도, 노무현 정부때도 야당인 한나라당에 성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동안 국회의원을 포함해 지방선거와 대선때마다 한나라당의 푸른 깃발을 흔들어 줬다. ...
편의점에 들어선 중년 사내는 검정 사인펜을 들고 오엠알 카드 같은 로또번호 카드에 줄을 긋기 시작했다. 그저 평상시에 좋아하는 번호나 출근길에 보았던 한 숙녀의 가슴팍에 적혀 있었던 번호를 기억해 그어 넣었다. 여섯 개의 번호 조합이 마무리 되자 번호를 찍어 주는 기계에 넣어 번호표를 쭉 뽑은 후 카운터에 돈을 지불하고 나왔다. 번호표를 지갑에 고이 간직하고 주말이 되기를 기다리지만 번번이 그 사내의 번호는 당첨번호를 피해간다. 이번 선거는 로또보다 더 확률이 낮을지도 모른다. 로또번호는 6개만 맞히면 되지만...
지난 12일 일본 이바라키현 가시마 경기장에서 포항스틸러스와 가시마 앤틀러스간 AFC챔스리그 16강전을 지켜봤다. 일본으로서는 가시마가 올 AFC의 마지막 희망이었기에 5천명이 넘는 가시마 서포터즈들이 경기장 한쪽면을 가득 채운 채 목이 터져라 승리를 기원했지만 포항의 몸을 던지는 수비 앞에 맥없이 무너지고 말았다. 사실 가시마 앤틀러스는 지난 2007년부터 3년 연속 J리그를 제패한 데다 AFC챔스리그 예선에서도 K리그 선두권인 전북을 두번이나 이겨 사실상 올시즌 동아시아 최고의 팀으로 꼽혔던 반면 포항은 K리그...
6·2 지방선거전이 달아오를 수록 '과연 교육감을 주민 직선으로 뽑아야 하나' 하는 의문이 커진다. 선거로 인한 폐해가 한 두 가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 지역에선 이 선거로 '교육행정 수장'의 공백이 심각해 이같은 의문이 더 높을 수밖에 없다. 경북도교육청의 경우 현 교육감이 지난 3월 23일 예비등록 후 2개월 넘게 '교육행정 수장'의 공백을 맞고 있다. 조병인 전 교육감이 수뢰혐의로 2008년 10월 9일 중도하차한 이후 보궐선거가 실시된 2009년 4월 21일까지도 경북도교육청은 교육감이 없는 4개월 남짓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