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신관계에 있어서 서로가 최선을 다할 수 있는 가장 기본덕목은 무엇일까? 이것을 공자는 예와 충이라고 한다. 임금이 신하를 대하고 일을 시키면서 항상 예의를 생각하여야 하고, 신하가 임금을 섬길 때는 늘 충성을 다짐해야 한다는 말씀이다. 예(禮)는 공경이며 질서다. 이것은 사람들에게 필수적인 사항이다. 부자지간에도 사제지간에도 부부지간에도 군신지간에도 붕우지간에도 예가 있어야 한다. 신하가 임금을 대함에는 아무래도 전전긍긍하므로 당연히 지나칠 정도로 예의를 다할 것이다. 그러나 임금은 신하를 대함에 있어서 만만한 생각도 들고 ...
자하(子夏)가 거(夏)라는 지방을 다스리는 책임자가 되었을 때, 스승인 공자에게 나라 다스리는 좋은 말씀을 내려달라고 청하였고 여기에 응하여 공자는 천고에 유명한 경책을 내리니, 바로 '서두르지 말고 작은 이익을 보려고 하지 마라(無欲速 無見小利)'이다. 거(夏)는 원래 제나라 부근의 작은 나라로, 제환공이 공자(公子) 시절 망명생활을 하다가 제나라에 변란이 일어나지 급거 귀국하여 임금으로 즉위한 사실로 유명한 곳이다. 이 거나라에서 고생하던 시절을 잊어서는 안 된다, 즉 힘들었던 지난 시절을 늘 생각하여 사치와 방종에 빠지지...
무슨 일이든지 성실하고 겸허하게 진행한다면 안 될 일도 실패할 일도 거의 없다. 병법에 "장수가 교만하면 반드시 패한다(將驕者敗)"라고 하는 말이 있다. 아무리 승산이 충분히 있는 싸움이라도 자만심이 들면 끝에는 반드시 실패하게 된다. 공자도 일찍이 집사경(執事敬), 즉, '일을 할 때는 경건하게 하라' 하였다. 나라를 다스림에 있어서 임금이 "아, 정말 나라를 다스리는 것이 어렵구나"라고 하고 신하들은 "정말 신하의 역할을 하는 것이 어렵구나" 한다면 그 나라는 거의 일어난다고 보아야 한다는 말씀이다. 그렇다면 나라를 망하게...
노정공은 공자 당시의 노나라 임금인데 소위 계손씨, 맹손씨, 숙손씨의 삼환(三煥)에게 둘러싸여 권력이 없었을 뿐 그런대로 괜찮은 임금이었다. 후일 제나라가 보낸 여악에게 현혹된 걸 보면 물론 명군이라고는 할 수 없었지만. 그래도 공자를 등용하여 오늘의 서울시장격인 중도재로 삼았고 대사구 등의 높은 벼슬도 주었으며 공자의 말씀도 상당히 잘 따른 것으로 기록에 나타난다. 하루는 이 노정공이 공자에게 어떻게 보면 간절하기도 하지만 재미있고 엉뚱한 질문을 하였다. 즉, 딱 한마디로써 나라를 흥하게 하는 말과 망하게 하는 말이 과연 있...
공자는 55세부터 노나라를 떠나 천하를 주유하였는데, 인근인 위나라에 가장 오래 머물렀다. 이 장면은 위나라로 들어갈 때, 수레를 몰았던 염유와 다정히 대화하는 모습이다. 염유에게는 공자의 애증이 갈렸던 것 같다. 서로 다정할 때도 많았는데, 나중에 염유가 계씨가 백성들에게 거두는 세금을 올려주는 등 스승의 가르침을 어기어 공자를 서운하게 하였다. 아마 재능은 충분하였으나, 군자가 되기엔 그릇이 작았던 것 같다. 당시 위나라는 제법 번창하여 역사상 춘추12국의 하나로 인정되기도 하였다.위나라로 들어서자 많은 사람이 분주히 오가...
정치에 관한 유명한 글이다. 자공이 아니면 물을 수 없고 공자가 아니면 답할 수 없는 대화라 하겠다. 국가와 정치의 핵심을 찌른 명구로서 많이 인용되어 왔다. 먼저 자공이 나라를 다스리는 정치에 무엇이 가장 소중한지를 물었다. 공자는 기다렸다는 듯이 "족식(足食) 족병(足兵) 민신(民信)!"이라 하였다. 식량이 족해야 하고 군대가 족해야 하고 백성들의 믿음이 있어야 한다고. 나라를 영위하려면 백성들로 하여금 먹을 것이 풍족하게 해야 한다. 사람들이 모여 국가를 만든 가장 큰 이유는 안전과 능률이리라 본다. 집단생활을 통한 집단...
청송이란 송사를 듣고 재판하는 것이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재판은 어렵다. 두 당사자의 이야기를 잘 듣고 누가 옳은지를 판정하기 위해서는 고도의 분석력과 직감력, 그리고 인간사회에 대한 폭넓은 지식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보다는 송사 자체가 없게 하는 것이 제일이다. 갑과 을이 다투는 소송이 진행되면, 이기든 지든 간에 양 당사자 모두 손실을 보게 된다. 그러므로 가장 최선인 것은 소송 자체가 없게 하는 것이다. 소송이 없는 세상! 이것은 인류의 꿈이고 유교의 이상이다. 천하가 잘 다스려지면, 도둑이 없고 폭력이 사라진다. 길에 ...
공자가 천하를 주유할 제, 초나라 땅의 섭공을 만나 몇 차례 이야기를 주고받은 적이 있다. 이때 섭공이 공자에게 자랑삼아 말하였다. "우리 고을에 곧은 사람이 있는데 자기 아버지가 양을 훔친 사실을 증인으로 나와 증거하였습니다." 공자가 말한다. "우리 마을의 곧은 사람은 그렇지 않습니다. 자식은 아버지를 위하여 그 죄를 숨겨주고 아버지는 자식을 위하여 그 잘못을 숨겨줍니다"라 하였다. 부자간에 공중을 위하여 그 죄를 고발하거나 증인으로 나가 증거를 인정하거나 하는 것이 일견 대단히 올곧은 것 같으나, 이것은 사실 올곧은 행동...
유학의 입장에서 보는, 정치의 기본원리를 말하는 글이다. 정부는 국민을 상대로 정치를 함에 있어서 이래라저래라 하는 수많은 지시와 규제를 시행한다. 이것을 정령政令이라고 하는데, 고대에는 위에서 일방적으로 발표하였으며 이를 듣지 않으면 형벌로 처벌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령은 잘 지켜지지 않았다. 지금의 민주국가에서는 모든 정책과 법령이 민주적으로 만들어지고 있지만, 이를 피하려는 국민이 많다. 이익을 위해서는 요령껏 법을 피하며 그러면서도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다. 정령과 처벌이라는 강제수단은, 마음에 호소하지 않기 ...
정치를 덕으로 하면, 북극성이 제자리에 가만히 있기만 해도 모든 별이 그를 중심으로 공손히 도는 것과 같아진다. '정치를 덕으로 한다'는 뜻의 위정이덕(爲政以德)은 유명한 말이다. 국리민복을 위하여 법령과 규칙을 정하고 경제, 교육, 국방, 외교, 치안, 국토개발 등의 정책을 수립·집행하며 그 과정에서 민의를 수렴하고 정부조직을 잘 가동하는 것이 정치이다. 이는 곧 행정 작용이라고 할 수 있다. 동서고금을 통하여 수많은 국가가 존재했고 수많은 정치가 있었다. 어떤 정치는 국가를 발전시키고 국민을 행복하게 했으며, 어떤 정치는 ...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사항은 국가 최고권력자의 철학과 자세다. 정치를 잘하거나 잘못하게 하는 수많은 요인이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국가지도자, 옛날이라면 군주의 몸가짐이라 하겠다. 심지어 일상의 취미생활까지 지도자의 영향을 받는다. 예를 들어 어느 도시의 시장이 미술을 좋아하면 그 도시는 서서히 미술도시로 변해 가고 음악을 좋아하면 음악도시로 변해 갈 수 있다. 만일 군주가 싸우는 것을 좋아하면 온 국민이 싸우는 것을 좋아하게 된다. 관료제의 특성상, 중간관리층은 최고관리층을 본보고 하급관리층은 중간관리층을 본본다. 그리...
정치학에 있어서 첫 질문은 아마 "정치란 무엇인가?"일 것이다. 인류는 집단생활 초기부터 정치제도를 갖추었고 수많은 정치를 행하고 경험해왔다. 긴 세월 동안 좋은 정치도 있었지만, 대개는 정치를 할 수 있게 해주었을 뿐 아니라 정치의 주 고객이기도 한 국민들의 기대 이하였고 나쁜 정치가 더욱 많았다. 오늘날 민주정치가 세계적인 대세로 자리 잡았으나, 아직도 이름만 민주주의를 내세우지 사실은 독재정치가 행해지는 나라가 많으며 사회 전체의 조화와 평등이라는 인류의 이상은 실현이 요원한 상태다. 노나라의 실권자인 계강자(季康子)가 ...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만남이요 인생을 아름답게 하는 것은 우정이다. 인생은 만남의 연속이다. 아니, 인생은 만남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면서 누구와 어떻게 만나느냐 하는 것은 참으로 중요하다 하겠다. 그런데 만남에서 그래도 선택할 수 있는 게 있다면 그것은 바로 벗이다. 친구는 내가 선택할 수 있다. 어른이 되어서도 그렇지만, 특히 학창시절, 어린 시절에는 친구를 잘 택하여야 한다. 그러면 나를 살찌게 하는 좋은 친구란 어떤 친구일까? 여기에 공자의 고전적인 답이 있다. 첫째는 곧은 벗, 둘째는 어진 벗, 셋째는 많...
우정은 인생을 아름답게 하며 인격을 닦는 데 많은 도움을 준다. 그리고 한 사람이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 하는 데에도 큰 영향을 끼친다. 이처럼 친구를 사귀는 일은 매우 중요한데, 과연 어떻게 사귀는 것이 좋은가? 특히 서로 만나면 무엇을 하면 좋을까? 인격을 갖춘 군자는 과연 어떻게 친구와 만나 시간을 보내는가? 이것이 이 장의 주제이다. 여기에 대하여 공자의 후계자인 증자의 명언이 있다. '군자는 글로써 벗과 만난다'는 것이 그 말이다. 문자로 하면 이문회우以文會友다. 이 말은 음미할수록 깊은 맛이 우러나고 참으로 훌륭한 말...
우정은 인생을 아름답게 하며 인격을 닦는 데 많은 도움을 준다. 그리고 한 사람이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 하는 데에도 큰 영향을 끼친다. 이처럼 친구를 사귀는 일은 매우 중요한데, 과연 어떻게 사귀는 것이 좋은가? 특히 서로 만나면 무엇을 하면 좋을까? 인격을 갖춘 군자는 과연 어떻게 친구와 만나 시간을 보내는가? 이것이 이 장의 주제이다. 여기에 대하여 공자의 후계자인 증자의 명언이 있다. '군자는 글로써 벗과 만난다'는 것이 그 말이다. 문자로 하면 이문회우以文會友다. 이 말은 음미할수록 깊은 맛이 우러나고 참으로 훌...
공자의 최고 덕목인 인이 그 실체를 드러내는 대목으로서 매우 중요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인이 무엇이냐는 자장의 물음에 공자가 소상히 답한 것으로, 즉 공관신민혜(恭寬信敏惠) 다섯을 실천하면 곧 인이라고 하였던 것이다. 하나씩 풀이해본다. 첫째, 공손이다. 공손하면 모욕을 받지 않는다 했다. 매사에 공경스럽고 조심, 또 조심한다면 실수도 적을 뿐더러 남에게 모욕을 당할 일이 없다. 겸손하고 예의 바른 사람은 누구나 좋아하는 법이다. 둘째, 너그러움이다. 너그러우면 대중을 얻을 수 있다. 마음이 넓고 포용력이 크면 사...
번지는 공자보다 36세 연하의 제자로서 역시 공자의 제자인 원헌과 동갑이다. 논어를 읽다 보면, 유가는 물론 모든 사람이 인격을 닦음에 있어서 알고 싶어 하는 인, 지, 덕, 미혹 등의 주요 개념에 관하여 번지가 물어보는 대목이 많다. 때로는 "어떻게 하면 덕을 높이고 간특함을 닦고 미혹함을 가릴까요?"라는 질문을 하여 스승으로부터 좋은 질문이라는 칭찬까지 들었으며, 농사짓는 법을 묻다가 늙은 농부에게 물어보라는 핀잔을 듣기도 했다. 상당히 착실하고 순진하였다는 생각이 든다. 여기서는 유학의 공부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을 ...
중궁은 염옹의 자이다. 염옹 역시 공자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은 인물이니, 심지어 공자가 옹야는 남면南面하여 임금이라도 할 수 있다고 극찬했던 것이다. 공자가 평소 인물을 평하는 수준이 야박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그렇게 후하지도 않았다. 안회가 죽고 나서 제자 가운데 학문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느냐고 묻는 노나라 임금[노애공]에게 "없습니다!"라고 잘라 답한 공자다. 그런 공자가 출신 가문도 낮았던 염옹을 가히 남면할 만하다고 평한 것은 대단히 예외적인 발언이다. 이 뛰어난 제자가 안연과 마찬가지로 인을 물었다. 공자의 ...
논어에서 한마디만 찾으라 한다면 이 구절을 선택하는 사람이 많을 정도로 유명한 말이다. 내가 하기 싫은 일은 남들도 하기 싫어할 것이다. 그러면 그 일을 남에게도 시키지 말아야 한다. 이것이 이치에 맞고 공정하고 무엇보다 인간답다. 즉,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고 공감하는 인간다운 인간이 된다. 남의 아픔은 나의 아픔도 될 수 있다. 주위가 모두 가난하여 어렵게 사는데 나 혼자 화려하게 큰 집에서 잘 살면 무엇이 좋을까? 과연 행복할 수 있을까? 인간이란 어차피 혼자서 살 수 없고 더불어 살아가는 존재이다. 이웃과 더불어 즐겁게 ...
내가 하고 싶은 것은 남도 하고 싶다. 내가 가고 싶어 하는 자리는 남들도 가고 싶어 한다. 공자의 유학은 인의 학문이다. 이것은 인자(仁者)가 되는 배움이요 인을 실천하는 공부다. 인자, 즉 어진 사람은 자기보다 남을 생각하고 전체를 생각한다. 차라리 내가 고생하더라도 남에게 편한 자리를 양보하는 것이 인의 자세다. '삼국지'에 나오는 공융의 어린 시절 일화를 소개한다. 공융은 7형제의 여섯째였다. 어느 날 어머니가 배를 한 바구니 사와 형제들에게 나누어 먹으라 하였는데, 공융부터 고르게 했다. 공융이 제일 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