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중엽에서 20세기 중엽을 산 프랑스의 대표적 지성인 ‘로망 로랑’은 소설가, 극작가, 평론가, 傳記작가이고, 대학에서 미술사, 음악사를 가르쳤다. 두 차례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많은 ‘反戰·평화주의 소설’을 썼다. 대하소설 ‘장 크리스토프’는 독일 천재 음악가의 생애를 소재로 그 시대의 모순과 병리현상을 비판 고발했는데, 1914년 노벨 문학상 수상작이 됐다. 또 그는 ‘베토벤 평전’ ‘톨스토이 평전’ ‘미켈란젤로 평전’, 그리고 ‘간디전’ 등 위인전을 썼다. 그가 쓴 傳記중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책이 있다. ‘인도의...
공자의 제자 子張이 스승에게 물었다. “어떻게 하면 정치를 잘 할 수 있습니까” 이에 공자는 五美說을 설파했다. 첫째 통치자는 백성에게 잘 살도록 베푸는데 비용이 들지 않게 하는 것. 곧 내수를 진작, 경기를 활성화시키되 과소비 없는 풍요를 지향해야 돤다는 것. 둘째 백성에게 일을 시켜도 원망을 사지 않아야 한다. 실업사태를 해결하고 노사안정을 강조한 것. 세째 욕망충족을 보장하되 탐하지 않도록 할 것. 시장경제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富의 독과점을 경계했다. 넷째 매사에 침착하되 위세를 부리지 않을 것. 통치자가 자신이 한 일...
말더듬이(stuttering)를 ‘발음장애’라 하지만, 말 더듬는다고 ‘장애 몇급’ 식으로 판정하지는 않는다. 조금 불편할 뿐이고, 말을 더듬는 것도 일종의 ‘언어습관’이며, “말 청산유수로 잘 하는 사람은 사기꾼처럼 보이고, 어눌하게 더듬는 사람은 순수해보인다”란 말도 있다. 말을 처음 시작할때 같은 단어를 반복하는 ‘연발성’, 첫음절을 길게 끄는 伸發性(신발성), 말이 컥컥 막혀서 잘 터지지 않는 難發性(난발성) 등이 있지만, ‘말을 시작할때의 문제점’ 은 같다. 말더듬이는 전체 인구중 1%가량이고, 남자가 훨씬 많아서...
해마다 8%대 이상의 고도성장을 하는 중국경제에 에너지난(難)은 없는가. ‘세계의 공장(工場)으로 변신한 중국은 지난해 전력부족이 한국의 원전18기가 생산하는 발전량의 2배에 해당하는 3천만㎾로 집계됐다. 중국은 미국다음가는 에너지소비대국(大國). 전력수요증가율은 경제성장률의 8%의 갑절인 16%에 달한다. 중국은 에너지소비의 3분의2이상을 석탄에 의존한다. 세계 2위의 이산화탄소 배출국인 중국은 석탄의존도 축소가 ‘발등의 불’. 교토의정서 발효가 임박해옴에 따라 온실가스배출량을 줄여야한다. 중국정부는 에너지부족을 해결하고 동...
중국 唐나라 중기의 시인 賈島(가도)는 하북성 출신으로 文才는 뛰어났으나 어쩐 일인지 科擧運은 없어서 번번이 낙방이었다. 결국 벼슬을 포기하고, ‘근본도 없는 놈’이란 뜻으로 법명을 無本이라 하고 중이 되었다. 그 ‘무본’ 賈島가 나귀를 타고가다가 문득 시 한수가 떠올랐다. “鳥宿池邊樹 僧堆月下門(조숙지변수 승퇴월하문·새는 연못가 나무에 깃들고, 중은 달빛아래 절간문을 미네)이라 지어놓고, 또 곰곰히 생각했다. 문을 민다(堆)로 하는 것이 좋으냐, 문을 두들긴다(敲)가 좋으냐. 그 생각에 골돌하다가 그만 韓愈(한유)가 가는 길...
‘레인보주’ ‘회오리주’ ‘드라큐라주’ ‘웰빙주’ ‘타이타닉주’ ‘실로폰주’ ‘칙칙폭폭주’ ‘충성주’ ‘금테주’ ‘러시안 롤렛주’ ‘폭탄뷔폐주’ ‘딸딸이주’ ‘성화봉송주’ ‘뽕가리주’ ‘썸씽 스페셜주’. 별의별 폭탄주 이름이 다 있다. 45도의 위스키와 4.5도의 맥주를 섞어 몸에 가장 잘 흡수되는 20도 정도로 만든 혼합주. 대개 이런 혼합주들의 공통된 목적은 빨리 취하고 빨리 망가지는데 있다. 그래서 폭탄주로 인한 인명사고도 종종 일어난다. 70, 80년대 軍문화의 유산인 폭탄주가 지금은 고등학생들 사이에서도 유행할만큼 ...
생명공학(BT)과 정보기술(IT)의 세계적 人材 황우석 교수와 황창규 삼성전자 사장은 52세 동갑내기. 최근 둘이 만나 ‘兩黃 드림팀’을 구성했다. 서로 상관 없어보이는 분야지만 만나서 이야기하다 보면 전혀 새로운 무엇이 나올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삼성전자 황사장은 반도체 용량이 1년에 2배 증가한다는 ‘黃의 법칙’을 6년째 증명하고 있다. 반도체신화를 이끈 황사장은 농담처럼 “우리가 일본을 이긴 비결이 폭탄주”라 했다. 퇴근길에 동료들끼리 폭탄주를 마시며 연구실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풀어내고, 성공과 실패의 사례를 ...
외출하려는 딸아이의 옷차림이 너무 야해 아버지가 한 마디 했다. “보기 민망하다” “요즘 애들은 다 이래요” 사람들은 자신의 성격이나 의견 그리고 행동은 ‘일반적이고 합리적’이며 자신과 다른 것들은 ‘상식에서 벗어났거나 옳지 않다’고 믿는 경향이 있다. 다른 사람들도 대부분 자기와 같이 생각하거나 행동하고 또 자신의 생각과 행동은 절대 옳다고 생각한다. “남이 하면 불륜이고 내가 하면 로맨스”란 심리도 사람들의 이같은 심리현상에서 비릇되는 것이다. 사회심리학자 로스는 이러한 심리적 현상을 ‘잘못된 컨센서스(consensus)...
해방후 서구식 민주주의가 도입돼 처음 大選과 총선을 할 무렵, 우리나라의 문맹률도 수월찮았다. 입후보자들의 이름을 읽지 못하는 村老들이 부지기수였다. 그래서 고안한 것이 ‘작대기’였다. 문맹자들은 1,2,3,4… 읽지는 못해도, 하나 둘 셋 넷… 개수를 셀 줄은 알았다. “기호는 3번, 작대기 세개, 아무개를 국회로 보냅시다!” 이렇게 외치며 선거운동을 했고, 선거 벽보에도 ‘기호’ ‘작대기’ ‘후보자 이름’을 함께 적었다. 시골 사람들로서는 생판 모르는 인물들이 후보자로 나섰으니, 누구를 찍어야 할지 난감했다. 그래서 집안의...
다큐전문채널에서 남극 빙원의 혹한을 이겨내는 펭귄들 모습을 어렵사리 볼 수 있다. 뒤뚱뒤뚱 일렬로 걷는 모습이 우스꽝스럽기도 한 펭귄이 ‘펭귄: 위대한 모험(Mareh of the Penguins)’으로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 ‘펭귄의 위대한 모험’은 프랑스 ‘뤽 자케’감독이 지구상에서 가장 춥고 건조한 대륙 남극에서 13개월동안 황제펭귄과 동고동락하며 제작한 다큐물. 가혹한 자연환경에서 새끼를 키우고 지키기위해 사투를 벌이는 황제펭귄 가족들의 모습을 담았다. 남극의 여름이 끝나고 난 3월. 황제펭귄들은 긴 행렬을 지어 ...
서울에서 파주, 문산, 개성, 평양을 거쳐 신의주까지 가는 ‘경의선’은 지금 비무장지대에서 끊어져 있다. 경기도 파주시 장단역에는 파괴된 기관차 한 대가 버려져 있다. 포격에 부서지고, 55년간의 비바람속에서 녹쓴 채 아무도 돌보는 손길 없이 ‘분단과 전쟁의 상흔’으로 방치돼 있다. 6·25기념일 마다 ‘철마는 달리고 싶다’는 신문제목으로 유명했던 그 기관차. 이 열차의 마지막 기관사는 한준기씨(79). 중공군의 인해전술에 유엔군이 밀리고 있을 무렵인 1950년 12월 30일 한씨는 개성에서 미군으로부터 이 기관차를 인수받고...
“지금 화성인이 뉴저지를 습격하고 있습니다. 공군이 출동했으나 속수무책입니다. 시민 여러분께서는 긴급대피해주십시오” 1938년 10월 30일 밤 8시 미국 CBS라디오의 ‘화성인 습격’이라는 연속극 방송중 갑자기 임시뉴스가 흘러나왔다. 필립스 기자역을 맡은 오슨웰스가 뉴저지주의 한 농장에서 “화성인 습격으로 미국 곳곳이 파괴되고 혼란에 빠졌다”고 전하는 가상실황중계였다. 방송을 듣던 사람들은 실제상황으로 착각했고, 뉴욕에서만 수천명이 피난하는 등 미국 전역에서 대소동이 일어났다. 이 화성습격소동은 매스미디어 사상 가장 대표적...
‘하루살이’는 우담바라꽃 소동을 벌인 ‘풀잠자리’ 비슷하게 생겼다. 겨우 하루밖에 못산다 해서 이름까지 하루살이다. 하루살이 보고 “매일 만나자” 해봐야 ‘내일’이 무슨 뜻인지 알아듣지 못한다 해서, 안목이 좁고 무지한 사람, 저축할 줄 모르고 펑펑 낭비하는 사람을 빗대는 말에도 이용된다. 하루살이들은 주로 저녁 무렵 물가에서 교미를 한다. 수컷은 초야 후 곧바로 죽고, 암컷은 알을 물속에 낳은 후 서둘러 숨을 거둔다. 후손을 보았으면 미련 없이 세상을 떠나는 것이다. 한국사람 기질을 닮았는지 속전속결로 자식을 낳고 빨리빨리...
돈에도 세금이 부과돼 논란을 빚은 적이 있다. 한국은행이 창립55주년 기념품으로 1000원권 40장이 한 장에 인쇄된 全紙지폐에 국세청이 10%의 부가가치세(4000원)를 매겼던 것. 일반적으로 지불·교환 수단인 돈에는 세금이 붙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는 국민들에겐 이해가 안 되는 세금이었다. 루이14세때 재무장관 콜베르는 “살아 있는 오리로부터 잡음 없이 일정 양의 깃털을 뜯어내는 것이 과세의 기술이다”했지만, 국민은 세금을 虎患(호환)보다 무서워한다. 사람이 태어나서 절대 피할 수 없는 것 중의 하나가 세금. 세계사를 ...
70년대 한국 독서계에 대망(大望)열풍이 불었다. 대망은 일본의 난세를 잠재우고 평화의 시대를 열어가는 오다 노부나가, 도요토미 히데요시, 도쿠가와 이에야스 세 영웅의 치세과정을 그린 대하소설. 작가 야마오카 소이치가 17년동안 집필한 역작이다. 일본 전국시대 영웅들의 삶을 그린 대망이 국내출간 35년째를 맞은 올해에도 초(超)스테디셀러로 자리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 CEO, 정치인들의 애독서이고 서울대 중앙도서관 대출 1위에 오를정도. 최근 일본 총선에서 압승한 고이즈미 총리가 “오다 노부나가 전법(戰法)을 구사해 희대의 압...
J.J. 루소는 1712년 프랑스 제네바에서 시계공의 아들로 태어났다. 나자마자 어머니를 잃고 10세도 안돼 아버지마저 가출해버렸다. 생고아가 된 그는 숙부집에 얹혀살며 공장 심부름이나 하다가 16세에 집을 나가 청년기를 방랑하며 혼자 공부했다. 大사상가·문장가로 성장한 그는 굵직한 정치론을 발표했고, 이것은 프랑스혁명 지도자들의 지침서가 됐다. 1762년 소설형식으로 쓴 교육론 ‘에밀’이 나오자 프랑스사회는 발칵 뒤집어졌다. 기존의 가치체계를 전면 부정하면서, 종래의 교육은 인간을 사악하게 만들 뿐이라 했기때문. 파리대학 ...
“한국 축구는 지금 변화의 시기를 맞고 있다. 2006년 월드컵까지 체력을 유지시킬 수 있는 18~25세의 젊은 선수들이 있는 반면 이미 은퇴를 선언했거나 은퇴할 30대 선수들도 5~6명 있다. 한국축구는 젊은 피를 수혈해야한다. 젊은 선수들을 잘 이끌고 용기를 줘 미래에 대비하는 것이 급선무다” 한국축구를 월드컵 4강까지 끌어올린 히딩크감독이 감독직을 떠나면서 던진 충고. 최근 대표팀감독에서 도중하차한 본프레레는 히딩크의 충고를 듣지 않았다. 신인 발굴을 게을리하고 선수들의 명성에만 집착, 해외파 선수에 너무 의존했다. 그래...
대한불교 조계종 총무원장 법장스님이 세상을 버렸다. 열반직전 ‘진광’ 侍者스님이 노트를 내밀며 “한 말씀 남기소서” 하자 “내게 ‘바랑’이 하나 있는데/ 입도 없고 밑도 없다네/ 담아도 담아도 넘치지 않고/ 들어내도 들어내도 비지 않는다네”란 내용의 글을 ‘열반송’으로 써주었다. 이 글은 법장스님이 평소에 즐겨 말하던 설법으로, 생애 마지막으로 남긴 친필이다. 대선사의 오묘한 생각을 凡人이 어찌 알랴마는 음미할 수록 ‘道에 깊숙히 빠져드는 느낌’이 들고, 大自由人의 심중이 짐작되기는 한다. 세상사람들이 다 이런 생각으로 산다면...
조선조 정치사를 피로 물들인 士禍(사화)는 정적 제거를 위한 과거사 들추기가 발단이었다. 사화는 士林세력이 화를 당한 것을 말한다. 조선조 사화는 모두 4차례 있었는데 연산군때 무오사화와 갑자사화, 중종때 기묘사화, 명종때 을사사화가 그것이다. 무오사화는 사림의 지도자 김종직이 쓴 弔義帝文(조의제문)이 사단이었다. 김종직의 제자 김일손이 사관으로 있으면서 스승이 지은 조의제문을 사초에 올렸다. 이 글은 ‘항우에게 죽은 초나라 義帝’를 ‘수양대군에게 죽은 단종’에 빗대며, 의제의 죽음을 애도한 글이었다. 신진 사림파와 권력투쟁...
이라크전에서 돌아온 병사들중에 정신·심리 질환을 앓는 이들이 많다. ‘올해의 해병상’을 받은 모범군인이 얼마전 느닷없이 총을 난사, 2명이 다쳤다. 그는 집앞에 사람들이 많이 모이자 위협을 느껴 총을 쏘았다고 했다. 수면제 없이는 잠을 못자는 제대군인도 많다. 이라크에서의 참혹한 장면이 꿈에 나타나기때문이다. 길거리에서 구걸하는 소녀를 차로 받아 죽이는 장면, 폭발물이 터져 산산조각나는 사람을 본 후 불면증과 거식증에 걸리고, 머리맡에 총을 놓아두지 않으면 불안한 사람도 있다. 미국의 한 육군병원이 이라크전과 아프가니스탄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