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장편 '일식'으로 아쿠타가와상을 받으며 일본 현대문학의 기수로 꼽혀온 소설가 히라노 게이치로(38)의 '결괴'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11월 읽을 만한 책으로 선정됐다. 총 2권으로 범죄로 인한 개인 혹은 사회의 분열과 파국을 심도 있게 담아냈다. 또한 실제 범죄사건을 떠올리게 하는 충격적인 소재와 스릴러적 요소를 지닌 내용은 대중적 관심을 불러, 일본 출간 당시 베스트셀러 순위에 오른바 있다. 내용은 지방도시에서 평범한 회사원인 료스케가 엘리트 공무원인 형 다카시에게 묘한 열등감을 느끼고 다른 사람 행...
'물고기 박사'로 유명한 황선도 박사가 신간 '멸치 머리엔 블랙박스가 있다'에서 우리나라 바닷물고기에 대한 풍부한 정보를 맛깔스러운 입담으로 풀어놓는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11월 읽을 만한 책 과학분야에 선정된 이 책은 각 장을 나눈 방식부터 독특하다. 매월 가장 맛있는 제철 물고기 16종을 선정해 1월부터 12월까지 차례로 설명한다. 1월 명태, 2월 아귀, 3월 숭어, 4월 실치와 조기를 거쳐 11월 홍어와 12월 꽁치와 청어로 마무리한다. 각 장에서는 물고기 이름의 유래와 관련 속담, 맛있게 먹는 법, 조사...
△진흙 쿠키, 꿈과 희망을 구워요!=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인 아이티의 지진을 배경으로 아이들의 인권 문제를 그렸다. 씨엘은 학교에 다녀오자마자 동생들과 구르드 산에 올라 쓰레기 더미 속에서 쓸만한 물건을 골라낸다. 아빠는 돈을 벌려고 도미니카공화국으로 떠났다. 설상가상 지진으로 집까지 무너지고 먹을 것을 살 돈도 떨어져 간다. 그래도 의사가 되겠다는 희망을 잃지 않은 씨엘은 돈을 벌기 위해 진흙과 버터를 섞어 만든 진흙 쿠키를 팔기 시작한다. 지구 다른 한편에서 어려운 환경에 있는 또래 친구...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도시이자 그만큼 불평등도 심각한 도시, 인도의 뭄바이. 뭄바이의 화려한 경제 성장을 상징하는 공항과 특급 호텔들의 그림자 뒤에는 그 성장과 발전에서 비껴난 사람들이 살고 있다. 토착민과 이주민, 무슬림과 힌두교도 간의 갈등이 곳곳에 도사리고, 전통과 현대 사이에 낀 여성들의 젠더 갈등도 나날이 심각해지고 있다. 고속 성장시대 특유의 한탕주의와 부정부패가 만연해 있다. 동네 꼬마들도 "장미 꽃밭 사이의 똥 같은 존재"라고 자조하는 이 거대한 빈민촌 중의 한 마을 '안나와디'로 퓰리처상...
근대 가정식, 맛·서빙 겸비한 20세기 외식메뉴로 자리 근대 외식업 주도 음식의 역사로 한국 식탁 기원 찾아 당대 생활상·문화사에 얽힌 음식에 한국 역사성 통찰 한국인은 지난 100년간 무엇을 먹어왔을까? 한식(韓食)은 한국인의 일상인 동시에 한국을 상징하는 문화유산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런데 과연 한국 음식은 조선시대부터 변함없이 이어온 문화유산일까? 주영하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는 음식을 역사로 만들고 역사를 정답으로 여기는 사회적 풍토의 위험성을 지적하며, '한국 음식의 원형은 무엇인가'라는 질문보다 ...
△구름 = 별이 가득한 밤하늘에 구름 한 덩이가 일어나더니 차례대로 쥐와 소, 호랑이, 토끼 같은 동물을 만들어낸다는 공광규 시인의 시에 화가 김재홍의 그림을 붙인 그림책 '구름'도 출간됐다. 예부터 시간과 띠를 가리키는 데 사용돼온 열두 동물들을 구름이 순서대로 만들어낸다. 자시(子時), 축시(丑時), 인시(寅時) 등 열두 동물의 시간에 맞춰 변화하는 하늘과 구름을 바라보며 아이들은 자연스레 시간의 흐름을 배우고 나아가 삶의 이치도 깨닫게 될 것이다. 시인은 "사람은 누구나 별이 반짝이는 아름다운 하늘을 배...
△지혜롭고 행복한 집 한옥 = 건축사학자이자 건축가인 임석재 이화여대 교수가 한옥에 대한 편견을 과학적으로 해명한 책이다. 50권에 가까운 저서를 쓸 정도로 연구 분야가 폭넓은 저자는 한옥은 결코 불편한 집이 아니며 설사 일부 불편하더라도 그것은 더 큰 장점을 얻기 위한 사실이라는 점을 자세하게 설명한다. 저자는 "한옥은 집의 존재 이유, 사람들이 집을 짓고 사는 목적, 집의 의미와 가치, 집의 기능과 역할 등에 대해서 근본을 지켰기 때문에 행복한 집"이라고 강조한다. 기술이나 기계를 하나도 사용하지 않고 햇빛...
△만화로 보는 하워드 진의 미국사 = 미국의 진보지식인 하워드 진이 민중의 시각에서 쓴 '미국민중사'와 자전적 에세이 '달리는 기차 위에 중립은 없다'를 만화 형식으로 재해석한 책. "역사는 아래로부터 만들어진다"는 신념으로 저자가 쓴 '미국민중사'는 1980년 출간된 뒤 지금까지 200만 부나 팔렸다. '만화로…'는 미국의 역사를 침략사로 규정한 하워드 진의 시각을 토대로 사진, 신문 자료 등 풍성한 볼거리를 추가했다. 마이크 코노패키가 그렸고, 폴 불이 각색을 맡았다. 폴 불은 "하워드 진의 놀라운...
△소설 전문 계간 '소설문학' 가을호 = 소설 전문 계간 '소설문학' 2013년 가을호가 나왔다. 기획 특집으로 1970~80년대 실험성이 강한 소설 '창','바다 위를 나는 목' 등 문제작을 발표했던 최창학 단편소설 '죽음에 대하여'를 실었다. "죽음은 삶의 가장 위대한 발명품이다"라는 스티븐 잡스 말을 부제목으로 단 '죽음에 대하여'는 저자의 제자와 동료 문인, 주변 예술가들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가 중심이다. 저자가 만난 현실 속의 여러 죽음에 대하여 담담하게 풀어놓고 있다. 특히 '화제 작가...
제품 판매 상점 아닌 최고의 서비스 제공 직영 체험장 직원 채용시 기술적 능력 보다 배려·친절도 높이 평가 고객 경험 서비스 중심으로 불황에도 최고 매출 올려 고객 경험 서비스를 중심으로 미국 내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애플스토어만의 성공 비법을 담은 '애플스토어를 경험하라'가 출간됐다. '애플스토어'는 전미 소매점 단위면적당 매출 1위, 전체 소매점 매출 평균의 17배, 상위 20개 소매점 매출 평균의 7배, 명품 브랜드 티파니 매장 2배 이상의 매출. 연일 최고의 수치를 기록하며 매년 90%...
최근 출간된 '바닷가 부족들(도서출판 애지)'은 포항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만수 시인의 7번째 시집이다. 시집의 의미망은 두 가지 풍경으로 우리들 삶의 구체적인 현실을 시로 보여주고 있다. 하나는 '가족의 풍경'이고 다른 하나는 추억이 담긴 '장소의 풍경'이다. 둘 모두 시간의 마모를 견딜 수 없는 내면의 기억으로 남아있는 풍경들이다. 특히 육친의 사별에 대한 경험과 통증이 인간의 존재론적 사유로 나아가는 시선들을 엿볼 수 있다. 그것이 이웃과 마을, 바다로 넓어지며 막막하고 고독한 자아에 대...
수필 문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 전문지 '수필미학'(발행인 여세주)이 창간했다. 전문지 '수필미학'은 지난달 2일 시와 소설 중심의 문학이 위축되고 있는 디지털 문화 시대가 수필 문학에게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문을 열었다. 이와 함께 수필을 중심으로 하는 문학연구 풍토를 개선하고, 수필 이론과 비평을 생산 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에도 노력할 뜻을 내비쳤다. 특히 '수필미학'은 이 같은 내용을 창간사에 밝히며 "성실하고 개성있는 수필 전문지"가 되고자 한다고 힘주어 말하고 있다. 이를 ...
△공기로 빵을 만든다고요 = 인류를 굶주림으로부터 해방시킨 위대한 과학자인 동시에 화학전을 앞장서 지휘한 프리츠 하버. 하버는 자신의 업적과 행위가 극명하게 대비돼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과학자다. 하버가 공기에서 만들어 낸 암모니아가 비료 또는 폭탄의 원료가 되듯 하버의 업적과 전쟁 행위도 따로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는 것이다. '공기로 빵을 만든다고요(여인형·생각의힘)'는 하버의 생애를 돌아봄으로써 하버의 이중성에 대한 논란과 함께 그의 과학적 업적에 대해 살펴본다. 또한 당시 시대적 배경에서 과학자에...
엄마의 미국 유학으로 아무 준비 없이 육아를 전담하게 된 초보 아빠는 '내가 아이를 잘 기를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에 사로잡힌다. 부랴부랴 시중에 나와 있는 다양한 육아서를 섭렵해 보지만, 불안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리고 건강하고 똑똑하게 잘 기르는 것 이상의 뭔가 남다른 육아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아이가 787일째 되는 날부터 아빠는 인문 육아 일기를 쓰기 시작한다. '9월의 읽을 만한 책'으로 선정된 '철학자 아빠의 인문 육아'는 이 일기를 토대로 만들어졌다. 아빠는 철학자다. 해석학자 폴 리쾨르에 관심이 많아 ...
경주 양남(陽南)지역은 삼한(三韓)과 신라시대부터 우리 역사의 중심이 된 고장이다. 주상절리(柱狀節理), 관문성(關門城), 신라 충신 박제상 왜국(倭國) 출발지, 신라 4대왕 석탈해왕탄강유허비(昔脫解王誕降遺墟碑), 신라 마지막 임금인 경순왕이 피신한 보덕암(國舅岩) 등은 신라의 모습을 생생하게 보이고 있는 유적들로 이름이 나 있다. 정혜, 유종준 작가와 안성용 사진가가 양남의 바닷길과 계곡 길을 담은 '경주양남 주상절리 파도소리길'이 발간했다. 이 책 속 푸른 길은 다섯 갈래로 나 있다. 파도소리 1길은 '주상절...
고향인 칠곡군 왜관읍에 돌아와 전업 작가로 집필활동을 하고 있는 김주완 전 대구한의대 교수가 최근 제4시집 '오르는 길이 내리는 길이다'를 서울 '문학의 전당'에서 출간했다. 이 시집은 최근 몇 년 동안에 쓴 600여 편의 시 중에서 65편을 뽑아 묶은 것이다. 김주완 교수는 1984년 구상 시인의 추천으로 '현대시학'을 통해 등단했으며 시집 '구름꽃', '어머니', '엘리베이터 안의 20초', 카툰 에세이집 '짧으면서도 긴 사랑 이야기' 등을 가지고 있다. '문인수 시 '간통'에 대한 미학적·가치론적 고찰'은 시...
2011년 장편 '7년의 밤'으로 사랑받은 소설가 정유정이 2년여만의 신작 '28'. 이 소설은 '불볕'이라는 뜻의 도시 '화양'에 정체불명의 전염병이 발생하면서 28일간 벌어지는 생존의 사투를 그린다. 국가비상사태가 선포되고 군대가 동원돼 도시가 봉쇄되는 등 극한으로 떼밀리는 상황을 5명의 인물과 한 마리 개의 시점에서 서사를 풀어간다. 이 소설은 28일, 살아남기 위한 극한의 드라마가 펼쳐진다. 전작들에 비해 스케일은 훨씬 커졌으며 도시를 종횡하는 끔찍한 전염병과 봉쇄된 도시에서 살아남으려는 주인공들을 묘...
한국 사람들에게 친숙하고도 정겨운 도시, 춘천 전주 경주. 이미 많은 사람들이 다녀가고 그만큼 그들의 추억이 쌓였을지 모르는 세 도시는, 오래 사귄 친구처럼 정겹고 푸근하다. 최근 '어느 날 문득, 춘천 전주 경주'가 출간됐다. 북유럽 디자인 여행을 소개했던 '어느 날 문득, 북유럽 Nordic day'와 '어느 날 문득, 스코틀랜드 Scotch day'에 이은 '어느 날 문득' 시리즈다. 다른 국내여행기들보다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것은 도시 곳곳에 담긴 '애정 어린' 시선 때문이다. 전주와 경주에서 '나고 자란' ...
△디자인은 다 다르다 = 황윤정 지음. 거리에서 볼 수 있는 포스터, 간판, 전단 등 다양한 그래픽 디자인 작품을 통해 유럽 각국의 역사와 문화를 엿본다. 책 디자인을 하는 저자가 독일, 스위스, 네덜란드, 프랑스, 영국 등 유럽 국가들의 디자인을 설명하면서 저마다 다른 디자인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를 살폈다. 저자는 국가마다 길거리 디자인이 다른 이유를 한 사회 구성원들이 공통으로 더 편하고 아름답고 '좋다'고 느끼는 것이 나라마다 다르다는 점을 이유로 꼽는다. 미술문화. 288쪽. 1만8천원. ...
마크 턴게이트 지음. 김희상 옮김.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책에서 명품이 추구하는 진정한 가치를 밝히려고 노력한다. 20개의 카테고리를 정해 풍부한 정보를 토대로 편안하게 명품의 세계로 안내한다. 구두, 패션, 보석, 시계, 요트 같은 고급 재화를 비롯해 명품 매장, 웰빙, 지식 경제 등 무형의 서비스까지 명품 개념을 넓혔다. 저자는 명품이라는 말에 대한 부정적 시선과 함께 명품을 누리고 싶어하는 인간의 욕구를 동시에 인정하면서 "명품을 누리고자 하는 의지는 삶의 품격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라고 설명한다. 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