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타리오호수를 훑어오는 바람이 아직도 차갑지만, 나이아가라 온 더 레이크(Niagara On The Lake) 포도농원엔 부지런한 인부들이 한 해의 농사를 시작했다. 온타리오주의 과실 농사는 자메이카와 멕시코에서 오는 인부들이 짓는데, 그들은 매해 2월경에 와서 철 따라 필요한 일을 한 후 10월 말경에 제 나라로 갔다가 다음 해에 다시 온다.스무 해 전 내가 이 동네에 왔을 때, 우리나라에서는 한 번도 본 적 없던 뭔가를 여럿 보게 되었는데, 그중 인상적이었던 것이 눈밭 위에서 뽀얗게 눈을 쓰고 끝없이 줄지은, 포도나무 행렬이었다
운전 중, 등하교를 위해 학생들을 태우거나 내려주느라 멈춰 선 버스 뒤에서 나도 따라서 서야 하는 경우가 가끔 있다. 같은 방향 또는 반대 방향에서 운행 중인 통학버스를 만나면, 나를 포함한 그 거리 운전자는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의무적으로 멈춰 서야 하기 때문이다. 가끔은 소방차나 응급차와 마주치게도 되는데, 그때도 그 길 위의 운전자들은 길가에다 자동차를 세워야 한다.나라마다 도로 사정이 다르므로 제각기 그 나라에 맞는 법을 정해 두고 있는데, 캐나다도 특별한 목적의 차량을 위한 나름의 법이나 규정을 두고 있다.이 동네, 나이아
요즘 멀리 내 나라에서 오는 소식은 어느 때보다 열기로 차 있다. 꽃망울 터뜨리기 시작한 봄소식과 선거 소식이 그러하다.그러나 겨울이 긴 이 동네의 내 집 앞, 볼썽사나운 덩어리로 앉아 있던 눈은 오늘에야 햇살에 녹아 사라졌다. 함박눈으로 와 잠시라도 오염된 천지를 가려준 그것으로 할 일 다 했으니 진작 녹았어야 했는데, 때를 놓쳤던 탓이다. 스스로 녹아 겨울나무의 수액이 되어야 하고 발아 기다리는 땅속의 씨앗 적셔 움트게 하고 꽃 피우도록 도와야 했는데, 그것이 하늘이 이 땅에다 눈을 보내는 이유요 순리일 텐데, 잔설이 순리를 어
‘이월이 벌써 다 갔네.’이미 중턱을 훨씬 넘어선 달력을 보며 내가 중얼거렸다. 유독 짧은 이 한 달이 끝을 향해 가는 이때면 누구나 습관처럼 하는 생각이기도 할 것이다. 그 말속에는 시간의 빠름에 대한 아쉬움의 심정도 있고, 내가 작심하고 시작한 새해의 결심 실천이 짧은 달, 너 때문에 또 다 할 수 없구나, 하는, 짐짓 책임 전가 성의 불평의 의미도 있다. 또 한편으로는 그래, 가려면 어서 가거라, 네가 가야 봄이 오지, 하는 야박한 이별 선언의 의미도 있는데, 나도 실은 다르지 않은 심정이다. 이미 긴 겨울에 시달린 탓에 잿빛
혹한을 맞은 최근, 길 가던 러시아 사람들 머리에 고드름이 떨어져 여러 명이 사망했다는 뉴스를 읽었다. 추리 소설에서나 있을 법하던 일이 현실에서 일어난 것이다. 이는, 시베리아 혹한의 영향도 있지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으로 너무 많은 경제적 부담을 안은 탓에, 백성이 혹독한 겨울을 잘 나도록 정부가 도울 수 없던 것이 큰 원인이라고 뉴스는 전했다. 그러니까 간접적이지만, 무심하게 그 지붕 아래로 지나간 사람들은 정부의 지나친 전쟁 비용 부담 탓에 억울하게 변을 당한 것이다. 전혀 죽을 이유가 없던, 그냥 길을 걷던 사람들
내 유년의 기억에는 양조장이 배경으로 있다. 사철 술 익는 발효실이 있고, 마른 목축이고 컬컬한 마음 쓰다듬던, 막걸리를 빚던 집이었다.내가 사는 이 동네, 나이아가라 온 더 레이크(Niagara On The Lake)에도 양조장이 많다, 바로 포도로 와인을 빚는 와이너리다.이곳에는 포도 농장뿐 아니라 복숭아, 사과, 체리, 배 등의 여러 과실 농장도 많은데, 토양과 바다 같은 호수 영향을 받는 기후와 일조량 등이 포도 등 과실 농사에 알맞다고 한다. 그런데 최근에 복숭아 등의 농장이 포도 농장으로 변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그것은
나는 캐나다 온타리오주, Niagara On The Lake(나이아가라 온 더 레이크) 라는 동네에 산다.자동차로 30여 분 거리에 있는 나이아가라 폭포 앞을 지날 때 가끔, 나란히 있는 저 폭포 하나 떼어다 산세 좋은 우리나라 어딘가에 옮겨둘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말도 안 되는 생각할 때가 있다.나이아가라에는 병풍처럼 펼쳐진 미국 땅의 폭포와, 미국과 캐나다 사이의 말발굽형의 폭포, 둘이 있는데 특히 미국 관광객들은 자신들이 지닌 폭포의 장관을 정면에서 즐기려면 캐나다 땅에 건너와야 한다. 미국 땅의 폭포로 관광 수입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