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탈락 전·현직 시도의원 무소속 출마 잇따라
보수 분열땐 민주·바른미래당 후보들 어부지리 가능성도

보수의 텃밭인 포항 지역에서도 자유한국당 공천에 반발한 후보들이 속속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고 있는 가운데 연대 움직임까지 보이면서 6·13 지방선거의 새로운 변수가 될 전망이다.

자유한국당 경북도당은 지난 주말 포항 남구 지역 광역의원 후보자 경선을 끝으로 사실상 공천을 마무리 지었다.

그러나 단수추천 지역은 물론 경선지역으로 분류된 지역에서 경선에 참여하지 않은 후보들까지 무소속 출마 의사를 밝히면서 자칫 자유한국당 대 반자유한국당 분위기가 커지고 있다.

실제 지난 4월 중순 단수추천이 이뤄진 포항시 북구 광역의원 공천에서 탈락한 장두욱(포항시 3선거구) 현 경북도의원과 한승훈 (포항시 2선거구)전 포항시의원은 일찌감치 재심청구 및 이의를 제기했다.

이들은 당이 재심 또는 이의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무소속 출마를 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북구 지역 기초의원 역시 단수추천이 이뤄진 뒤 이동찬(포항시 다 선거구)전 포항시의원, 정수화 현 포항시의원과 이상범 전 포항시의원(포항시 나 선거구), 정성곤(포항시 마선거구)예비후보 등이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남구 지역의 경우 광역의원 경선지역으로 확정됐던 포항시 제6선거구에서 당초 경선 후보에 이름을 올렸으나 참여하지 않았던 이상기 예비후보가 1일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다고 밝혔다.

기초의원선거에서도 3선의 장복덕(포항시 아 선거구) 현 포항시의원이 당의 단수추천 방침에 반발해 경선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채 탈락하자 곧바로 무소속으로 나서 주민심판을 받겠다는 각오다.

이처럼 자유한국당 공천에 탈락한 전·현직 의원과 예비후보들이 잇따라 무소속 후보로 나서면서 본 선거에서 상당한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지난 제18대 대통령 선거 당시까지만 해도 포항지역 자유한국당 지지율이 70%에 달했지만, 최순실 사태 이후 제19대 대통령 선거에서 당 지지율이 50%대로 떨어진 상황이어서 ‘공천만 받으면 당선’이라는 공식을 적용하기 어려운 데다 반한국당 정서도 만만찮기 때문이다.

자유한국당 측은 “과거와 다른 당 지지율로 인해 이번 공천에 있어 가장 중요한 이슈는 당선 가능성에 뒀다”고 밝혔지만 실제 공천에서는 다소 의외라는 분석도 잇따랐다.

이로 인해 이들 무소속 출마자들이 결속할 경우 대반전 가능성도 커졌다.

실제 광역의원 포항시 6 선거구(연일·대송·상대동)의 경우 지난달 28일 경선을 통해 김종영 현 경북도의원이 공천되자 경선에 참여하지 않았던 이상기 예비후보가 곧바로 무소속 출마에 나섰다.

이들은 연일읍을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김종영 공천자와 맞붙었던 문명호 전 포항시의회 의장이 상대동 터줏대감이었던 만큼 이 지역 유권자들이 이상기 예비후보에게 힘을 실어줄 경우 승부를 예측하기 어렵게 됐다.

또 기초의원 포항시 아 선거구의 장복덕 현 포항시의원 역시 송도동을 기반으로 12년 동안 튼실한 기반을 다져왔던 만큼 신인인 조영원 공천자가 쉽게 상대하기가 버거운 상태다.

북구 지역 역시 광역의원 제3선거구 장두욱 현 경북도의원 역시 무소속으로 출마할 경우 기초의원과 광역의원 등 20년 동안 4선을 거친 만큼 탄탄한 지지기반을 갖추고 있어 만만치 않다.

기초의원 포항시 다 선거구의 이동찬 전 포항시의원 역시 선거구 내 양학·용흥·우창동 중 인구가 가장 많은 우창동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데다 지난 제6회에 이어 2차례 연속 우창동 후보가 빠지면서 반발이 커지고 있어 쉽게 볼 수 없는 상태다.

이들 외에도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예비후보들의 경우 나름대로 지지기반을 갖고 있어 정치신인이 공천된 지역에서는 치열한 접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자유한국당 간의 치열한 접전으로 인해 민주당과 바른미래당 예비후보들의 어부지리도 예상된다.

지난 제6회 선거 당시 야당이었던 민주당은 포항지역 최대동인 장량동에서 김상민 포항시의원을 배출하면서 기반을 잡았으며, 이번 6·13선거에는 6회 선거 당시 비례대표였던 박희정 시의원을 포항 행정 1번지인 포항시 타 선거구에 투입시켜 승리를 노리고 있다.

이들 외에도 포항시 제2선거구에 채영우 예비후보, 포항시 제3 선거구에 전주형 예비후보가 출마해 보수 진영내 표 가르기가 이뤄질 경우 높아진 민주당 지지율을 바탕으로 도전할 가능성이 크다.

이종욱 기자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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