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남북협력기금 충돌…예산소위, 통일부예산 심의보류
여야 남북협력기금 충돌…예산소위, 통일부예산 심의보류
  • 연합
  • 승인 2018년 11월 25일 07시 35분
  • 지면게재일 2018년 11월 25일 일요일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민주 "비공개내역 설명요구는 무리" vs 한국 "야당 무시하며 보고 안해"
‘정보유출’ 재정정보원 직원 성과급·통계청 가계동향조사 예산 등 곳곳 충돌
24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등조정소위원회 회의에서 안상수 예결위 위원장이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조정소위(예산소위) 회의에서 남북협력기금의 일부 사업내용 공개 여부를 두고 여야가 충돌, 통일부의 내년도 예산안 심의가 통째로 보류됐다.

또, 재정정보 유출 사건으로 논란이 됐던 한국재정정보원의 직원 성과급 예산,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 예산을 비롯해 곳곳에서 여야는 강하게 대립했다.

예산소위는 23일 밤 10시부터 24일 새벽 1시 30분까지 남북협력기금을 포함한 통일부 예산안에 대한 감액 심사를 했으나,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 입장차를 좁히지 못함에 따라 별도 날짜를 정해 통일부 예산안을 추가 심의하기로 했다.

정부가 남북협력기금의 일부 사업을 공개하지 않자 한국당은 ‘북한 퍼주기 깜깜이 예산’이라며 전면 삭감 방침을 고수했고, 민주당은 ‘보수 정권에서도 일부 사업의 비공개 원칙을 견지했다’고 맞섰다.

특히 한국당 의원들이 “통일부가 한국당에만 비공개 사업에 대해 보고나 자료 제출을 하지 않고 있다”며 이를 ‘한국당 패싱’이라고 문제 삼으면서 여야 간에 고성이 오가는 말싸움이 벌어졌다.

한국당 송언석 의원은 “비공개 사업을 검토해야 하니 자료를 달라고 몇 번이나 이야기했는데 무시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천해성 통일부 차관이 “실무진이 보고한 것으로 안다”고 답하자, 한국당 간사인 장제원 의원은 “통일부 대관 업무 하는 분이 오늘 오전에 우리 방에 얼굴을 내비치고 갔다. 이게 이 정권이 야당과 소통하는 자세인가”라고 언성을 높였다.

이에 민주당 간사인 조정식 의원은 “비공개 내역을 가져와서 설명하라는 것은 무리한 요구”라며 “어차피 합의가 안 될 상황이니 예결위 3당 간사가 참여하는 ‘소(小)소위’로 넘겨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자정을 넘겨서도 “심의를 계속 이어가자”는 한국당과 “산회해야 한다”는 민주당의 공방이 이어졌고, 결국 장제원 의원은 “최소한의 진도는 빼야 하니까 통일부는 다른 날짜를 따로 잡아서 통으로 넘겨서 추가로 심의하겠다”고 전했다.

이에 안상수 예결위원장은 “통일부 심사 전체를 보류하고 일정을 따로 잡을 것을 선포한다. 통일부에 대한 심사를 잠정적으로 마친다”고 선언했다.

앞서 진행된 통일부 예산안에 대한 감액 심사는 초반부터 건건이 여야가 대립하며 보류 사업이 줄줄이 나왔다.

통일정책 추진 예산 가운데 ‘통일정책에 관한 사회적 합의 형성’ 예산이 논란 끝에 보류됐고, ‘통일정책홍보사업’ 예산과 ‘국제통일 기반조성사업’ 예산 등도 보류 항목으로 분류됐다.

외교부 사업 중에는 ‘코이카 일반봉사단’ 예산이 상임위 의견에 따라 46억원 삭감된 뒤 추가 삭감 논의를 위해 보류됐다.

이 밖에 원자력안전위원회의 ‘방사선 건강영향평가’ 예산은 상임위 의견에 따라 10억원이 삭감된 뒤 예결위 차원에서 7억원이 추가 삭감됐다.

심의 과정에서 예산소위가 시간에 쫓기는 모습도 연출됐다.

정운천 의원이 “돈 7억원을 깎는 이 건 하나 갖고 25분간 논의했는데 어떻게 하려고 이러나. 상임위에서 나온 것은 빨리 삭감해 넘기고 나머지는 소소위에서 이야기하자”고 하자, 한국당 이장우 의원은 “예산을 꼼꼼히 들여다봐야지 무조건 보류해서 소소위로 넘기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반박했다.

한편, 예산안 법정 처리시한을 앞둔 예산소위는 주말인 24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심야까지 기획재정부, 국세청, 관세청, 조달청, 통계청, 국방부, 병무청 등에 대한 예산 심사를 진행했다. 예산소위는 휴일인 25일에도 예산안 감액 심사를 계속한다.

이날 기재부 예산 심의에서는 한국당 심재철 의원의 비인가 재정정보 유출 사건과 관련, 한국재정정보원의 성과급 지급 예산이 도마 위에 올랐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야당은 “보안사고가 났는데 성과급을 지급하는 건 옳지 않다”고 한목소리로 주장했고, 기재부는 “페널티를 줄 거면 차라리 기본운영비를 경감하라”고 맞섰다. 논란 끝에 결국 성과급 예산 4억700만원 중 절반이 삭감됐다.

통계청 예산 심사에서는 통계청장 경질 논란을 불러왔던 ‘가계동향조사’ 예산이 도마 위에 올랐다.

통계청이 그동안 가계동향조사에서 지출과 소득을 분리해 조사해오던 것을 앞으로 통합 조사하기로 하고 예산을 증액한 것을 둘러싸고 여야가 충돌, 결국 보류 항목으로 넘겨졌다.

바른미래당 이혜훈 의원은 “정부가 원하는 통계가 안 나온다고 1년 만에 방식을 바꾸면 통계에 신뢰를 할 수 없다. 통합 조사를 위해 신규 편성된 사업비 129억원은 전액 삭감해야 한다”고 했고, 한국당 이장우 의원도 “통계청장이 경질되고 신임 통계청장이 와서 통계 방식을 바꾼다고 하면 어떤 국민이 통계를 제대로 믿겠나”라고 가세했다.

이에 민주당 조정식 의원은 “통계 방식을 바꾼 것은 현 총장이 오기 전 일로, 증액 예산을 원안 유지해야 한다”며 소소위에서 논의하자고 했다.

병무청 예산 심사에서는 병역의무자들이 사회진출에 대비해 목돈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하려는 취지의 ‘병역의무자 목돈마련지원사업’ 예산을 놓고 여야가 1시간 가량 논쟁하다 결국 보류로 넘겼다.

야당 의원들은 “법안 통과와 예산 확보도 안 됐는데 군에서 8월 말부터 이미 은행을 통해 적금상품을 팔고 있다. 문책 사항”이라고 질타했다.

국방부 예산심사에서는 ‘군 공항 이전 관련 주민투표 예산’과 관련해 대구가 지역구인 한국당 곽상도 의원이 3개 대상 지역 중 유독 “대구 군 공항 이전 관련 예산은 삭감하면 안 된다”고 수차례 강조해, 소위 위원들 사이에 웃음이 나오기도 했다.

연합의 다른기사 보기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