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병철기자

예천군의회가 행정사무감사에 돌입했다.

집행부는 전체 군의원 9명 중 절반이 넘는 5명이 초선으로 채워져 다소 긴장하는 분위기까지 있었다.

하지만 군의회가 이번 집행부에 요청한 행정사무감사 자료를 보면 실망감을 넘어 허탈하기까지 했다.

중복자료 요청으로 인한 행정의 낭비를 줄인다며 사전 조율을 거쳐 총 114건의 부서별 자료를 요청해 양적인 면에서 예년에 요청한 행정사무감사 자료보다 30여건이나 많은 엄청난 분량이었지만 대부분 이미 지난번 제4대 군의회에서 수차례 다루어진 내용들이어서 유급 군의원들에 대한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졌다.

특히 최근 FTA협상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업문제나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 등에 대한 자료 요청은 단 한건도 없었다.

과거 군의회에서 수차례씩 다루었던 자료를 그대로 답습하는 구태를 보이고 있는 것.

물론 아직 업무 파악을 다 하지 못한 초선의원들의 사정을 이해는 하지만 자료 준비에 낭비되는 행정력도 생각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일부 초선의원들은 업무 파악도 제대로 하지 못한채 안건과 동떨어진 인기성 발언으로 회의장 분위기를 산만하게 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고, 트집을 잡기 위한 억지성 질책에 담당 과장들까지 황당스러워 하는 경우도 허다했다.

이제 막 출범한 군의회 무용론까지 대두될까 두렵다.

주민들은 의원 뱃지를 달고 안락한 회전의자에 앉아 집행부 공무원들을 질책하라고 표를 준게 아니다.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집행부가 적재적소에 올바른 예산 집행을 하는지 감시하고 견제하라고 표를 준 것이다.

의회 본연의 임무를 다하기 위해서는 의원들이 구석구석마다 주민들을 찾아 다니며 그들이 과연 무엇을 원하는지를 먼저 알아야 한다.

많은 예산을 들여 멋진 의회 청사를 신축하고 의원들의 방을 마련해 개개인들에게 컴퓨터까지 갖춰 준 주민들의 혈세가 아까운 생각이 들지 않도록 공부하는 의회가 그래서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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