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 이제 조용한 바다가 좋은 것은 노수(老叟)가 고독한 경지에 이르는 문일 것이다. 홀로 독도로 문을 따고 들어가는 것과 같다. 하지만 오늘은 가는 돛배도 없고 그곳으로 부는 바람도 없다. 젊은 시인들끼리 어울려 사진 찍게 하고, 경치 좋은 곳을 거닐거나 서러운 이야기 하고 싶고 듣고 싶을 뿐이다. 이제 겨우 발밑이나 적시다가 고개 숙여 물러날 때를 아는 노수의 태도는 얼마나 아름다운가. 끝까지 권력을 움켜쥐고 물러날 때를 모르는 인간들은 얼마나 추한 모습인가. 물러나서도 뒤에서 조정하는 인간들은 얼마나 더 추해져야 하는가. 고기를 후린다고 후포라고 붙여진 이름이지만, 시인은 뒤로(後) 물러날 줄 알아서 겨울바다 후포(後浦)인 것이다. <시인 손창기>
- 기자명 이시영
- 승인 2019.04.09 17:31
- 지면게재일 2019년 04월 10일 수요일
- 지면 18면
-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