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지진이 지열발전소가 촉발한 지진이라는 정부조사단의 발표 이후 잇따라 여야 정치인이 포항을 찾고 있다. 포항에서는 배상절차를 두고 시민들 사이에 논란이 일고 있고, 여야 정치권에서도 절차를 두고 이미 한바탕 논쟁이 벌어졌다. 정쟁의 양상을 보인 것이다.

어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포항을 찾은 데 이어 오늘은 더불어민주당 이해찬대표가 포항을 찾아 온다. 정치인들이 포항 지진현장을 찾아와 사진 찍고, 서로 정쟁을 벌이면서 생색만 내는 방문이어서는 안 된다. 여야는 현장을 둘러보고 포항 시민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잘 듣고 정책적으로 반영해야 할 것이다. 국가적 재난 앞에 여야가 따로 없다. 서로 머리를 맞대 하루빨리 지진으로 침체 된 포항을 재건할 수 있게 협력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포항지진 피해복구와 보상, 도시 재건을 위한 포항지진특별법 제정과 예산 조기집행, 도시 부흥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포항 재건을 위한 지진 뉴딜정책’이 필요하다. 영일만대교 건설과 의과대 설립 등이 좋은 사업이 될 것이다.

9일 오후 포항을 방문한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지열발전소와 지진피해 현장(대성아파트), 이재민 대피소(흥해체육관)를 방문해 지진 피해와 복구상황을 점검한 뒤 흥해읍 행정복지센터에서 이재민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간담회에 참석한 포항시의회와 경북도의회 지진특위·포항지진 범시민대책위원회·지역 자생 시민단체·피해주민 대표 등이 참석, 포항지진 피해 배상과 복구, 도시 부흥 등에 대한 여러 의견을 들었다. 무엇보다 빠른 시일 내 자당 의원 113명 전원이 서명한 포항지진특별법이 제정될 수 있게 해 달리는 시민들의 바람에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오늘 오후에는 집권 여당의 대표가 포항을 찾는다. 이 대표와 함께 박광온·김해영·남인순·이수진·이형석 최고위원 등 여당 지도부와 김부겸·홍의락 국회의원, 김현권 TK 특위 위원장, 허대만 경북도당 위원장·오중기 포항북지역위원장을 비롯한 도내 지역위원장 등이 대거 참석, 포항지진현장 방문 및 지진피해 관련 간담회를 가진다.

여당 지도부도 특별법 제정과 아직 보상을 받지 못한 상가·사립유치원·사무실·공장 등 피해 건축물에 대한 지원방안 등 실질 지진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시민들의 의사를 진솔하게 들어야 할 것이다. 지난 2017년 포항 지진 발생 이후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여야 정치인들이 포항을 찾아 최선을 다해 지진 피해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흥해체육관에는 이재민들이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텐트 생활을 하고 있다. 여야 지도부의 포항 방문이 생색내기로 거쳐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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