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만든 인간의 지능을 초월하는 ‘수퍼인텔리전스(초지능)’ AI를 어떻게 안전하게 운용할 것인가 하는 것이 문제다. AI가 인간의 노동을 대신하고, 인간은 문화와 오락의 안락을 누릴 수 있을까. 영국 옥스퍼드대 철학과 닉 보스트롬 교수는 “초지능의 사고를 어떻게 인간의 가치나 의지에 부합하게 형성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열쇠다. 지금은 ‘AI를 어떻게 통제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때”라고 걱정스러운 표정이다.
‘사이언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 이스라엘 히브리대 교수는 더욱 어두운 표정이다. 가까운 미래에 AI가 더 발전하면 대다수 인간이 정치 경제적 가치를 잃은 ‘무용계급(useless class)’으로 전락할 것이라 전망한다. AI가 인간 지능을 압도하고 생명공학이 진화의 법칙을 초월하는 순간 대부분의 인간은 존재 가치를 상실할 수 있다는 경고다.
미국 비영리 인공지능연구기관 ‘오픈 AI’가 개발한 ‘GPT-2’는 신문 기사부터 판타지 소설까지 글쓰기에서 놀라운 실력을 발휘했다. GPT-2는 80만 개의 인터넷 페이지에 담긴 단어 15억 개를 학습시켰더니 어휘력이 소설가를 능가했다. 오픈 AI는 뛰어난 능력 때문에 예상치 못할 문제가 발생할 것을 우려해 GPT-2를 스스로 퇴출 시켰을 정도다. 국내에서도 인공지능연구원이 AI에 겸재 정선의 화풍을 학습시킨 뒤 그림 대상을 제시했더니 겸재풍의 그림을 단 0.1초 만에 만들어냈다고 한다.
벌써 인간은 AI가 쓴 글, 그린 그림을 보고 혀를 내두르는 시대에 살고 있다. 영화에서처럼 멀지 않은 미래에 인간이 AI의 노예가 되는 날이 올 것 같다. 인간이 AI의 통제 수단을 찾지 않으면 세계 석학들의 예언대로 디스토피아를 맞을 지도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