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 의존시 생산기능 비활성화 초래
의지로 ‘유전자 재생능력’ 회복 가능

이상구(한국생명운동본부)

췌장이 파괴되면 평생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할까? 뉴스타트 프로그램을 운영하다보면 나도 이론적으로 믿고 있던 사실이 진실로 드러나는 경우가 참으로 많다.

한번은 이런 환자가 참석한 일이 있었다. 교통사고로 췌장이 파열돼 췌장의 85%를 잘라낸 사람이었는데 인슐린을 생산하는 췌장을 거의 도려냈으니 수술 후 바로 당뇨병 환자가 되고 말았다. 내가 만났을 때는 벌써 10년간 인슐린 주사에 의존하고 있었는데 평생 그렇게 살아야 하는 것으로 굳게 믿고 있었다.

췌장이 인슐린을 만들어내는 기관인 것은 확실하지만 남아있는 15%의 췌장에서도 충분히 필요한만큼의 인슐린을 생산할 수 있다. 그런데도 그의 남아있는 췌장이 인슐린을 만들어내지 못했던 것은 오랫동안 인슐린 주사에 의존하므로써 췌장 속의 인슐린 생산 유전자가 비활성화되었기 때문이다.

강의를 들으며 이론적으로는 맞다고 생각하면서도 그는 겁이 나서 인슐린 주사를 끊을 수 없었다. 그러다가 인슐린 과다투여로 저혈당증이 오면서부터 점차 인슐린의 양을 줄여나가기 시작했는데 나중에 다시 만났을 때는 인슐린을 완전히 끊어버렸다고 했다. 그가 인슐린 없이도 당뇨병 증세를 나타내지 않고 그가 살 수 있다는 것은 비활성화돼 있던 췌장 속의 인슐린 생산 유전자가 깨어났다는 증거다.

이런 현상은 난소암이나 자궁암으로 난소 양쪽을 완전히 떼어낸 여성환자들에게서도 종종 나타난다. 난소가 없으면 여성호르몬이 생산되지 않아 여성호르몬을 인위적으로 투여해야 한다는 것이 의학적인 정설이다. 그런데 그런 환자 1백명 중 적어도 5명에게서는 여성호르몬이 몸에서 만들어진다는 놀라운 사실이 발견됐다. 알고보니 몸 속에는 여성호르몬의 생산을 돕는 아로마타아제라고 하는 물질이 있었다.

그러나 이것은 유전자가 지닌 속성일 뿐 절대로 기적은 아니다. 이런 현상이 기적으로 여겨질만큼 드문 이유는 의학적인 상식이 인간을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전자는 인간의 생각에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했다.

가령 ‘나는 이제 췌장이 없으니 인슐린은 절대 만들지 못할거야’라거나 ‘난소가 없으니 당연히 여성호르몬제를 복용해야지’라고 굳게 믿고 있으면 유전자도 인간의 생각을 철저히 신봉해 자신의 능력을 잊어버리게 된다. 반대로 유전자의 재생사실을 믿으면 유전자도 그에 반응하는 것이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