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균으로 감염…고열·전신쇠약 동반
절개·항생제 투여로 고름 제거해야

최동하(최동하항치외과의원 원장)

항문과 직장주위조직에 염증이 생겨 곪아서 고름이 모여있는 것을 항문직장농양이라고하며, 이것이 터져서 항문 안쪽과 바깥쪽에 고름이 나와서 치루가 된다.

흔히 농양과 치루는 같은 병으로 생각하며, 농양은 급성기이고 치루는 만성상태이다.

항문관 내 항문선와를 통해 항문선에 세균이 감염하여 염증을 일으켜서 괄약근간농양을 형성하고, 여기에서 아래쪽으로 진행하여 항문상피하에 화농하면 피하농양, 항문주위 피부직하에 화농하면 항문주위농양을, 측방 좌골직장와로 진행하여 좌골직장와농양을, 위쪽 직장주위 내외괄약근간 사이로 진행해서 고위괄약근간농양을, 더욱이 상방 항문거근 위로 진행하여 골반직장와농양을 이룬다.

그러면 항문선 감염은 어떠한 사람에게 잘 오는가? 다른 항문병은 변비가 있는 사람이 걸리기 쉬운데, 이 병은 설사가 있는 사람이 걸리기 쉬운 것이 특징의 하나라 하겠다. 설사 때 세균이 항문선와에 진입하기 쉽기 때문이다.

농양의 위치나 크기에 따라 임상소견에 차이가 있다. 항문주위농양은 항문직장농양 중 약 65%를 차지하며 항문주위가 붓고 욱신욱신 아프게 되며 열도 나기 시작한다. 항문 주위 통증은 앉거나 걷거나 배변시 심해지며 좀 더 심부에 농양이 생기면 증상도 서서히 나타나고 통증도 항문관내나 직장에서 느껴지며 전신쇠약, 때로는 38~39도에 이르는 고열이 나는 수도 있으며 한기가 들게 되어서 감기 등 다른 병으로 오인되기도 한다.

진단되면 즉시 절개하여 고름을 배출시키면 통증이나 발열 등의 증상은 호전된다. 완전히 화농할 때까지 기다리면 오히려 항문직장주위로 염증만 더 파급시키게 된다. 때로는 항생제를 투여하여 염증이 쇠퇴되는 수도 있지만 이를 기대하기는 어렵고 재발을 방지해 주지도 못한다.

또한 절개를 하지 않아도 항문주위피부가 부어올라서 자연히 파열되어 농이 배출되고 고름의 터널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다만 이렇게 되기까지는 상당한 통증이 따르게 된다.

항문직장농양의 문제점은 배농되더라도 상당수에서는 치루가 되는 고름의 터널인 누관이 남는다는 것이다. 보통의 피부에 생기는 종기는 절개하여 배농시키면 이것으로 치료가 종결되지만 항문직장농양의 경우는 배농시키면 농의 공동은 확실히 축소되지만 그 후에 육아조직으로 된 누관이 남아 약 50%에서 치루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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