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곳보다 주변에서의 자잘한 행복 많이 만났으면…

박 재 훈(포항강변교회 목사)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되었다. 모두가 부푼 꿈과 희망을 안고 시작했을 것이다. 그 꿈과 희망을 이루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각종 매스컴들은 앞 다투어 희망을 가질 것에 대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한 마디로 신년 벽두의 화두는 당연히 ‘희망’이다. 희망을 이야기하지 않으면 안될 만큼 지금 우리 주변상황들이 그렇게 만만치 않다는 의미가 함축되어 있는 의미일 것이다. 지난 한 해는 참으로 힘들었던 것만 사실이었다.

전국 유치원을 상대로 조사한 설문 중에 유치원 아이들이 발표회를 할 때 가장 많이 사용된 멘트 중 한 가지가 ‘아빠 힘내세요! 우리가 있잖아요.’ 라고 한다. 힘들고 어려운 한 세월을 살아왔기 때문에 새해에는 당연히 희망을 가슴에 품고 시작해야 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저마다의 행복을 추구하는 존재다. 행복이라는 말은 듣기만 해도 아름다운 말이고, 설레는 말이다. 행복을 추구하는 마음이 존재하는 한에는 사람은 누구나 희망이 있는 것이다. 새해에는 모두가 행복을 추구하는 희망이 가득했으면 좋겠다.

프랑수아 를로르 작품 ‘꾸뻬 씨의 행복 여행’을 읽었다. 주인공 꾸뻬는 정신과 의사로서 환자들을 치료하면서 “왜 사람들은 행복하지 못하는 것일까?” 에 대해 궁금증을 가지게 된다. 특히 부자들이 가난한 사람들보다 더 행복하지 못하고, 건강한 사람들이 병든 사람들 보다 더 행복하지 못하고, 문명국 사람들이 후진국 사람들보다 왜 더 행복하지 못하는 것일까? 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그래서 그는 급기야 행복을 찾아서 여행을 떠나게 된다. 그는 만나는 사람들에게 질문한다. ‘지금 행복합니까?’라고. 그런데 행복하다는 답변을 얻지 못한다. 그런 사람들을 만나면서 주인공 꾸뻬는 나름대로 행복이란 무엇인가? 를 수첩에 기록하면서 행복을 찾기 위한 여행을 계속한다. 그는 자신의 수첩에 이런 메모를 한다. “행복은 자신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는다. 행복은 때때로 뜻 밖에 찾아온다.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행복이 오직 미래에만 있다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은 더 큰 부자가 되고 더 중요한 사람이 되는 것이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행복은 살아 있음을 느끼는 것이다. 행복은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의 행복을 생각해 주는 것이다….” 그리고 그는 말한다. “행복의 최대의 적은 경쟁심이다”라고….

행복이라는 것이 정말 무엇일까? 살아있는 생명체인 것 같기도 하고, 하나의 감정인 것 같기도 하고…. 우리가 흔히 말하는 “행복하다. 또는 불행하다”가 우리 인생의 웃음과 눈물을 자아내게 하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행복은 각자의 마음의 문제다. 마음의 문제는 바라봄의 문제다. 동일한 사물을 바라보면서도 사람들은 바라보는 관점과 방향이 다를 수 있다. 그리고 자신이 본 관점에 따라 개인 나름대로 판단하고 생각한다. 그리고 결론을 내린다. 그리고 자신이 내린 결론에 따라 감정의 반응을 보인다. 이 반응이 어떤 의미에서는 행복과 불행의 갈림길이라고 생각한다. 이 때 우리에게 찾아드는 것이 바로 행복의 최대의 적이라고 불리는 경쟁심 또는 비교의식이다. 선한 경쟁심이나 비교는 삶에 활력을 불어넣는 유익한 것이다.

그러나 비교의식에서 나오는 경쟁심은 자신의 인생을 몰락시키는 요소로 작용을 하게 된다. 선의의 경쟁이 아닌 피해의식에 사로잡힌 경쟁심은 모두에게 불행을 가져다 줄 뿐이다. 힘들고 어려울수록 독한 마음을 먹기 쉽다. 복수심이 앞서기 쉽다. 이럴 때 오히려 행복을 기다리면서 내일의 희망을 바라볼 수 있는 약간의 여유가 필요하다.

인형 작가 이승은 씨가 쓴 산문집이 있는데 그 책 제목이 ‘다음 정거장은 희망역입니다’ 이다. 나는 이 책 제목이 마음에 들어 책을 읽었던 기억이 있다. 어렵고 힘든 시간이 지나면 사실 희망역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다.

아픔도 슬픔도, 절망도 좌절도 언젠가는 지나가는 과거에 불과할 때가 온다. 남은 것은 희망역이라는 삶의 정거장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새해에는 경쟁심 보다는 베품과 나눔과 이해와 포용으로의 여행이었으면 좋겠다. 어쩌면 행복을 만날 수 있을지 모르니까. 멀리 떠나는 여행보다는 자신의 주변에서 자잘한 행복들을 많이많이 만나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미처 찾아내지 못했거나 망각하고 있었던 자신의 행복을 찾아 떠나는 여행길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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