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병사실 알릴땐 정확하고 쉽게 설명
일시적 혼란 후 적극적 치료참여 효과

정현식(선린병원 종양내과장)

암 환자를 진료하여 진단이 되면 우리나라에서는 환자에게 직접 이야기 하는 것은 대단히 어렵다.

먼저 가족을 불러 환자가 암으로 진단되었다는 것을 설명하고 가족분들의 생각이 어떠한지 상의하게 된다. 그러면 대다수의 가족분들은 처음에는 환자에게 암임을 알려드리기를 꺼려한다. 이러한 연유로 환자는 자신이 암이라는 것을 모르고 여러 가지 검사 및 치료를 받게 된다.

암은 환자에게 매우 나쁜 소식이므로 환자분이 심리적으로 심한 충격을 받을 것을 두려워하는 마음이 가족에게 있다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환자가 진실을 모름으로 향후 계속되는 검사와 치료에서 환자와 의료진간의 관계형성에 매우 어려움이 있으며, 나아가 환자와 가족간의 관계형성도 나빠진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진실이다. 환자가 의료진과 가족에게 갖는 불신을 해소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환자가 자신의 병에 대해 정확히 알아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어떤 환자는 자신이 중병에 걸렸다는 것을 아는 것을 두려워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므로 환자의 심리를 알기 위해 직접 환자에게 물어보는 것이 좋다. “당신의 상태에 대해 다 알기를 원하십니까 또는 대략적으로만 알기 원하십니까” 만일 환자가 준비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감당하가 어려운 정도의 이야기를 듣게 되면 대화의 단절이 오게 됨으로 환자의 상태를 잘 파악해야 하며, 환자에게 이야기 하는 시점도 잘 선택해야 한다.

보호자는 환자와의 대화 시간을 늘리고, 담당의사와도 자주 상의해야한다. 의료진은 환자의 상태를 설명할 때 전문용어를 삼가고 쉬운 말로 설명하며, 환자와 가족의 반응을 살펴야 한다.

환자에게 나쁜 소식을 전하는 단계로는 먼저 환자가 이해한 목록을 확인하고 둘째, 유동적인 문제와 고정적인 문제를 구분하며, 셋째, 환자의 앞으로의 치료 방향에 대한 계획이나 정책을 만들고, 넷째, 환자의 대처방법을 알고 그것을 강조하며, 다섯째, 환자를 지지할 그룹을 찾고 일원화시키며, 여섯째, 대화를 종합하고 반드시 끝날 때는 또 다른 질문이 없는지 확인한다. 일반적으로 환자는 자신의 병과 앞으로의 예후에 대해 듣고 나면 당황하고 낙심하며 혼란스러울 것이다.

일시적으로 혼란을 격어도 통상 그리 오래 지속되지 않고 환자는 자신의 상황을 올바로 알고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를 판단하게 되고 대부분에서 치료에 협조적이 되며, 가족간의 관계도 호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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