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밀착성·국민참여 강화…외부 전문가 대거 발탁
"최경환 전방배치 등 친박 대거 합류 '朴 역할론' 기대
"지방 선대위, 비대·복잡"…효율성 저감 작용 우려도

한나라당의 대선후보 선거대책위 고문직을 수락한 박근혜 전 대표가 8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강재섭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옆은 이명박 대선후보의 친형 이상득 국회부의장.

◇ 후보중심 '네트워크 조직' = 통상적 선대위 조직이 대선후보를 꼭짓점으로 중앙선대위 산하에 지방선대위를 두는 '수직구조'라면 '이명박식'은 후보를 중심으로 중앙선대위와 지방선대위가 병렬관계를 갖는 '수평구조'다.

특히 중앙선대위 조직을 최대한 '슬림화'하는 대신 '현장승부'의 원칙에 따라 당내 중진들을 지방으로 내려보내 지방선대위의 규모를 확대한 것이 과거와 대비되는 확연한 특징이다.

비서실, 유세지원단, 대변인단, 특보단 등 측근 조직은 물론 중앙과 지방선대위원장을 이 후보가 컨트롤하고, 2개 특위와 일류국가비전위원회 등도 후보 직속으로 배치됐다. 특히 경제살리기특위는 직접 위원장을 맡는 '파격'도 보여줬다.

이방호 사무총장은 이날 여의도당사에서 가진 선대위 인선 발표 기자회견에서 "경제발전과 국민통합 의지를 분명하게 표현하는 한편 조직을 단순·슬림화함으로써 효율성을 확보토록 했다"면서 "시·도 선대위의 권한을 강화함으로써 현장밀착성과 국민참여를 강화한다는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선대위 구성을 두고 일각에선 중앙과 지방의 선대위원장을 복수 임명하고 각종 특위를 만들어 오히려 조직이 더 복잡해져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중앙선대위원장 각계 전문가 '아웃소싱' = 이 후보 선대위는 명목상 외부인사들이 주도하게 됐다. 강재섭 대표와 안상수 원내대표 등 사실상 '당연직'을 제외한 6명의 중앙선대위원장이 모두 아웃소싱된 케이스.

이는 '탈(脫)여의도 정치'를 표방해온 이 후보가 현장의 목소리를 듣겠다는 의지를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朴 역할론 주목 = 이번 선대위 인선 내내 최대관심사는 박근혜 전 대표의 선대위내 위상과 역할에 모아졌다. 결과적으로 박 전 대표는 이기택 전 총재, 김수한 박관용 전 국회의장 등과 함께 상임 고문단에 포함됐으나 어느 정도의 역할을 수행할 지는 아직까지 불투명하다.

이 후보측으로선 대중적 인기가 높은 박 전 대표가 유세활동에 동참해 주길 바라는 눈치이나 '박사모' 등 박 전 대표 지지자들이 고문직 수락도 반대하고 있어 선거운동 전면에 나서기는 힘들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우세하다.

실제 박 전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고문직 수락에 대해 "전직 대표로서 당연직이나 마찬가지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한 뒤 이 후보와의 면담 계획에 대해서도 "그런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부위원장단 구성도 박 전 대표를 상당히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표 경선 캠프에서 사실상 좌장역할을 했던 김무성 의원을 비롯해 이강두, 이해봉, 김학원, 한영 의원 등 친박 인사들이 대거 포함된 것.

아울러 이 후보가 직접 위원장직을 맡은 경제살리기특위에 박 전 대표 경선캠프에서 종합상황실장을 맡았던 최경환 의원이 총괄간사로 실무를 책임지기로 한 것도 같은 취지로 보인다.

◇최고 명망가 대거 '수혈' = 이날 발표된 4명의 공동 선대위원장은 '여의도'에서는 생소한 이름들이지만 모두 해당 분야에서 '최고'로 불리는 명망가들이다.

우선 외교·안보 담당 선대위원장에 내정된 유종하 전 외무부 장관은 김영삼 정부시절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을 맡은 것을 비롯해 외무공무원 생활만 30년을 한 '베테랑 외교관'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유 전 장관 영입은 최근 이 후보와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 면담 무산 사태와 관련, 외교라인 보강이 절실하다는 당내 지적이 반영됐다는 후문이다.

교육·과학기술 담당인 박찬모 전 포스텍 총장은 재미 한국정보과학기술자협회 회장과 현 동아시아연구중심대학협의회장 등을 맡으면서 과학·기술계는 물론 학계에서도 발이 넓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배은희 리젠바이오텍 대표이사는 국내 BT분야에서 각광받는 인물이다.

사회·복지분야의 김성이 이화여대 교수는 청소년보호위원장 출신으로 이 후보의 서울시장 재임시절 서울시정 자문위원을 맡으면서 인연이 닿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특히 뉴라이트전국연합 공동대표로 이 후보의 '외연확대'에도 한몫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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