昌측 "밖에서 힘껏 돕겠다는 뜻"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이명박(李明博) 대선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 상임고문직을 고사한 배경을 놓고 말들이 많다.

이 후보는 8일 이 전 총재와 시내 모처에서 단 둘이 만나 2시간여 동안 오찬을 하며 선대위 문제와 당내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 전 총재가 지난 8월 28일 약속시간 3시간을 앞두고 개인사정을 이유로 약속을 취소한 지 40여일 만이자 이 후보 당선 후 두 사람 간의 첫 만남이다.

이 후보는 이 자리에서 명예직인 선대위 상임고문직을 맡아달라고 공식 요청했으나 이 전 총재는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놓고 당 일각에선 이 전 총재가 여전히 대권포부를 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이 후보가 본선 직전 낙마할 경우에 대비, `대안카드'를 모색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것.

특히 이 전 총재의 팬클럽인 `창사랑'이 11일 이 전 총재의 남대문 사무실을 방문, 대선 출마를 공식 요구키로 하면서 이 같은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이 전 총재측은 이 같은 해석을 극구 부인하고 있다. 이 전 총재 본인도 이 후보와의 회동에서 `대선후보를 두 번이나 지냈고 현실정치에서 물러나 있기 때문에 특정 직책을 맡는 것은 좀 그렇다. 당 밖에서 힘껏 돕도록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측근들이 전했다.

이흥주 전 총재특보는 9일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원로'로서 이 후보를 당 밖에서 편하게 돕겠다는 게 이 전 총재의 생각"이라면서 "대선출마를 요구하고 있는 창사랑에 대해서도 `그럴 상황이 아니다'며 간접적으로 자제를 주문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일각의 대권포부설을 일축했다.

한편 이 전 총재는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남북정상회담과 관련, 이 후보에게 `당이 이번 정상회담에 대해 짚을 것은 제대로 짚고 비판도 하고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 같다. 북핵폐기와 경협을 연계해야 한다'며 철저 대응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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