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이문열씨 대하 역사소설 '초한지' 출간

"진정한 리더란 자기를 따르는 사람들을 제대로 살게 해주는 사람 아닐까요."

소설가 이문열(60·사진)의 대하 역사소설 '초한지(楚漢志)'의 첫 두 권이 출간됐다.

2002년부터 4년 간 동아일보에 연재됐던 이 작품은 기원전 3세기 중국의 진말한초(秦末漢初) 시대 천하의 패권을 놓고 '건곤일척'의 대결을 벌인 유방과 항우, 두 영웅 주변에 모여든 난세의 호걸들의 이야기를 파노라마처럼 펼쳐 놓은 작품.

원전을 바탕으로 해석을 가미한 전작 '삼국지', '수호지'와는 달리 '초한지'는 사마천의 '사기'를 기본 자료로, '자치통감'과 '한서'를 보조 자료로 삼아 작가가 완전히 새롭게 다시 썼다.

미국에 체류하다 책 출간에 맞춰 일시 귀국한 이문열은 2일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유방과 항우라는 서로 다른 두 리더의 모습이 흥미롭게 다가오는 책"이라면서 "대비된 리더십을 통해 진정한 리더의 자질에 대해 생각해 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작가에 따르면 유방은 스스로 재능은 없지만 "머리를 빌릴 줄 아는" 인물로 자신보다 스무 살이나 어린 항우에게 무릎을 꿇고 빌 수 있을 정도로 비굴하다. 반면 항우는 3만 병력으로 60만 대군을 물리칠 만큼 장수로서의 실력과 지략이 특출나고, 몸집과 힘도 장사인 전형적인 대장부지만 자존심과 자부심이 지나치게 강해 결국 자신을 따르던 무리를 전멸시키고 만다.

이문열은 "두 사람 가운데 누가 좋은지에 대한 가치 판단은 최대한 하지 않으려고 했다. 역사적으로 이런 개성적인 인물이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면서 항우와 유방을 현재의 정치인에 대입하는 것을 경계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정치가와 리더로서는 유방이 더 자격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실용주의자였던 유방은 자신을 따르는 사람을 끝까지 먹여 살린 반면 항우를 따르던 사람은 전멸하지 않았어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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