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나들이 '여기 어때'

제1회 포항거리예술축제 행사 모습.
‘포항!’,

아직도 많은 사람은 벌건 쇳물의 이글거리는 용광로의 제철공장, 겨울이면 온 국민의 입맛을 사로잡은 과메기 정도만 떠올린다. 바다를 접한 해안도시지만 빌딩숲과 수많은 차들로 번잡한 부산과 다르고, 형산강으로 연결된 천년 고도 경주의 조용함과도 다른 맛을 느낄 수 있는 곳이 포항이다.

너무 빠르지 않게, 하지만 분명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도시. 오랜 전통의 고즈넉함과 첨단의 기술, 바다와 산 등 천혜 절경의 자연과 풍성한 먹거리가 있는 도시, 포항.

포항시는 계절의 여왕으로 불리는 5월과 함께 찾아온 어린이날 연휴를 맞아 다양한 행사와 즐길거리로 모처럼 관광객맞이로 어느 때보다 분주한 모습이다. 여행객들로 들끓는 복잡한 관광지도 아니고, 단순 선입견으로 생긴 잿빛 철강산업도시도 아니다. 이번 연휴는 알고 보면 부드러운 도시, 숨은 낭만의 도시 포항을 찾는 건 어떨까?
제1회 포항거리예술축제 공연 모습.
△포항거리예술축제…거리에서 만나는 다채로운 예술의 세계.

오는 4일부터 6일까지 3일간 포항 송도 송림테마거리 및 해안도로에서 열리는 ‘포항거리예술축제’는 이번 어린이날 연휴기간에 가장 큰 행사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연극, 서커스, 무용, 인형극, 마임 등의 다양한 공연은 물론, 설치작품 같은 전시행사도 거리에서 만날 수 있다.

지난해 첫 선을 보인 거리예술축제는 국내와 해외에서 활동하는 거리공연들이 한 자리에 모여 지금까지 포항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움을 선보였다. 올해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프랑스, 영국, 일본 등 23개 거리공연 팀이 참가할 예정이다. 지난해보다 완성도 있고 특이한 형태의 작품들이 선보이게 된다.

올해 ‘포항거리예술축제’는 기존의 보여주는 축제에서 시민과 관광객이 함께 참여하는 축제 프로그램을 대폭 늘렸다. 특히 관심을 모으는 프로그램은 첫날인 4일에 선보일 개막 프로그램인 ‘우아한 거리, 길 위의 만찬’은 송도 해안도로에 길이 90m에 달하는 테이블과 은은한 샹들리에 조명 아래 갖게 될 야외만찬으로 인터넷 사전모집을 통해 참가 신청을 받았는데 선착순 300명이 한나절 만에 마감될 정도로 관심을 모았다.

또한 지역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이 참여하는 ‘체험&플리마켓’은 목공과 예술치유를 비롯하여 금속공예, 스톤아트, 천연염색, 짚풀공예, 핸드메이드, 컬러링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과 아트마켓을 동시에 만나볼 수 프로그램으로 구성해 행사의 풍성함을 더해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축제의 중심이 되는 송도 솔밭은 도시와 숲, 바다가 함께 하며 오래 전부터 많은 포항 시민들로부터 사랑을 받아왔던 명소로 최근 거리예술축제를 비롯한 문화예술이 함께 하면서 포항만의 새로운 핫플레이스로 자리 잡고 있다.

이번 축제는 이 같은 송도 솔밭의 자연을 그대로 활용하여 노란텐트와 인디언 텐트, 돗자리가 깔린 ‘숲 속의 쉼터’와 함께 소나무 사이에 조성한 체험놀이공간과 해먹공간에 이어 푸드 트럭이 모이는 먹거리 장터를 마련하는 한편 어린이들을 위한 야외도서관인 ‘야(野)한 책빵’은 축제 기간 동안 마련한 도서를 지역사회에 기증할 예정이다.
연오랑세오녀테마파크
△최고의 힐링로드‘호미반도 둘레길’.

지난해부터 역사와 전설의 이야기를 담은 호미반도 해안둘레길이 포항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단연 인기 최고의 명소로 자리 잡았다. 한반도의 호랑이 꼬리 부분에 해당하는 곳으로 동해면과 호미곶면, 구룡포읍과 장기면 두원리까지 이어지는 트레킹로드이다.

해안선을 따라 걷다 보면 ‘연오랑세오녀 테마공원’을 거쳐 해가 가장 먼저 뜨는 호미반도권의 해안 비경과 석양, 역사와 전설이 깃든 선바위, 하선대, 모감주나무 군락지, 구룡소, 독수리바위 등이 호미곶해맞이광장까지 이어진다.

또한 인근의 ‘연오랑세오녀 테마공원’은 연오랑세오녀 이야기 벽을 시작으로 한국정원과 방지연못, 영일만을 조망할 수 있는 일월대(日月臺), 나루쉼터, 산마루정자 등 아름다운 조경에 연오랑세오녀가 타고 간 듯한 거북바위와 초가집으로 조성된 신라마을, 철(鐵) 예술 뜰의 예술작품 등 다양한 주제로 조성돼 있다.

특히 최근에 문을 연 전시관 ‘귀비고(貴妃庫)’는 연일 관광객들이 북적이면서 인기물이를 하고 있는 가운데, 낮에는 훌륭한 역사 학습장으로, 밤에는 포스코 야경과 밤바다가 한 눈에 들어오는 아름다운 야경을 선사하며 주말이면 가족 단위 관광객들이 줄을 잇는 명소가 됐다.
죽도시장 횟집골목
△동해안 최대의 전통어시장 죽도시장.

포항운하가 끝날 즈음에는 동해안에서 가장 규모가 큰 전통시장인 죽도시장이 관광객의 발길을 잡는다. 동빈내항의 잔잔한 물결을 바라보며 넓게 펼쳐진 죽도시장이지만 위판장을 가득 메운 좌판과 해산물을 사러 온 포항시민과 관광객들로 활기가 넘친다.

현재 점포 수는 1300여개. 취급품목은 수산물과 건어물, 활어 회를 비롯해 의류, 가구, 채소, 과일, 일용잡화까지 골목을 옮겨 다니다 보면 없는 것 빼곤 다 있는 곳이 바로 죽도시장이다. 특히 죽도시장은 굳이 산지에 가지 않더라도 동해안에서 잡아들인 다양한 해산물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200여 곳이 넘는 횟집이 들어서 있는 횟집골목은 단연 죽도시장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 밖에도 제대로 된 포항물회의 맛을 볼 수 있는 설머리 물회마을, 문화예술인들의 창작문화거리 꿈틀로, 송도 송림테마거리와 같이 보고, 먹고, 즐길거리뿐만 아니라 천혜의 자연 속에 즐기는 진정한 휴식까지…KTX와 고속도로, 비행기까지 사통팔달(四通八達)의 교통 인프라 덕분에 이번 연휴를 시작으로 포항을 더욱 가깝게 즐길 수 있게 됐다.

이강덕 시장은 “남북으로 길게 뻗은 포항의 모서리를 빼곡하게 둘러싼 것이 바로 산과 바다”라면서 “동해 바닷길을 따라 드문드문 들어선 해수욕장과 숲과 계곡사이로 부는 시원한 바람, 거기에 풍성한 먹거리와 투박하지만 따뜻한 포항만의 인심을 느낄 수 있는 낭만의 도시 포항. 포항방문의 해를 맞아 이번 연휴를 시작으로 많은 분이 포항을 다녀가실 수 있도록 꼼꼼하게 챙기고 있다”고 말했다.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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