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 그곳에 문화가 있다] 4. 영주365시장
[전통시장, 그곳에 문화가 있다] 4. 영주365시장
  • 이재락 시민기자
  • 승인 2019년 05월 12일 17시 11분
  • 지면게재일 2019년 05월 13일 월요일
  • 13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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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찬부터 주전부리까지 골목이 먹거리 천국…"뷔페가 따로 없네"
영주365시장 입구

예로부터 교통의 중심지에는 시장이 들어서기 마련이다. 길이 교차하고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시장이 형성되는 것은 당연하리라. 영주 지역도 기차역을 중심으로 주변에 많은 시장들이 만들어졌는데 1930년대에 이곳 선비골에 전통시장이 번성하기 시작했고, 1973년에 골목시장이 들어서게 되었다. 그리고 2010년에 흔히 도시마다 있는 젊은 소비거리인 ‘시내’가 문화시장에 형성이 되며 ‘문화의 거리’가 조성이 된다. 서로 붙어 있는 이 3개의 시장을 묶어서 ‘영주365시장’이라는 공동 브랜드를 만들었다. 이 브랜드가 지난 2016년에 문화관광형 시장으로 선정되어 명실공히 영주를 대표하는 전통시장으로 거듭나게 되었고, 영주 관광의 한 축이 되었다. 브랜딩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아주 아름다운 사례다.

골목시장 입구

시장 브랜드의 이름에 사용된 숫자 ‘365’는 이 영주 지방이 북위 36.5도에 위치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리고 1년 365일 운영을 하는 상설시장의 뜻도 중의적으로 담고 있는 절묘한 네이밍으로 볼 수 있다.

시장 안내도

주차는 골목시장 공영주차장을 이용하면 동선이 편리하며, 30분에 500원의 다소 저렴한 가격이다. 안내도에 표시된 365선비거리는 그 길이가 약 250m 정도이며, 다양한 상점들이 빽빽이 들어서 있다.

골목시장 주전부리

선비골 전통시장 입구 쪽에서 연결되는 골목시장에는 다양한 먹거리들이 즐비하다. 약 300m 정도의 거리에 80여 개의 점포가 성업 중이며 각종 반찬들부터 주전부리까지 다양한 먹거리가 판매되고 있다.

골목시장 닭강정

부침개 및 튀김 등의 먹거리도 많고, 닭강정이나 뻥튀기 등 간식거리들도 눈에 띈다. 특히나 닭강정은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먹거리이다. 가까운 곳에 위치한 문화의 거리를 방문한 젊은이들은 닭강정을 먹기 위해 이곳 시장까지 찾아올 것이다. 잘 정비된 대형마트에서의 소비가 익숙한 세대가 전통시장에서 소비를 하고 시장에 익숙해지는 것에는 이러한 먹거리 아이템들의 역할이 클 것이다. 그렇게 전통시장은 다음 세대에게 자연스럽게 이어져갈 준비를 해야 한다.

골목식당 반찬가게

맞벌이 가정과 1인 가정의 증가로 다양한 반찬을 판매하는 반찬가게도 성업 중이다. 다양하고 먹음직한 반찬의 종류는 수십 가지가 된다. 작은 단위로 단일포장이 되어 있어 이것저것 여러 개를 집으면 며칠 동안 밥상이 푸짐해질 것이다.

문화의 거리

선비골 전통시장과 한블럭을 사이에 두고 나란히 뻗어 있는 골목은 흔히 젊은이들이 소비할만한 브랜드 의류나 먹거리, 카페 등이 모여 있는 ‘시내’로 통칭되는 ‘문화의 거리’다. 전통시장과는 그 결이 다소 다르지만 서로 다른 문화 콘텐츠를 융합하여 다변화된 컨버전스를 구축한 것은 아주 멋진 일이다.

랜드로바 떡볶이집

영주365시장에서 가장 유명한집은 떡볶이 집이다. 이름하여 ‘랜떡’이라는 노점인데 ‘랜드로바 떡볶이’의 약자이다. 당시 랜드로바 매장 근처에서 운영하던 가게여서 손님들이 편하게 부르던 이름이 가게 이름이 되었다. TV프로그램인 ‘생활의 달인’에도 나오는 등 영주에서는 반드시 가봐야 할 명소로 손꼽히는 집이다. 이곳에서 영업을 한 지 무려 30년이 다 되어 간다고 하니 영주에서 자란 사람들에게는 추억의 한켠을 장식하고 있는 집이다.

랜떡의 떡볶이

가판대에 놓인 커다란 판에는 뻘건 떡볶이가 조리되고 있다. 특별한 내용물은 없다. 보이는 것은 굵은 가래떡과 어묵 그리고 양배추가 전부다. 보통 떡볶이에 굵은 떡을 사용하면 푸석하거나 안쪽까지 양념이 배지 않은 괴리감을 느낄 만도 한데 전혀 그렇지 않다. 가래떡은 햅쌀만을 쓴다고 하며 매일 정미소에서 뽑아오는 가래떡으로 조리되고 있다고 한다. 고추장 소스 또한 기가 막히다. 먹어보면 생각보다 맵다는 느낌이 들텐데, 보통은 그런 매운맛은 설탕을 많이 넣어서 단맛으로 감추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랜떡은 그 매운맛이 고스란히 전해져서 개운하기까지 하다. 떡과 어묵을 섞어서 3개 1,000원에 판매를 한다. 사이드 메뉴로 물오뎅(어묵)과 튀김을 판다. 튀김은 미리 튀겨 놓아서 차갑고 눅눅한데 떡볶이 국물이 위에 토핑이 되면 절묘하게 바뀐다. 반갑자 30년의 내공이 느껴진다. 떡볶이 먹을 때 오뎅국물은 덤이다.

순대골목

영주시장의 또 하나의 명물은 순대골목이다. 골목의 규모가 크진 않지만 순대 및 곰탕집 들이 한 골목에 모여 있어서 순대 마니아들의 발걸음을 유도하고 있다. 순대는 우리 민족이 오랫동안 먹어왔던 먹거리다. 조선시대의 다양한 요리서에도 소개가 되고 있는데, 동물의 내장에 피와 각종 채소 등의 소를 넣어서 만들어 ‘한국형 소시지’라고 불리기도 한다. 보통 돼지의 내장을 많이 이용하는데 지역에 따라 명태나 오징어로 순대를 만들어 먹기도 한다. 주재료인 내장은 중금속을 해독해주는 효과가 있으며 불포화지방산인 리놀산과 다양한 비타민 등의 영양소가 포함되어 있다. 사용된 피와 간에는 철분이 많아서 빈혈 및 심장쇠약에도 좋다고 하니 영주시장에 들르면 순대골목은 필수로 들러야 할 듯하다.

선비골 동양순대의 순대국밥

가장 끝집인 동양순대집으로 들어가 본다. 식당에는 30년 전통의 수제순대의 본가라고 적혀 있어서 그 맛을 기대하게 한다. 순대는 단품으로도 판매가 되고, 국밥형태로도 판매가 된다. 머릿고기를 함께 섞어서 먹으면 좋으며, 고기의 탱탱한 식감이 아주 남다르다. 국물이 뽀얗고 잡내가 없으며, 가격 또한 6,000원으로 저렴한 편이다. 인삼의 고장 풍기를 품에 안고 있는 도시여서 국밥에는 모두 인삼이 함께 들어가나 보다. ‘인삼돼지국밥’을 주문해본다.

묵호문어집의 통문어

영주시장의 또 하나의 시그니처는 바로 문어다. 특히 선비거리에는 많은 문어집이 성업 중에 있다. 가까운 바다 도시인 묵호항 등에서 잡은 문어가 보부상들에 의해 산맥을 넘어 내륙으로 오면서 영주에서 가장 최적의 숙성을 하기 때문에 영주문어가 유명한 것이라고 한다. 특히 한 마리를 통째로 삶아 내는 통문어로 유명한데, 그 덕분에 귀한 내장 등도 같이 먹을 수 있다. 선비의 도시 영주에서 문어는 특별한 대접을 받던 식재료다. 이름에 글월 문(文)자가 들어가기도 하거니와 문어의 먹물은 먹을 대신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직도 경북 북부지역의 제사상에는 필수로 올라가는 품목이기도 하다. 문어에는 타우린이 많이 들어 있어서 피로회복에 좋고, 간의 해독작용을 도우며, 콜레스테롤 수치를 줄여준다.

어린이 그림그리기 수상작

골목시장의 한켠에는 어린이들이 그린 시장의 그림들이 전시되어 있다. 아이들의 눈으로 본 시장의 모습은 밝고 흥겹고 즐겁다. 전통시장이 마냥 오래되고 지루하고 낡은 것이 아닌 흥겨운 삶의 무대라는 것, 그리고 그 무대에는 다양한 사람들과 그들의 삶이 공존하고 있다는 것, 전통시장의 의미를 발견하고, 가치를 높이고 지속하는 것은 지금을 살아가는 세대들이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 할 소중한 자산이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이재락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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