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민생 포기한 정치인들은 국민의 대표가 될 수 없다
[데스크칼럼] 민생 포기한 정치인들은 국민의 대표가 될 수 없다
  • 이종욱 정경부장
  • 승인 2019년 05월 12일 18시 19분
  • 지면게재일 2019년 05월 13일 월요일
  •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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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욱 정경부장
이종욱 정경부장

우리나라 국회는 지난 4월 선거제 개정과 공수처법안 등 정치적 사안을 둔 패스트 트랙을 두고 사실상 개점 폐업하면서 민생을 포기해 버렸다.

패스트 트랙이란 국회법 제85조의 2에 규정된 내용으로 발의된 국회의 법안 처리가 무한정 표류하는 것을 막고, 법안의 신속처리를 위한 제도를 말한다.

‘안건 신속처리제도’라고도 하는 이 규정은 지난 2015년 5월 국회법이 개정되면서 국회선진화법의 주요 내용 중 하나로 포함됐다.

패스트 트랙 제도를 도입한 취지가 정치인들의 목적 달성을 위한 것이었다면 당연하였겠지만 국회는 국민의 뜻을 대변한 자리이지 개인의 정치적 목적을 이루기 위한 자리가 아니다.

하지만 이번 패스트 트랙의 핵심이 됐던 선거제 개혁(연동형 비례제도 도입)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신설법안은 국민의 생활과는 사실상 아무 관계가 없는 것이다.

정치인들은 이것이 마치 나라의 미래를 좌지우지할 만한 제도라고 떠들썩하지만 우리나라의 정치제도가 세계 어느 곳에 내놔도 손색이 없을 만큼 선진화돼 있는 것을 감안하면 제도상의 문제라고 하기 어렵다.

미국 대통령 선거제도는 각 주별 인구비례에 의한 직접선거로 대통령선거인단을 뽑은 뒤 이들이 대통령을 선출한다.

문제는 각 주별 대통령선거인단 선거에서 어느 특정정당이 이길 경우 모든 대통령선거인단을 가져간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각 주별 정당의 득표율과 대통령선거인단에 의한 대통령 득표율은 극과 극으로 갈라진다.

예를 들어 1980년 대통령 선거 당시 민주당 지미 카터 대통령과 공화당 로널드 레이건 후보와의 선거에서 전체 득표율에서 41.0%대 50.7%로 레이건 대통령이 9.3%p 앞서는 데 그쳤지만 대통령 선거인단 선거에서는 489(90.8%)대 49(9.2%)로 무려 10배나 차이가 났다.

1984년 선거에서는 한 발 더 나가 레이건 대통령의 득표율이 58.77%에 불과했지만 대통령 선거인단 선거에서는 525대 13으로 무려 97.5%의 득표율을 보였다.

만약 이런 미국 대통령 선거제도를 우리나라에 그대로 도입했다면 우리 정치권은 과연 어떻게 됐을까?

아마도 ‘악법 중의 악법’이라며 국회가 뒤집어 지는 것은 물론 온 나라가 시끄러웠을 것이다.

미국이란 나라가 훌륭하다는 것을 말하고 싶은 게 아니라 정치란 것은 제도상의 문제가 아니라 운영상의 묘미라는 것을 말하고 싶어서다.

또한 공수처법이나 선거제 개혁이 필요 없다는 것이 아니라 오랜 경제 침체와 경제환경의 변화로 인해 온 국민이 고통을 받고 있는 터에 민생은 뒤로하고 정치적 목적 달성을 위한 제도개선에만 목숨 걸고 있는 정치인들이 한심하다는 의미다.

5월 들어 여·야가 다시 만나 문을 열기 위한 방안을 모색한다니 다행스럽긴 하지만 언제 또 변할지 모르는 정치인들의 행태에 마음이 무겁다.

이제 국민들이 심판할 준비를 할 때라고 생각한다.

국회를 바꾸는 것은 정치인 아니라 국민이라는 것을 보여줘야 정치인들이 국민을 무서워할 줄 안다.

지금 패스트 트랙으로 난리를 피우고 있는 정치인들은 결코 국민을 위한 사람들이라 볼 수 없다.

민생을 돌보지 않고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만 생각하는 이들에게 우리의 미래를 맡겨야 할 것인지 지금부터 깊이 고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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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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