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국민을 위한 수사권조정과 경찰개혁
[특별기고] 국민을 위한 수사권조정과 경찰개혁
  • 박동균 대구한의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
  • 승인 2019년 05월 19일 16시 52분
  • 지면게재일 2019년 05월 20일 월요일
  •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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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균 대구한의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

우리나라의 형사사법 체제를 국민의 인권과 기본권을 보장하기 위한 시스템으로 고치기 위해 논의 중이다. 그동안 이에 대한 국민적, 시대적 요구가 있었지만 역대 정부들이 완결을 이루지 못했다. 이번에는 국회의 신속처리 안건으로 채택되어 보다 심층적인 논의가 이루어질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검찰 권한은 세계에서 가장 강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사권, 기소권, 수사지휘권, 영장청구권, 형 집행권 등 형사절차상 거의 모든 권한을 검찰이 갖고 있다. 미국이나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 등 그 어느 국가보다도 강력한 권한이다. 수사와 기소가 분리되어 있는 선진국가들은 원칙적으로 경찰이 독자적인 책임수사를 하고 있으며, 검사는 기소권에 의해 사후적으로 통제를 하는 구조를 채택하고 있다. 즉 미국과 영국에서는 수사는 경찰, 기소는 검찰이라는 기능 배분이 정착되어 있으며, 경찰의 독자적인 영장청구도 가능하다. 독일과 일본도 수사상 꼭 필요한 체포·압수수색 영장은 경찰이 청구할 수 있게 되어 있다. 물론 영장을 발부하는 기관은 법관이다. 이와 같이 선진국들은 검찰과 경찰, 법원이 서로를 견제하면서도 균형의 원리에 의해서 합리적인 수사구조를 채택하고 있다.

우리의 형사사법 체제도 경찰은 꼼꼼하고 책임성 있는 인권존중 수사를, 검찰은 기소와 공소유지에 전념할 수 있게 해야 한다. 현재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보면, 경찰의 수사진행 단계와 종결사건에 대한 검사의 다양한 통제장치가 설계되어 있다. 아울러, 우리나라의 형사사법 구조에서는 수사와 기소 분리가 이루어지더라도 검사의 영장 청구권에 의해 경찰수사의 송치 전 통제가 가능하다. 따라서 일각에서 제기하는 경찰 수사권의 비대화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또한, 수사권조정과 동시에 경찰은 몇 가지 개혁 작업을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

첫째, 현장 중심의 경찰이 되어야 한다. 경찰은 국민의 가장 가까운 곳에서 국민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형사사법기관이다. 파출소, 지구대 등 민생현장에서 순찰을 강화하고, 범죄예방에 힘써야 한다. 지역주민과 밀착된 치안행정을 전개해야 한다는 뜻이다. 경찰청, 지방경찰청, 경찰서의 기획 및 행정인력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현장에 많은 인력을 배치해야 한다.

둘째, 경찰은 철저하게 정치적으로 중립을 지켜야 한다. 경찰은 직업공무원으로서 오로지 치안에만 집중해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경찰의 치안정보 수집은 범죄와 테러, 각종 위기상황 등 국민안전과 관련된 정보에 한정되어야 한다. 우리 주위에는 안전을 위협하는 다양한 요인들이 많다. 최근 진주방화 살인사건에서 확인된 것처럼 치료받지 않는 조현병 환자, 불법체류 외국인, 각종 마약사범, 조직폭력배, 기타 사회 불만세력 등 외로운 늑대의 묻지마 범죄와 테러 정보수집에 신경을 써야 한다. 대한민국이 세계에서 가장 치안이 좋은 국가로 자리매김한 것도 경찰의 치안정보가 기여하는 바가 크다. 반면에 정치관여 정보, 국민 인권과 프라이버시를 위협하는 불법적인 사찰행위는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

끝으로, 현재 정부는 자치경찰제를 올해 서울과 세종, 제주 등 5개 시도에서 시범적으로 실시하고, 문 대통령 임기 내 전국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자치경찰제 시행에 있어 제일 중요한 것은 치안의 안정성이다. 자치경찰이 도입되면서 치안력이 오히려 나빠져서는 안 된다. 국가경찰과의 협업 시스템, 지역재정력에 차이에 따른 치안 불균형 문제, 지역인사의 청탁 또는 유착문제 등 자치경찰제의 성공을 위한 다양하고 꼼꼼한 안전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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