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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
한 사람
  • 조재훈
  • 승인 2019년 05월 21일 16시 07분
  • 지면게재일 2019년 05월 22일 수요일
  • 1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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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을
불러볼 수 있다는 것은
고향이 아직 있다는 거다.

연둣빛 의자에 앉아서
건너다보는 눈빛,

건널 수 없는
겨울강(江)이다.

목숨에 목숨을 포개려는
철없는 불꽃은
눈 속에서만 탈 뿐,

너라고 부르고 싶은
날이 있다.

한 사람을 불러도
만날 수 없다는 것은
내가 아직 살아 있다는 거다.

<감상> 불러볼 수 있는 한 사람이 존재한다면 돌아갈 수 있는 본향(本鄕)이 아직 있다는 뜻일 게다. 연두빛 의자에 앉으면 산 아래에서 꼭대기로 번져가는 초록을 볼 수 있다는 것, 건너다보는 눈빛이 간절하면 언젠가 초록이 한빛으로 물들어 간다는 것, 초록 안에 이미 초록을 품어왔으므로 겨울강(江)도 건널 수 있다는 것, 목숨 다하도록 부르고 싶은 이름을 철없이 부르고 싶은 것, 단 한 사람을 불러도 만날 수 없다 걸 알면서도 이런 희망을 가지는 나, 아직 살아 있다는 증거다. <시인 손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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