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를 네번이나 뽑아준 곳…절대 손쉬운 길로 안 간다"
한국당 후보 공천에 영향줄듯

유승민 국회의원.
내년 총선을 앞두고 대구 동구지역 선거판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개혁 중도보수’를 표방하며 젊은층은 물론 전국적인 인지도를 갖고 있는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이 내년 총선에서도 현재의 지역구인 대구 동구을 출마를 천명했기 때문이다.

유 의원은 이날 경북대에서 강연을 마치고 취재진과 만나 “저는 동구을을 떠나본 적이 없고, 어려운 길로 간다”며 “절대 손쉬운 길로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게 동구을은 어려운 지역”이라며 “저를 네 번이나 뽑아준 대구시민께 정당이든 지역구든 쉽고 편한 곳을 찾는 정치를 하지 않고 제일 어려운 길로 가겠다”고 밝혔다.

유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옛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을 탈당하면서 지역 일부 유권자들 사이에서 ‘배신자’란 소리를 들었다. 이 때문에 바른미래당 일부에선 유 의원이 내년 총선 때 서울로 지역구를 옮겨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하지만 이날 유 의원이 지역(대구)에서 유권자들에게 한 번 더 신임을 묻겠다며 5선 도전 의지를 밝히면서 동구을 선거판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유 의원의 동구을 출마는 당장 한국당 후보의 공천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국당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규환 의원(비례대표)은 지역 연고가 없는 데다 조직 체계도 아직은 미비한 상태로 알려져 향후 거물급 인사의 전략공천 가능성도 점쳐진다.

여기에 현재 대구 동구지역은 한국당 소속 지방의원(시의원 2명 구의원 3명)들이 무더기로 선거법 위반 혐의로 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어 상황에 따라서는 내년 총선에서 보궐선거가 함께 치러질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동구을 지역구는 벌써 지난 지방선거에서 탈락한 바른미래당 후보들이 재선거를 대비해 밑바닥을 다지면서 한국당과 민주당 후보와의 한판 대결을 벼르고 있다.

또, 유 의원의 지역구 인근 동구갑 역시 현역인 한국당 정종섭 의원이 지역위원장에 탈락하고 바른미래당 소속이었던 류성걸 전 의원이 지역위원장으로 뽑히면서 복당 문제가 불거져 공석인 상태여서 이곳 역시 예측이 불가능한 지역으로 뽑힌다.

따라서 동구지역은 갑·을 지역구 모두 각 당 후보의 공천과 맞물려 선거 풍향계가 어디로 향할지 몰라 총선이 다가올수록 선거판은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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