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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진료실] ‘외상성 척수 손상’ 적신호
[따뜻한 진료실] ‘외상성 척수 손상’ 적신호
  • 양중원 에스포항병원 신경외과 전문의
  • 승인 2019년 06월 11일 16시 47분
  • 지면게재일 2019년 06월 12일 수요일
  • 11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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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중원 에스포항병원 신경외과 전문의
양중원 에스포항병원 신경외과 전문의

최근에 음주 후 생긴 양쪽 팔의 심한 통증과 저림, 양손의 어둔함을 호소하는 환자가 병원을 찾았다.

경추 MRI와 CT 촬영으로 검사를 해보니 목에 가해진 외상으로 의해 척수가 손상된 흔적들이 관찰됐다.

척수의 중심에 양쪽 팔로 이어지는 신경 회로가 있는데, 이 부분이 손상되면서 양쪽 팔과 손에 문제가 생겼다.

이 환자는 원래 다발성 디스크와 골화된 후종인대로 인해 신경관이 좁아지면서 척수가 오랫동안 압박돼 왔는데, 목에 외상을 받자마자 척수가 손상되면서 증상이 나타난 것이다.

손상된 신경의 부종을 가라앉히고 증상을 완화시키기 위해서 고용량의 스테로이드 주사를 맞고 강력한 마약성 진통제를 먹으며 재활 치료를 받으면 어느 정도 회복되지만, 신경학적 증상이 없는 정상 단계로 회복하기까지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런 치료들은 증상만 회복시킬 뿐 근본적인 치료가 되지는 못한다.

원인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로 중증 외상에 노출될 경우, 척수가 심하게 손상돼 팔다리에 극심한 통증과 저림 및 마비가 생길 수 있다.

다행히 이 환자의 경우 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후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기 위해 수술을 받았고, 이후 척수 손상의 위험성이 사라졌다.

다발성 경추디스크, 후종인대 골화증, 황색인대 골화증 등은 경추 신경관을 좁게 만드는 대표적인 질환들이다.

경추 디스크의 경우 목 통증, 팔 저림 및 통증 등의 증상이 나타나지만, 안타깝게도 후종인대 골화증이나 황색인대 골화증은 척수가 심하게 눌리기 전까지는 아무런 증상이 없다.

척수가 외상없이 장시간 동안 천천히 눌리면 정상적인 목 움직임에도 척수의 손상과 혈액 순환 장애가 생긴다.

처음에는 양쪽 다리의 힘이 빠져서 계단을 내려오기가 힘들거나 걸을 때 주저앉게 된다.

점차 손도 어둔해져서 젓가락질이나 글씨 쓰기가 안 되고 결국에는 다리가 뻣뻣해져 걷기 힘들고 소변조절마저 어려워진다.

만약 위와 같은 만성적인 경과가 외상에 의한 척수 손상을 입기 전에 나타난다면 대부분 증상이 심해지기 전에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을 수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그렇다면 아직 척수가 심하게 눌리지 않아 신경학적 증상이 없는 단계에서 경추외상에 의한 척수 손상을 미리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후종인대골화증이나 황색인대골화증은 반드시 목디스크와 함께 존재하기 때문에, 환자들은 한두 번이라도 가벼운 목 통증을 느끼게 된다.

이때 가벼운 증상을 대수롭게 여기지 않고 경추 CT를 찍어보면 후종인대 및 황색인대, 다발성 디스크 등에 의해 신경관이 좁아진 정도를 쉽게 확인할 수 있고, 외상 후 척수 손상이 생길지를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또한, 경추 MRI 촬영을 통해 눌려 있는 척수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척수 손상 가능성이 높을 경우 신경관을 넓혀주는 수술을 받음으로써 언제 생길지 모르는 외상으로 척수가 손상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팔다리가 마비돼 걷지 못하고, 대소변 조절이 힘들어지는 등 척수 손상으로 삶이 송두리째 바뀌는 상황을 예방할 수 있는 셈이다.

한번 좁아진 신경관은 다시 넓혀주더라도 회복의 가능성이 아주 낮으며 여생을 휠체어에 의지해야 한다.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미리 예방하지 않는다면 소 잃고 외양간도 못 고치는 것과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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