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쟁 장기화 땐 부품조달난으로 생산차질 우려 고조
장세용 시장 "대책마련 TF팀 구성…기업 지원 총력"

2일 일본 정부의 반도체 및 OLED 관련 주요 소재 한국 수출 규제에 대한 구미시 긴급 대책회의가 열리고 있다. 구미시

일본 정부의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강화가 파국까지 치닫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일본 정부가 대상 품목의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는 일본 현지 언론의 보도가 나오면서 구미 공단 입주 기업들의 우려 또한 깊어지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는 전 세계 시장에서 삼성, SK, LG 등 한국 기업들의 점유율이 절대적으로 높아 LG와 삼성 등 대기업 의존도가 높은 구미경제에까지 도미노 피해가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구미에서 전기, 전자 등 IT 산업은 전제 산업의 30%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크다.

일본 정부는 4일부터 한국으로 수출하는 반도체 및 OLED 관련 주요 소재에 대한 신고 절차를 강화한다고 발표했다.

리지스트와 에칭 가스(반도체 제조용 소재) 및 OLED 디스플레이용 재료인 플루오린폴리이미드 총 3개 품목에 대한 수출 절차 간소화 등 우대조치를 폐지하는 것으로 앞으로 3개 품목에 대해서는 계약 건별로 수출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일본 정부가 지난 1일 한국으로의 수출관리 규정을 개정해 스마트폰 및 TV에 사용되는 반도체 등의 제조 과정에 필요한 3개 품목의 수출규제를 강화에 이은 후속 조치 가능성을 예상한 것이다.

3일 업계 등에 따르면 일본 정부의 관련 발표가 나온 이후 해외 전자제품 생산업체들에 비공식적으로 국내 반도체, 디스플레이 업체에 “실제로 생산라인 가동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문의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가 추정한 2017년 기준 반도체 소재의 국산화율은 50.3%인데, 올해도 그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IBK경제연구소가 지난 4월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반도체 산업은 고사양 메모리반도체 생산을 주력으로 하고 있어서 보다 앞선 기술 소재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다.

구미 기업들은 벙어리 냉가슴 앓듯 속만 타들어 가고 있다.

파국까지 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한 가운데서도 사태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국가 간의 일이라 좀처럼 내색을 하지 못하고 있다.

구미상공회의소에 따르면 A 업체는 일본이 이번에 규제를 발표한 세 소재를 모두 사용하지만, 중국과 미국 등으로 수입국을 다변화했고 리지스트를 사용하는 B 업체도 일본 수입이 어려우면 다른 나라에서 수입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C와 D 업체는 파국으로 가지는 않으리라고 예상하며 국가 간의 일이라며 말을 아끼고 있다.

하지만 네 업체 모두 사태 장기화에 대해서는 우려했다.

지난 2일 구미시청에서 열린 대책회의에서도 수출 다변화 및 재고 보유로 당장은 생산에 차질이 없지만, 사태 장기화에 대한 걱정이 제기됐다.

장세용 구미시장은 “사태의 장기화를 대비해 관계기관과 TF팀을 구성할 것”이라며“피해접수 창구 운영 등 대비책을 마련하고 피해 기업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지원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리지스트는 반도체 공정에서 빛을 인식하는 감광재이며 에칭 가스(고순도 불화수소)는 반도체 회로를 식각(에칭)할 때 사용되는 소재다. 플루오린폴리이미드는 불소처리를 통해 열 안정성을 강화한 필름으로 OLED 제조에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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