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행정심판위, 현대제철 '집행정지 신청인용'…포스코 등 철강업계 일단 한숨 돌려
중앙행정심판위, 현대제철 '집행정지 신청인용'…포스코 등 철강업계 일단 한숨 돌려
  • 이종욱 기자
  • 승인 2019년 07월 10일 20시 01분
  • 지면게재일 2019년 07월 11일 목요일
  • 3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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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민관협의체 8월까지 합리적인 결과 기대
지자체, '블리더 개방' 법 적용절차 문제도 지적도
 현대제철이 당진제철소의 환경문제 야기에 대해 지난달 12일 사과했다. 사진은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정문.연합

중앙행정심판위원회(이하 중앙행심위)가 지난 9일 제철소 고로 안전밸브(블리더)개방과 관련 현대제철 측이 제출한 ‘조업정지 행정처분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국내 제철업계가 일단 숨을 돌렸다.

국내 제철업계는 지난 2월 포스코 광양제철소 고로에서 배출되는 연기를 촬영한 동영상이 유포된 이후 환경단체의 고발과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현장 확인을 통해 대기환경보전법 위반혐의로 조업정지 행정처분 조치에 들어갔다.

먼저 전남도가 지난 4월 24일 포스코 광양제철소에 대해 조업정지 처분에 따른 사전 통보를 하자 포스코는 업체 측의 입장을 설명하기 위해 청문을 요청했다.

이어 충남도가 지난 5월 2일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 대한 합동점검을 한 뒤 같은 달 16일 조업정지 10일 행정처분(7월 15일부터 10일간)사전통지를 한 뒤 30일 조업정지 행정처분을 내렸다.

또 경북도 역시 지난 5월 27일 포스코 포항제철소에 대해 같은 혐의로 조업정지 10일 행정처분 사전통지 및 의견제출을 통보했다.

이처럼 국내 3개 제철소의 고로 블리더에 대해 행정처분 또는 행정처분 사전통지가 내려지면서 철강업계 전체가 발칵 뒤집어 졌다.

한국철강협회와 양대 제철소는 “조업정지 10일 처분이 내려질 경우 고로 특성상 굳어버린 쇳물을 걷어내고 재가동하는 데 최소 3개월에서 최대 6개월 이상 소요되며, 그 피해규모가 10조원에 이를 것”이라며 조업정지처분에 대한 철강업계의 입장을 호소하고 나섰다.

특히 현행 고로기술 상 블리더를 개방하지 않고 정비작업을 할 수 있는 기술이 없는 상황이어서 조업정지 처분을 받은 뒤에도 또 다시 같은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사실상 제철산업을 중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방자치단체들도 법 적용절차에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지방자치단체들은 고로 블리더와 관련 대기환경보전법 제31조(배출시설과 방지시설의 운영)1항의 2(방지시설을 거치지 아니하거나 오염도를 낮추기 위하여 배출시설에서 나오는 오염물질에 공기를 섞어 배출하는 행위)규정을 적용해 행정처분 조치에 들어갔다.

그러나 같은 조문의 ‘다만, 화재나 폭발 등의 사고를 예방할 필요가 있어 시·도지사가 인정하는 경우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라는 단서규정이 있어 지방자치단체와 업계 간 법적 해석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같은 법 33조(개선 명령)과 34조(조업정지 명령 등)에 따르면 조업 중인 배출시설에서 오염물질 정도가 배출허용기준을 초과한다고 인정하면 먼저 개선명령을 내린 뒤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조업정지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돼 있다.

다만 대기오염으로 인해 주민 건강상·환경상의 피해가 급박하다고 인정될 때 즉시 조업정지 등의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도록 해 놓았다.

하지만 자치단체들은 이번 행정처분과 관련 고로 블리더 개방 시 배출되는 오염물질에 대한 조사조차 하지 않은 데다 개선명령 없이 바로 행정처분 조치 또는 사전통지를 했기 때문에 이 역시 법리해석에 논란의 여지가 있는 상태다.

이런 가운데 중앙행심위가 현대제철이 제출한 조업정지 행정처분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임으로써 향후 심의과정에서 제철업계의 상황과 입장을 보다 상세하게 밝힐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하지만 중앙행심위가 신청을 받아들였다고 해서 긍정적인 답이 나올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충남도는 “현대제철의 블리더 개방은 명백한 위법 행위라는 사실엔 변함이 없으며, 집행정지가 받아들여진 것은 중대한 손해를 막기 위한 임시적인 구제 수단일 뿐”이라고 전제한 뒤 “기업의 경제적 자유가 도민의 건강과 안전보다 우선시 될 수 없으므로 조업정지 처분의 타당성을 본안에서 입증하기 위해 행정력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고로 블리더 개방 문제는 지방자치단체나 철강업계의 손을 다소 떠나 있다.

환경부는 고로 블리더 개방문제로 인해 지방자치단체와 철강업계의 의견이 갈리자 지난 6월 고로 블리더 개방에 따른 오염물질 배출 문제 및 산업계 피해 우려 등을 합리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민관으로 구성된 협의체를 구성, 오는 8월 말까지 시한부로 활동에 들어갔다.

민관협의체는 오는 8월 말까지 △고로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의 종류와 실제 배출량 조사 △일본·유럽 등 해외제철소 운영 현황 및 현지 법령 조사 △블리더 개방 시 오염물질 저감기술이 없다는 철강업계 주장 검증 및 제도개선 방안 마련에 나선다.

즉 오는 8월 말까지 운영되는 민관협의체가 어떤 결론을 내릴지에 따라 이번 고로 블리더 개방 사태와 관련한 법적 상황이 정리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 역시 “중앙행심위가 현대제철의 신청을 받아들여 다소 긍정적 분위기가 형성되는 것 같지만 민관협의체에서 합리적인 결과를 도출해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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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정치, 경제, 스포츠 데스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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