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닭 대신 장어·전복 등 매출 늘어…가격 저렴한 간편식 선보여

초복을 이틀앞둔 11일 오후 경북 상주시 초산동 ‘올품’닭고기 전문가공공장에서 직원들이 바쁜 일손을 놀리고 있다. 닭고기 시장 점유율이 전국10%(경북 25%)를 차지하는 ‘올품’은 가장 위생적이며 현대적인 가공업체로 전국2위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이은성 기자 sky@kyongbuk.com
#주부 박후자(63)씨는 복날을 앞두고 지역 마트에 들러 닭 대신 문어와 전복 등을 장바구니에 담았다.

박 씨는 “닭이야, 치킨이나 닭볶음탕 등으로 자주 먹을 수 있지 않냐”면서 “돌문어나 전복, 장어 등 귀한 식재료는 초복맞이 행사할 때 구입해서 가족 건강을 챙겨 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씨는 이날 돌문어 100g에 2480원, 작은 전복 10마리 9980원, 바다장어 4마리 8900원, 생닭 1마리 4300원에 구입했다.

#워킹맘 전경희(37)씨는 복달임음식으로 가정간편식(HMR) 삼계탕을 모바일로 주문했다.

생닭을 사 직접 백숙을 끓여주기는 번거롭고, 식당에서 판매하는 삼계탕 가격은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전 씨는 “얼마 전 유명 식당에 갔는데, 황제탕 大자는 9만원, 삼계탕 한 그릇은 1만4000원이나 하더라”면서 “식구도 몇 명 안되고, 외식을 하면 목돈이 들기 때문에 간편식으로 저렴하고 편하게 먹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더위 첫 고비인 초복(12일)을 앞두고 유통업계가 다양한 보양식 할인전에 돌입했다.

유통 업계가 내놓은 보양식을 살펴보니 ‘프리미엄’과 ‘간편식’이 대세를 이뤘다. 삼계탕 대신 프리미엄 보양식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 점을 고려해 내놓은 장어·전복·민어회부터 혼자서도 간편하게 먹는 가정간편식이나 편의점 도시락까지 가격도 재료도 다양해졌다.

△프리미엄 보양식.

이마트 김천점은 11일부터 17일까지 조선 시대 왕실에 진상하던 국내산 무태장어와 민어회, 전복 등을 최대 40%가량 저렴하게 선보였다.

실제 이마트가 지난 2년간 전국 7∼8월 보양식 매출을 분석한 결과, 전통 보양식 재료인 생닭 매출 비중은 감소한 반면 장어와 전복, 민어 등의 비중은 증가했다고 밝혔다.

전체 보양식 매출 중 전복이 차지하는 구성비는 2017년 여름 23.2%에서 지난해 여름 25.6%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장어도 17.2%에서 21.4%, 민어회는 2.1%에서 3.5%로 각각 늘어났다.

그러나 백숙용 생닭 비중은 51.6%에서 45.6%로 감소한 것으로 이마트는 분석했다.

롯데백화점 포항점 지하 1층 식품관에서는 12일부터 14일까지 ‘초복맞이 원기 회복 상품전’을 진행한다.

완도활전복 4마리 9900원, 냉동민어 1마리 2만원, 민물장어 1박스 3만4900원 등 프리미엄 보양식을 내놨다.

탑마트 포항 우현점은 수목돌풍과 함께 보양식 행사에 들어갔다. 민물장어, 전복, 돌문어, 생닭 등을 시중가격보다 저렴하게 판매했다.

롯데마트 대구율하점도 11일부터 일주일간 전복, 백숙용 닭 등 국산 보양식 기획전에 돌입했다.

이 기간 롯데마트는 전 점에서 완도 전복 20만 마리(15t) 물량을 시세보다 20% 저렴하게 판매한다.

이 전복은 스마트 계류장에서 산소량, 온도 등을 자동 제어했고 신선도가 유지되도록 콜드체인으로 전국으로 배송한 제품이라고 롯데마트는 설명했다.

GS샵은 인터넷과 모바일 몰에서 여름철 대표 보양식으로 꼽히는 장어와 삼계탕, 전복, 민어, 낙지 등 170여개 상품을 모은 보양식 대전을 연다.

완도 앞바다에서 자란 활전복을 산소 포장해 집 앞까지 배달해주고, 영광 민물장어는 평일 오전 9시 반 이전, 통영 바닷장어는 오전 8시 반 이전에 주문하면 당일 발송 서비스를 제공한다.

△저렴하고 간편한 HMR.

1인 가구·핵가족이 증가하면서 혼밥을 하는 이들이 늘고, 고공행진하는 외식물가에 지친 소비자들이 싸고 편리한 HMR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여름 대표 과일인 수박 역시 작은 사이즈로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일명 ‘애플수박’ ‘복수박’이 새로운 주자로 나섰다.

롯데백화점 포항점에서는 ‘애플수박(1㎏)’ 2통에 1만원으로 판매하고, 탑마트 우현점에서는 복수박 한통에 5500~6500원 선에 내놨다.

이마트는 삼계탕을 직접 조리하지 않고 간편식을 찾는 수요도 늘고 있는 점을 고려해 자사 브랜드인 ‘피코크 삼계탕’ 제품을 최대 20% 할인해 판매한다.

닭 한 마리를 넣은 ‘어메이징 닭칼국수’도 새로 선보인다. 이 제품은 물만 붓고 끓이면 먹을 수 있는 초간편 밀 키트 상품으로, 시중에 판매되는 닭 한 마리보다 20%가량 저렴하다.

롯데마트도 1인 가구와 맞벌이 가구 등을 위한 레토르트 보양식 상품 10종을 할인 판매한다.

이 밖에도 편의점 이마트24에서는 초복(12일)과 중복(22일), 말복(8월11일) 당일에 민물장어덮밥과 삼계전복 삼각김밥, 냉모밀 등을 반값에 판매한다.

한편, 외식가격은 매달 오르는 추세다.

한국소비자원의 가격정보 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5월 삼계탕 외식가격은 대구 1만3333원, 경북 1만2615원으로 전년도 1만3000원, 1만2000원에 비해 올랐다.

참가격 기준 전국 외식 매장에서 판매하는 삼계탕 평균가격이 지난 5월 기준 1만3285원인 반면 CJ·오뚜기·하림·풀무원·피코크 등 국내 대형 업체에서 판매 중인 간편식 삼계탕 가격은 6980원~8980원으로 절반가량에 불과했다.

남현정 기자
남현정 기자 nhj@kyongbuk.com

사회 2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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