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국토부, 비닐온실 재산 가치 인정하는 전향적인 대책 마련해야
[기고] 국토부, 비닐온실 재산 가치 인정하는 전향적인 대책 마련해야
  • 김인수 영농조합법인 플랜티 유니온 대표
  • 승인 2019년 07월 21일 15시 24분
  • 지면게재일 2019년 07월 22일 월요일
  •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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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수 영농조합법인 플랜티 유니온 대표
김인수 영농조합법인 플랜티 유니온 대표

스마트팜과 이에 걸맞은 규모화·단지화는 농업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유력한 대안으로 거론된다. 상주에 스마트팜 혁신밸리가 들어서는 등 경북에도 이러한 징후가 뚜렷하다. 내가 살고 있는 경주는 도내 토마토 생산량 1위로 스마트팜이 설치된 대규모 연동형 비닐온실이 계속 늘어나면서 경쟁력을 더욱 키우고 있다. 농민과 정책이 호응하며 지역 농업에 규모화, 집단화, 첨단화의 바람을 불어넣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앞장섰던 지역 농민들이 근래 크게 반겼던 ‘규제개혁’이 있었다. 지난 4월 농림축산식품부가 법원행정처와 지속적인 협의를 거쳐 농업용 비닐온실도 소유권 보존등기를 신청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던 일이다.

최근의 농업용 고정식 비닐온실은 구조나 투자비용 측면에서 유리온실과 다를 바 없다. 한국농업시설협회에 따르면 연동형 비닐온실의 설치비는 평당 50만 원에 달한다. 1㏊ 규모의 비닐온실을 지으려면 15억 원이라는 막대한 자금을 들여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그간 단지 재질이 비닐이라는 이유만으로 유리온실과 달리 부동산 가치를 인정받지 못했다. 비닐온실의 경제적 가치를 인정해달라는 농민들의 요구는 이미 십 수년 전부터 제기됐고, 뒤늦게나마 현실을 반영한 조치였기에 반가운 마음뿐이었다.

그러나 환영과 기대는 금세 실망과 낙담으로 바뀌었다. 유권해석이 나온 3월 이전에 지어진 비닐온실은 사실상 제외됐기 때문이었다. 등기를 하려면 신고가 앞서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는 게 핵심이다. 농민들은 황당할 수 밖에 없었다. 당시에는 등기능력이 없는 건축물이라 신고를 할 의무도, 필요도 없었는데 이제 와서 그 신고 여부를 따지는 형국이기 때문이었다. 농식품부는 이번 규제개선의 요건을 충족하는 비닐온실이 전국 2만1,283㏊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는데, 단언컨대 이들 중 가설건축물 신고를 마친 사례는 극히 드물 것이다.

유일한 방법은 강제이행금을 내는 건데, 그 액수가 3,300㎡당 4천~4,500만 원 선으로 몇 년간의 수입을 오롯이 모아야 겨우 마련할 수 있는 수준이다. 온실을 짓느라 쓴 대출금 상환만으로도 빠듯한데, 수 천만 원에서 수 억 원대에 이르는 징벌적 성격의 ‘벌금’을 감당할 농가가 과연 얼마나 되겠는가.

현실을 따라가지 못했던 법이 뒤늦게 바뀌었으나 바로 그 개선을 이끌어 낸 선도농업인과 그들의 시설은 포함하지 않겠다는 얘기다. 아울러 농촌과 농업 활성화의 주역인 시설물들을 결국 ‘불법’으로 규정한다는 얘기나 다를 바 없다.

주무부처인 농식품부는 이에 대해 공감하지만 관련 법령은 국토교통부의 소관이라며 공을 떠넘기고 지자체 역시 상급기관인 국교부의 별도 지침이 마련되지 않아 어쩔 수 없다며 “등기를 하려면 강제이행금을 감수하라”는 원론적 답변만을 되풀이하고 있다.

무엇보다 실망스러운 것은 국교부의 소극적인 행정이다. 국민신문고 등 여러 경로를 통해서 현장의 목소리와 제안을 전했지만 국교부로부터 책임 있는 답변은커녕 개략적인 안내조차 들을 수 없었다. 어렵사리 연결된 국교부 관계자는 기본적인 내용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국교부는 농식품부와 법원행정처가 오랜 시간 머리를 맞대고 내놓은 결론을 적극적으로 검토해 혼선을 방지해주길 바란다. 농업 현장을 들여다보고 비용 면제나 감경, 한시적 예외 방안 등 전향적인 정책을 통해 영세한 농가들의 부담을 덜어주길 바란다. 원칙론에 매몰돼 농업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 온 농가를 ‘불법’으로 규정하지 말고 계속해서 힘을 낼 수 있도록 보완해주길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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