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8년 박태주 명예회장과 인연, 포항·광양제철소 건설 주역
삼성중공업·삼성그룹 임원 역임
1932년 경주에서 출생한 장 전 회장은 경북고·서울대 금속학과를 졸업한 뒤 대한중석에 입사해 11년간 근무하면서 고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과 인연을 맺었다.
1968년 고 박 명예회장의 권유로 포항제철 창립멤버가 된 장 전 회장은 ‘실패하면 모두 영일만에 빠져 죽자’는 각오로 포항제철소 건설에 나서 글로벌 철강기업인 포스코의 토대를 닦는 데 힘을 쏟았다.
그는 기획실장·설비기술본부 부본부장·판매/인사담당 상무를 역임한 뒤 1983년 포항제철 도쿄사무소장으로 부임한 뒤 광양제철소 건립과정에서 신일본제철의 협력을 이끌어 내는 등 광양만 기적에도 주역을 맡았다.
그는 삼성그룹 창업주 고 이병철 회장과 고 박태준 명예회장을 연결하는 메신저가 되기도 했다.
이병철 회장은 장 전 회장의 아버지 장영모 전 국회의원(5대)과 대구에서 양조장 사업을 함께 했던 인연을 맺고 있었으며, 이 회장은 광양제철소 건설과정에서 일본철강업계의 지원을 받아내는 데 큰 힘을 보탰다.
당시 일본철강업계는 자신들의 지원으로 만든 포항제철이 일본 철강시장을 잠식하고 있다는 인식이 팽배해 지원받기가 쉽지 않았다.
이병철 회장의 지원을 받은 장 전 회장은 신일본제철을 설득한 끝에 일본 철강업계의 협력을 이끌어 냈고, 결국 광양제철소를 건설할 수 있었다.
장 전 회장은 이 인연으로 1984년 삼성중공업으로 자리를 옮겨 기계·특수부문 부사장과 사장, 1989년 삼성그룹 일본 총괄 사장을 맡기도 했다.
삼성중공업은 광양제철소 설비 제작과 설치공사에 참여해 삼성과 포스코 간 상생협력 모델이 됐다.
이후 1991년 포항제철로 다시 돌아온 장 전 회장은 사장 대우와 회장 특별보좌역으로 근무하다 1994년 고려제강고문, 1999년 포스코경영연구소 회장으로 취임해 4년간 근무했었다.
고인은 지난해 3월 26일 포스코 창립 50주년 행사의 일환으로 서울 포스코센터에서 마련된 창립멤버 초청만찬에 참석해 ‘포스코가 세계 최강의 제철소가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으며, 그렇게 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9일 오전 9시, 장지는 충남 천안시 천안공원묘원이다.
유족으로는 아들 장재철 에이엠피컴퍼니 대표와 딸 현주·은영·혜령 씨, 사위 김찬식 벽산 부사장과 박상욱 서울대 자연대 교수 등이 있다.
연락처 02-3410-6912.
한편 장경환 전 회장의 별세로, 포스코 창립멤버 34명 중 황경노 제2대 회장을 비롯한 12명만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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