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산 식재료 쓰지도 않는데…조사에 협박까지 답답하고 황당

7월 6일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 이후 일본 주류 불매를 선언한 대형 현수막을 내건 대구 수성구 황금동 대형 횟집 ‘금강회초밥’ 건물(사진 왼쪽)에 최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얼굴이 빠진 새로운 현수막이 나붙어 관심을 끌고 있다. 박영제 기자

지난 6일 저녁 대구 수성구 황금동에 있는 대형 횟집인 ‘금강회초밥’에 수성구청 식품위생과 직원이 들이닥쳤다. "일본산 식재료를 쓰지 않겠다고 홍보해놓고 국물을 내는 다랑어포를 일본산으로 사용하고 있다. 허위 과장광고에 대해 단속해달라"는 민원이 사흘 전 구청 당직실로 접수된 데 따른 조치다. 위생과 직원이 확인한 결과, 다랑어포는 인도네시아산으로 밝혀졌다. 조인호 금강회초밥 대표는 "황당하기만 하다"며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대형 현수막을 내걸었을 뿐인데 상상하지도 못한 일이 벌어져 안타깝기만 하다"고 하소연했다. 특히 "최근에는 40대 여성이 전화해서 다짜고짜 ‘현수막을 떼지 않으면 금강회초밥에 대해 불매운동을 하겠다’며 협박 아닌 협박도 했다"고 털어놨다. 

7월 6일 금강회초밥 건물 전면에 내건 대형 현수막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다. 

조 대표는 이날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캐리커처를 주목으로 때리는 그림과 함께 ‘OUT’이라는 단어를 넣은 현수막을 내걸었다. ‘2019년 7월 6일부로 일본 정부의 경제보복에 맞서 일본 주류 판매를 전면 중지합니다’라는 문구도 새겨넣었다. 

조 대표는 "사드 때문에 중국에 보복당한 데 이어 일본에까지 또 보복을 당하는 상황이 답답하기만 했다. 일본산 식재료를 쓰지 않는 일식집 식당 운영자로서 동참할 방법이 일본 주류를 판매 중단밖에 없어서 현수막을 내걸었다"며 "최선이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아베 신조의 캐리커처가 들어간 현수막도 바꿔야 했다. 원작자가 직접 전화를 걸어 "내 작품이 일본제품 불매운동 같은 곳에 사용되는 게 싫다"며 현수막에서 뺄 것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보이콧 재팬’이라는 문구와 함께 일장기가 들어간 ‘NO’라는 문구로 바꿔 달았다. 

조 대표는 "일본 술을 팔지 않겠다는 현수막을 내건 이후 엄지를 치켜들어 주거나 속이 시원하다면서 박수 쳐주는 단골손님들이 많아서 오히려 힘이 더 난다"며 "아베 신조가 잘못을 반성하고 사과할 때까지 현수막을 지켜나갈 것"이라고 했다. 

배준수 기자
배준수 기자 baepro@kyongbuk.com

법조, 건설 및 부동산, 의료, 유통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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