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 내홍에 분당 초읽기…평화당 비당권파 10명 탈당
나경원 "유승민 한국당 오라"…친박 "배신자 못 받아드린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21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8개월여 앞두고 야당을 중심으로 보수통합론과 제3지대 신당론 등 정계개편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나경원 원내대표가 유승민을 의원을 직접 지목하며 러브콜을 보냈고, 바른미래당은 내부 갈등 심화로 분당이 초읽기에 들어간 상황이다.

여기에 민주평화당은 비당권파로 분류된 현역 의원 10명이 8일 집단 탈당을 선언하면서 정치권의 이합집산(離合集散)이 본격 시작됐다.

먼저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전날(7일)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평소 유 의원과 통합을 안 하면 당의 미래가 없다고 생각해 왔다”며 “보수통합의 길, 우파의 가치를 같이할 수 있는 모든 분들이 함께하는 것이 대한민국을 위한 길”이라며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을 콕 집어 러브콜을 보냈다.

이와 관련 ‘한국당과의 통합은 없다’고 강조해온 유승민 의원은 기자들에게 “전혀 드릴 말씀 없다, 접촉한 적도 없다”고 나 원내대표의 말에 선을 그었다.

하지만 한국당의 중도 확장을 주장하는 수도권 의원들은 유 의원이 ‘친박 프레임’으로부터 자유롭고, 시장만능주의를 비판하는 등 개혁 노선을 걸어왔다는 점에서 당의 강성 보수 색채를 덜어내는 데 도움이 된다며 반기는 분위기다.

반면, 친박계 의원들을 비롯한 경북·대구지역 일부 보수층 민심은 유 의원에 대해 ‘배신자’ ,‘당을 깬 장본인’이라는 프레임이 강해 나 원내대표의 독단적 주장에 비판하는 기류가 적지 않다. 특히, 친박계 의원들이 당 지도부에 포진한 탓에 바른미래당과의 통합이 추진력을 받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 같은 논란에 바른미래당은 나 원내대표가 당을 갈라놓으려고 집요하게 따라다니며 스토커 노릇을 한다고 비판하고 있다.

당권싸움을 벌이고 있는 손학규 대표는 유승민 의원을 중심으로 옛 새누리당 출신들이 자신을 흔들고 있다고 의심하며 “바른정당계 의원들이 한국당으로 갈 것“이라며 공세를 강화하면서 당 내분은 점점 확산 되는 상황이다.

특히 민주평화당은 비당권파로 구성된 ‘대안정치연대’가 8일 집단 탈당을 선언하며 정계개편의 시동을 걸었다. 현역 의원만 10명이다.

대안정치연대 소속 유성엽 평화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브리핑을 통해 “대안정치연대 소속 의원 전원이 평화당을 떠나기로 결심했다”면서 “오는 12일 전원이 참여하는 기자회견을 통해 (탈당을) 결행하겠다”고 밝혔다. 탈당 대열에는 유 원내대표를 포함해 김종회·박지원·윤영일·이용주·장병완·장정숙·정인화·천정배·최경환 의원 등 현역 의원 10명 외에 김성호·부좌현·이윤석 전 의원 등 전직 의원과 당직자·당원들도 함께한다.

대안정치연대는 다음 주 국회에 비교섭단체 등록을 마치고 활동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유 원내대표는 “당권 투쟁이 아니라 우리가 제3지대로 전환하자는 간곡한 제의라는 점을 말씀드린다”며 “제3지대 신당 창당이라는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대안정치연대의 탈당 결행이 바른미래당 분당, 보수 통합 등 정치권 전반의 새판짜기에 촉매제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정개개편 움직임에 대해 대구의 한 정치권 인사는 “보수통합과 관련해 바른미래당과 우리공화당을 놓고 한국당 내 주장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황교안 대표의 리더쉽은 찾아보기 어렵다”며 “읍참마속(泣斬馬謖)의 결의가 없이 자신만 생각하는 의원들로는 내년 총선을 절대 이길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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