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감
먹감
  • 박용래
  • 승인 2019년 09월 10일 16시 08분
  • 지면게재일 2019년 09월 11일 수요일
  • 1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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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어머니 하고
외어 본다.
이 가을
아버지 아버지 하고
외어 본다
이 가을
가을은
오십 먹은 소년
먹감에 비치는 산천
굽이치는 물머리
잔 들고
어스름에 스러지누나
자다 깨다
깨다 자다.




<감상> 계절이 바뀐 것일까요, 나의 심경이 변한 것일까요. 가을은 오십 먹은 소년 같이 그리움에 빠져들게 합니다. 어머니가 혹은 아버지가 계시지 않기에 큰소리로 불러 보지도 못하는 오십 먹은 소년, 속으로만 간절히 외어 봅니다. 붉게 익은 감은 산천을 비춰주지 못하고, 볕을 받아 거멓게 된 먹감은 청동거울처럼 내 마음까지 담아냅니다. 잔 들고 그리움에 자다 깨다, 깨다 자다 스러집니다. 비몽사몽(非夢似夢) 간에, 어슬녘어머니가 “밥 먹으라”라고 외치는 소리가 귀에 들리듯 합니다. 산천은 공기처럼 가라앉고 어머니가 나를 부르는 소리가 귀에 쟁쟁합니다. <시인 손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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