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한국당 대표 뒤이어 김문수·강효상 동참
나경원 원내대표 "많은 분들이 반대해" 고심 중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이 17일 오후 대구 동대구역 앞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의 사퇴를 촉구하며 삭발하고 있다. 박영제 기자 yj56@kyongbuk.com

조국 법무부 장관 사퇴를 촉구하는 야권 인사들의 삭발 투쟁이 잇따르고 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전날(16일) 야당 대표로는 최초로 문재인 정부와 조국 법무부 장관을 비판하며 삭발을 감행하자 17일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와 강효상(대구 달서병 당협위원장) 한국당 의원도 삭발에 동참했다. 또 18일에는 김규환(대구 동구을) 의원도 삭발 투쟁에 동참할 예정이다.

이처럼 각종 비리 의혹의 중심에 선 조국 법부무 장관과 문재인 정부를 규탄하는 삭발 행렬이 한국당 내 릴레이처럼 이어지면서 나경원 원내대표까지 삭발에 동참할지 관심이 쏠린다.

김문수 전 지사는 이날 오전 11시 황 대표가 전날 삭발식을 진행했던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삭발했다. 그는 ‘문재인 하야 범국민 투쟁본부’의 상임고문인 이재오 전 의원과 박대출·윤종필 한국당 의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조국 사퇴를 요구하며 삭발식을 가졌다.

김 전 지사는 “단식도 많이 했지만 머리를 깎을 수밖에 없는 제 마음이 비통하다”며 “제가 나라를 위해 산 사람인데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너무 무력하고 힘들어서 오늘 99일째 단식 문재인 하야투쟁에 동참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제 황교안 대표가 상당히 어려운 결단을 내리고 야당 대표 역사상 처음으로 제1야당 대표가 머리 깎는 것을 보았다”며 “저도 어제 같이 깎으려고 했는데 당 사정으로 못 깎고 오늘 깎는다”고 덧붙였다.

조국 법무부 장관 사퇴를 촉구하는 삭발 투쟁이 대구에서도 처음으로 진행됐다.

강효상 의원은 이날 오후 동대구역 광장에서 ‘위선자 조국 사퇴촉구 삭발식’을 열고 “조국이 앉아야 할 자리는 장관실이 아니라 재판정 피고인석”이라고 주장했다.

강 의원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허위, 조작, 위선으로 칠갑된 조국의 결격사유는 지금까지 문 정권에서 임명하려 했던 모든 장관 후보자들의 범법·비리 의혹을 합친 것보다 많다”고 비판했다.

강 의원은 또 “조국 5촌 조카가 구속됨으로써 그가 조국 펀드 운용사의 실질적 대표였던 것이 확인됐고, 조국 부인 정경심이 5촌 조카에게 5억 원을 송금한 사실도 확인됐다”며 “‘1년에 한 번 만나는 사이로 어디에 어떻게 투자하는 지도 모른다’고 했던 조국은 이제 진실을 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딸의 출생신고를 부친이 했다’, ‘딸의 부정 논문을 고려대 입시 때 제출하지 않았다’는 진술까지 모두 거짓으로 밝혀졌다”며 “입으로만 공정을 외치던 이들의 특권과 반칙에 청년들의 분노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강 의원은 야당을 상대로 저지른 ‘정적 학살’이 부메랑처럼 돌아올 것을 우려해 문 정권이 부적격한 사실을 알면서도 조국을 임명, 국민을 상대로 전쟁을 벌이려 한다고 날을 세웠다.

그는 “조국과 더불어민주당은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하는 윤석열 검찰에 압박을 가하고 수사를 방해하고 있다”며 “부도덕한 자의 사법개혁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한편,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가진 티타임에서 “헌정 사상 처음이다. 야당 당 대표가 삭발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비감하단 생각이 든다”면서도 자신의 삭발 압박에 대해 “많은 분들이 물어보는데, 많은 분들이 반대도 한다. 이번 삭발 투쟁은 당 대표의 삭발 투쟁이라는 점에 굉장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즉답을 피했다.

이기동, 전재용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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