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K서 反조국 여론 전국으로 확산 시도…黃 "조국 창피해 죽겠다"

20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 서면 거리에서 열린 ‘조국 파면 부산시민연대 촛불집회’에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촛불을 들고 있다. 연합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부산시당 주도로 출범한 ‘조국 파면 부산시민연대’의 첫 촛불집회가 20일 열렸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해 양당 관계자 및 당원, 일반시민 등 1만5000여 명(주최측 추산)이 모인 가운데 이날 저녁 부산진구 서면 금강제화 앞에서 촛불을 들고 ‘범법자 조국 구속하라’, ‘위선 정권 물러가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문재인 대통령과 조 장관의 고향인 부산·경남(PK) 지역에서 ‘반(反) 조국’ 여론을 먼저 일으켜 장외 투쟁 분위기를 전국으로 확산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당초 이날 집회는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부산시당이 주도한 ‘조국파면 부산시민연대’ 주최였으나, 바른미래당 부산시당 위원장인 하태경 최고위원이 자신에 대한 징계 문제를 이유로 내주부터 참석 의사를 밝히며 사실상 한국당 주도로 열렸다.

마이크를 잡은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여러분 저도 부산 시민이다. 명예시민이다. 조국의 고향 부산 시민 여러분이 가장 먼저 일어났다”며 “뜨거운 함성이 전국으로 번져나갈 것이다. 강력한 단일대오를 구성해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제가 조국보다 3대 앞선 법무부 장관인데 (조 장관이) 창피해 죽겠다”며 “이런 사람을 장관으로 세워놓은 대통령은 제정신이냐”라고 비판했다.

그는 “매일 새로운 의혹이 터져 나오는데 그중 하나만 갖고도 장관직을 사퇴해야 한다”면서 “(조 장관을) 법정에 세워 반드시 심판받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20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 서면 거리에서 열린 ‘조국 파면 부산시민연대 촛불집회’에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촛불을 들고 있다. 연합

나경원 원내대표는 “제가 부산에서 1995년부터 1998년까지 살 때 아들이 태어나 ‘부산에서 아이를 낳았다’고 했는데, 사실은 친정이 있는 서울 병원에서 낳았다”며 “그런데 요즘 제게 자꾸 원정 출산을 했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더불어민주당이 나 원내대표가 미국에서 아들을 출산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데 대해 공개 반박을 한 셈이다.

그는 이어 “저는 부산 아들을 둔 엄마로서 부산 사람에 대한 긍지가 굉장히 높다”며 “조국에게는 부산 사람이 아니라고 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조국 파면이 민생의 시작이다. 이번 정기 국회는 조국 국감이 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집회에서는 부산 지역 청년 연사들의 발언도 이어졌다.

부산대 재학생인 권현민(23)씨는 “여기 나와 불이익을 받을까 봐 두려웠지만 내가 사랑하는 대한민국이 무너지는 게 두려워 나왔다”며 “청문회를 보고 너무 화가 나고 부끄러웠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에 앞서 한국당 이헌승 국회의원(부산 진구을)이 부산 정치인 가운데 첫 삭발을 했다.

이 의원(부산 진구을)은 삭발한 뒤 “문 대통령이 추석 연휴에 부산에 내려와 부산 민심을 누구보다 잘 보고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당은 21일 오후에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대규모 장외집회를 열 계획이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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