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73% "면접 고스팅 겪어"…구직자의 묻지마 지원 등 원인

취업난이 날로 가중되고 있지만 기업들은 응시를 한 뒤 면접에 나타나지 않는 ‘면접 고스팅’, 최종합격을 하고도 출근하지 않는 ‘출근 고스팅’, 퇴사 통보도 않고 회사를 그만두고 연락마저 끊기는 ‘퇴사 고스팅’으로 인해 몸살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스팅(Ghosting)’이란 유령(Ghost)처럼 보이지 않게 된다는 의미의 신조어를 말하며, 기업 10곳 중 7곳 이상이 이같은 ‘고스팅’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구인구직 매칭플랫폼 사람인(대표 김용환)이 23일 발표한 기업 283개사 대상 ‘고스팅을 겪은 경험 여부’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업 중 73.5%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들이 겪은 고스팅의 유형은 ‘면접 고스팅’이 79.3%(이하 복수응답)로 가장 많았으며, ‘출근 고스팅(49.5%)’‘퇴사 고스팅(38.5%)’도 적지 않았다.

면접 고스팅을 겪은 기업들은 평균적으로 전체 지원자의 26%가 면접 고스팅 행위를 했다고 답했으며, 출근 고스팅과 퇴사 고스팅은 연평균 각각 3명과 3.3명 발생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고스팅이 발생하는 원인으로는 ‘묻지마 지원을 해서’가 61.1%로 가장 많았으며, ‘고스팅 인원에 대한 별다른 제제가 없어서(38%)’‘취업 의지가 부족해서(35.6%)’‘지원자의 책임감과 인내력이 부족해서(34.1%)’‘기업 규모가 작아서(33.2%)’‘연봉 등 처우가 좋지 않아서(26%)’ 등의 답변이 이어졌다.

또 최근 1년 간 고스팅 지원자가 늘어나는지 여부에 대한 질문에서는‘늘어나는 추세’라는 답이 46.2%로 ‘줄어드는 추세(5.8%)’의 8배에 달했다.

나머지 48.1%는 ‘비슷하다’고 밝혀 앞으로 고스팅에 따른 기업들의 피해가 더욱 심해질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

이처럼 고스팅이 점차 늘어나면서 기업들의 피해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스팅에 의한 기업피해 중 1위로는 ‘새로운 채용 진행에 따른 비용, 시간 낭비(85.6%)’가 꼽혔다.

이어 ‘다른 인재의 면접 기회를 놓침(51.4%)’‘계획했던 입사 일정 맞추지 못함(48.6%)’‘타 직원들의 업무 가중과 사기 저하(28.8%)’‘회사의 이미지 실추(8.7%)’ 등이 뒤따랐다.

기업들은 이 같은 피해 방지를 위해 전체 기업의 82.7%가 다양한 고스팅 방지 대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채용 일정 등을 여러 번 안내한다’가 50.4%에 달했으며, ‘공고에 연봉·채용 조건 등 명확히 기재(47%)’‘사내 추천 제도 적극 활용(25.2%)’‘수평적이고 편안한 조직문화로 변화(16.7%)’‘연봉·복리후생 등 처우 개선(16.2%)’‘경력직의 경우 평판조회 활용(16.2%)’이 이어졌다.

또 고스팅 근절방안으로 ‘구직자의 책임감 있는 태도(58.3%)’‘묻지마 지원 근절(48.4%)’‘자세하고 명확한 조건의 채용 공고 게재(42%)’‘고스팅 인원에 불이익 주는 제도 도입(25.1%)’‘연봉 등 근로자에 대한 처우 개선(24%)’‘지원자에 대한 레퍼런스 체크 철저(20.1%)’‘인재 채용 시스템의 체계화(19.4%)’ 등을 들었지만 실효성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종욱 기자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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