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의 숲] 울진 금강소나무 숲
[경북의 숲] 울진 금강소나무 숲
  • 김형소 기자
  • 승인 2019년 10월 02일 20시 27분
  • 지면게재일 2019년 10월 03일 목요일
  • 11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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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에 절반만 사람 출입 허락…태고의 신비 그대로 간직
금강송 숲길에 우뚝솟은 500년 소나무.
자연과 인간의 아름다운 공존을 꿈꾸는 금강소나무 숲길은 태고의 신비를 그대로 간직한 채 기세 당당한 자태를 뽐낸다.

명품 금강송 숲길은 산림청이 조성한 국내 1호 사업으로 숲 길을 걸으면서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산림욕을 함께 즐길 수 있다.

이곳에는 다양한 멸종위기 동식물이 서식하는 공간이기 때문에 인간은 그저 잠시 빌려 사용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1년에 약 절반 동안만 사람의 출입이 허락된 금강소나무 숲길은 흔히 주변에서 보던 꼬불꼬불한 일반 소나무와 달리 줄기가 곧고 마디가 길며, 껍질은 유별나게 붉은색을 띤다.

나무는 결이 곱고 단단하며 켠 뒤에도 굽거나 트거나 썩지 않아 예로부터 궁궐을 새로 짓거나 보수할 때 목재로 주로 사용됐다.

조선 숙종 때는 황장봉산으로 지정돼 관리됐으며, 1959년 육종림으로 지정된 후 2001년 산림유전자원보호림으로 지정을 강화했을 만큼 국가적으로 매우 중요한 자연유산이다.

2010년 7월 1구간(13.5㎞) 개통을 시작으로 현재 총 6개 구간을 조성했다.
대한민국의 기상을 느낄 수 있는 대왕소나무의 웅장한 모습.
먼저 1구간은 7시간가량을 걸어야 하는 난이도 중상급의 코스로 두천1리(내성행상불망비)를 출발해 바릿재(1.2㎞), 장평(1.8㎞), 찬물내기(6.5㎞), 샛재(7.8㎞), 대광천(9.8㎞), 저진터재(12.2㎞), 소광2리(13.5㎞)로 이어진다. 이곳은 멸종위기종인 동시에 천연기념물인 산양의 주요 서식지며, 옛날 보부상들이 울진읍 바지게 시장과 북면 흥부시장에서 구매한 해산물을 봉화, 영주, 안동 등 내륙으로 행상하며 넘나들던 십이령 중 네 고개가 포함돼 있다.

4시간가량을 걷는 난이도 중급의 2구간(11㎞)은 전곡리를 시작으로 쌍전리 산돌배나무(2.2㎞), 큰넓재(5㎞), 한나무재(6.7㎞), 소광2리(11㎞)를 지난다.

비교적 완만한 길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쌍전리 산돌배나무(수령 약 250년, 천연기념물 408호)를 만나볼 수 있으며, 십이령 중 두 고개를 넘는다.

3구간(왕복 16.3㎞)은 소광2리(소광리펜션)를 출발해 저진터재(1.2km), 너삼밭(3.0km), 화전민터(6.8km), 군락지초소/오백년소나무(7.8km), 화전민터, 너삼밭, 저진터재, 소광2리(펜션)를 돌아오는 난이도 중급(7시간 소요) 코스다.

이곳에는 대한민국의 기상(氣像)을 대변하듯 산 정상에 기세 당당하게 우뚝 솟아 웅장한 자태를 뽐내는 오백년 소나무를 만날 수 있다.

4구간(왕복 9.7㎞)은 오르막과 내리막이 매우 가파르다.

너삼밭을 시작으로 대광천(0.5km), 아래새재(1.9km), 썩바골 폭포(2.5km), 쉼터(3.5km), 삼거리분기점(4km), 대왕송(5.2km), 장군터(9.7km)를 돌아온다.
하늘 향해 곧게 뻗은 미인송의 모습.
길이는 짧지만, 코스가 험한 만큼 전문 산악인들이 즐겨 찾으며, 속도 조절과 쉬는 시간을 잘 활용해야만 안전한 산행이 가능하다.

5구간(15㎞)은 두천 2리를 출발해 보부천골(5㎞), 대왕소나무(5.8㎞), 삼거리 분기점(6.2㎞), 샛재(7.2㎞), 찬물내기 8.5㎞, 바릿재(13.8㎞), 두천리(15㎞)를 걷는다.

이곳은 약 7시간이 걸리며 대왕 소나무까지 가는 길은 콘크리트로 포장된 오르막과 일부 가파른 언덕으로 인해 힘이 들지만 보부천 길을 걷다 보면 금강소나무의 정취와 함께 돌아올 때는 내리막길이라 한결 수월하다.

금강소나무 숲길은 100% 예약제를 통해 하루 80여 명 만이 탐방이 가능하다. 특히 2구간은 20명 이상의 단체 관람만 가능할 정도로 생태보호를 위해 신경 쓰고 있다.
곧게 뻗은 금강소나무 군락지의 모습.
또한 단독 산행을 금지하고 반드시 숲 해설가의 안내로 탐방해야만 한다. 탐방이 시작되면 매점은 물론 화장실, 샘터, 탈출로는 없다. 출발 전에 몸(?)과 마음을 완전히 비우는 것이 행복한 산행을 위한 꿀팁이다.
금강소나무 숲길을 걷는 탐방객들의 모습.
금강소나무 숲길의 역사는 조선 시대 등짐장수를 일컫는 보부상 길이었다. 동해의 해산물과 내륙의 생산품을 유통하는 마치 실크로드와 같았다.

울진에서는 미역, 각종 어물, 소금을 내륙에서는 쌀과 보리, 대추, 담배, 옷감 등을 거래했다.

이들은 울진에서 봉화까지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130리 길을 3박 4일 만에 주파했다. 안동 간 고등어가 유명해질 수 있었던 건 아마도 이들이 길바닥에 뿌린 땀방울 덕분이었을 것이다.

물류 통로인 십이령 길은 거의 일직선으로 연결돼 수많은 고개를 넘으면 가장 빨리 갈 수 있었다.

큰 고개인 바릿재, 평밭, 샛재, 느삼밭재, 너불한재, 저진치, 한나무재, 넓재, 고치비재, 멧재, 배나들재, 노루재 순으로 열두 고개와 30~40개의 작은 고개를 넘으면 이윽고 종점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처럼 금강소나무 숲길은 해안과 내륙을 잇는 중요 운반로인 동시에 가난한 상인의 삶의 애환이 깃든 곳이다.

물론 지금은 수천 년의 세월을 지나면서 아름다운 금강소나무가 군락지를 이뤄 몸과 마음을 맑게 해주는 최고의 선물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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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소 기자 khs@kyongbuk.com

울진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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