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탄핵 촛불집회 연상시켜"…'국민 명령' 부각하며 檢개혁 고삐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난 5일 서초동 집회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촛불집회와 견줄 만하다고 높이 평가하며 검찰개혁이 ‘국민 명령’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해찬 대표는 “장소만 서초동일 뿐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을 탄핵한 촛불집회를 연상시키는 규모와 시민의식이 아닐 수 없다”며 “검찰 개혁을 향한 국민의 자발적 열망이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인영 원내대표도 “완벽한 촛불 시민혁명의 부활이었다”며 “국민 명령을 받들어 신속하고 강력한 검찰개혁을 착수하겠다”고 말했다.

박광온 최고위원은 “성숙한 시민의식을 가진 우리 국민이 검찰개혁은 국민 명령이자 시대 요청이라는 것을 확인했다”고 했고, 남인순 최고위원도 “지금이 검찰개혁을 위한 역사적이고 결정적인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최근 2주간 서초동 촛불집회에 수많은 인파가 집결한 데 대해 한껏 고무된 분위기 속에서 검찰개혁의 고삐를 더욱 죄었다.

우선 전날 당 검찰개혁 특별위원회 회의를 통해 마련한 검찰개혁 방안을 법무부와의 협의를 거쳐 조속히 추진할 방침이다.

특위는 전날 회의에서 검찰의 직접 수사 축소 및 피의사실 공표 금지를 위한 입법 추진, 압수수색 영장 포괄적 청구 관행 제한, 별건 수사 및 심야·철야 수사 통제 장치 마련 등을 우선 검토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이 원내대표는 “어제 당 검찰개혁 특별위원회에서 1차 방안을 발표했고, 오늘도 구체적인 방안에 대한 우리 당 방침을 밝힐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또 “검찰에 요구하는데 피의사실 유포, 공무상 비밀을 누설한 정치 검사가 있다면 찾아내서 책임을 물어야 한다”면서 “우리 당이 수사 의뢰한 사건에 대해 즉시 수사에 착수하라”며 검찰을 압박하기도 했다.

서초동 촛불집회와는 달리 보수 진영의 광화문 집회가 ‘동원됐다’면서 두 집회를 대비하며 야당의 ‘관제집회’ 비판에도 정면 대응했다.

이 원내대표는 “(서초동 집회에서) 시민들은 주권자 이름으로 단호히 검찰개혁을 명령했다”며 “며칠 전 자유한국당의 광화문 집회와 극명한 대비를 이뤘는데 동원이 없었고, 욕설, 폭력, 쓰레기가 없었다”고 말했다.

설훈 최고위원은 “한국당은 국민이 자발적으로 만든 집회를 ‘관제 데모’로 폄훼 했는데 이는 국민 모독”이라고 비판했다.

이형석 최고위원은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광화문 집회를 “87년 넥타이 부대를 연상케 하는 정의와 합리를 향한 지극한 평범한 시민들의 외침”이었다고 평가한 것을 거론하며 “87년 6월 민주화 항쟁의 넥타이부대를 모독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발언에 대해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당은 또 중반전을 향하는 국정감사를 ‘민생 국감’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하며 한국당에 대한 공격을 이어갔다.

이 원내대표는 “(한국당이) 시작부터 만사 조국 타령을 늘어놨다. 조국 법무부 장관 청문회장으로 변질시키는 정략적인 모습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면서 “민주당은 민생과 개혁을 위한 국감과 현장 일정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산적한 민생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국회가 본연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발언도 잇따랐다.

이 대표는 “이제 국회가 제 역할을 할 때”라며 “태풍과 아프리카돼지열병은 물론 앞으로 재난 예방과 피해지역 기반시설의 항구적 복구를 위해 예산지원에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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