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자식 역정의 득과 실
[기고] 자식 역정의 득과 실
  • 한정규 문학평론가
  • 승인 2019년 10월 10일 15시 21분
  • 지면게재일 2019년 10월 11일 금요일
  •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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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규 문학평론가
한정규 문학평론가

2018년 초 한번은 중등학교 교장으로 퇴직한 친구에게 “가정에서는 그렇다 치더라도 학교에서 예절교육, 인성교육에 보다 더 신경을 써야 할 것 같은데 내 생각이 어때? 요즘 아이들 잘 못된 언행 자네 같은 교육자들이 책임져야 하지 않겠는가?” 그렇게 말했더니 그 친구가 하는 말이 “우리나라 산업화 초기 보릿고개가 있었던 196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학교에는 스승들이 많았다네. 그런데 요즘은 스승을 찾아볼 수 없고 교사들만 있다네? 왜 그렇게 됐는지 아마 자네도 잘 알 걸, 모른다면 자네답지 않고…”

“그래 무슨 말인지 대충 짐작하겠네만 도대체 그 이유가 뭔가?”

“학교에서 일어난 일에 학부형들이 자식 역정 드는 것 벌써 20여 년 전부터 그래 왔었지만 요즘 몇 년 전부터는 부쩍 심해졌다네. 그래서 전화 받는 것도 무섭고 학교 출근하기가 두려웠다네. 별것 아닌 일에도 학부형들이 전화로 항의하고 심한 사람은 쫓아와 학생들이 있는 장소에서 큰소리를 치고 폭언을 하며 저따위 선생은 다른 학교로 전출시켜버리라고, 저런 선생에게는 내 새끼 맡길 수 없다고, 하는 것 적지 않았다네. 그래서 요즘 교육자들 스승이 아니라 교사 다네. 스승으로서 자긍심 같은 것 찾아볼 수 없는 직업인”이라네.

“그래 스승은 찾아볼 수 없고 교사만 있다고 하는데 스승은 무엇이고 교사는 또 무엇인가”

“한마디로 교사는 직업이며 스승은 교사와는 조금 다른 교육자다네. 물론 따지고 보면 교사나 스승이나 교육자인 것 틀림없어 오래전 우리들이 어렸을 적 훈장이라는 말 들은 적이 있잖아, 지식은 물론 사람 됨됨이를 가르치는, 인격을 형성하는 예절교육을 시켰던 훈장, 그게 바로 스승이 다네. 그런 스승 없네. 만약 그런 스승이 있다면 그 스승은 출퇴근을 학교가 아닌 경찰서 등으로 해야 할 거야 그래서 매일 같이 조사받고 피아노치고, 무슨 말인지 알겠지? 요즘 세상 그렇게 변해버렸다네 그래서 학생들이 질서를 지키지 않는 행동을 해도 못 본체 지나치거나, 피할 수 없으면 마지못해 할 수 있는 말로, 애야 그래서 되겠니? 생각해 보아라 그 말도 다른 학생들이 없는 조용한 곳에서 조심스럽게 해야지 그렇지 않고 학생들 앞에서 했다가는 그 말 하는 선생에게 덤벼든다네, 그래서 못 본채 지나갈 수밖에 또 그런 애들이 집에 가서 자기 부모에게 무어라고 하는지 모르지 심각한 표정으로 책가방 내던지며 하는 말이 나 학교 안 갈래 그런 선생한테 안 배울래. 이렇게 하는 아이는 그래도 얌전하다. 심한 아이는 때리지도 않은 매를 맞았다며 엄마나 아빠는 무엇 하느냐 자식이 학교에서 선생한테 잘못도 없이 매를 맞고 다니는데 그런 선생 혼내주지 않고 뭐하느냐고 투정을 부려 성질 급한 학부모들 그 말 듣고 쫓아오거나 전화로 따지고 욕설을 퍼붓는 다네. 한·두 번 경험해 보지 않은 선생 없다 네, 그런데 어떤 선생이 그런 말 들어가면서 인격형성에 도움되는 교육, 엄두를 내겠는가. 자네 같으면 그렇게 하겠는가. 생각해 보소 그래서 그 아이 버릇없다는 거야 웃을 일 아니거든 평소 생각과 행동이 그대로 아무런 생각 없이 나타난 것뿐이야”

“그래 자네 말이 맞아” 그 말 듣고 보니 정말 황당했다. 그렇다고 그런 아이들만 탓할 게 아니라 자식을 가진 부모도, 교육을 맡은 선생도, 사회 각계각층의 모든 사람들 모두가 생각 바꿔 잘 못된 행동이나 말을 하는 사람들 언제 어디서고 바르게 잡아 줄 필요가 있다네. 그런 사회가 돼야 밝은 미래가 보장되지 않겠는가? 인류 역사상 훌륭한 사람치고 좋은 스승, 엄격한 부모로부터 교육을 받지 않은 사람이 없었다.

훌륭한 자식으로 키우고 싶은 부모라면 잘 못을 방관하지 말고 꾸짖고 타일러 정직과 정의를 중시하는 인간이 될 수 있도록 교육을 부탁해야 한다.

또 선생은 감정이 내포되지 않은 진정한 스승의 자세로, 매도 때리고 잘 못을 타 일러야 한다. 뿐만 아니라 그런 스승이 될 수 있도록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 기성세대들의 생각과 행동에 따라 2세들의 언행이 달라지고 국가사회질서에도 크게 영향이 미친다는 것 명심해야 한다.

아이들은 부모를 보고 배운다는 것 명심, 자식을 돕는다고 권력이나 재물로 위법 부당한 짓 해서는 안 된다. 지나친 자식 역정 또는 위법 부당한 짓이 자식에겐 득보다 실이 큼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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