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쩍새가 밤새 울어서
한잠도 못 잔 고양이가
낮잠 좀 자려는데
이번엔 뻐꾸기가 와서
온종일 뻐꾹뻐꾹

시골집 툇마루에 잠꾸러기 고양이 한 마리
이사를 가야 하나 어쩌나
봄부터 여름까지
눈만 깜빡깜빡
하품만 쩌억 쩍




<감상> 시골집 고양이가 왜 낮잠을 많이 자는지 그 이유가 있었네요. 밤에는 소쩍새가 밤새 울고 낮에는 뻐꾸기가 우니 잠을 제대로 잘 수가 없지요. 봄부터 여름까지 뿐인가요. 여름밤에는 개구리가 울고, 낮에는 매미가 울지요. 가을밤에도 부엉이는 울고 낮에는 까치가 울지요. 겨울날에는 들판에 까마귀가 내려와 우짖어요. 하품만 하는 고양이라고, 밥만 축내는 고양이라고 너무 타박하지 맙시다. 다 이유가 있으니까요. 그런데 도시 고양이는 잠을 방해하는 요인이 없는데 왜 낮잠을 자는지 잘 모르겠어요. <시인 손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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