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서비스

[아침시단] 아직은 여기
[아침시단] 아직은 여기
  • 배창환
  • 승인 2019년 11월 07일 17시 21분
  • 지면게재일 2019년 11월 08일 금요일
  • 18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어머닌 늘 발원하셨다
― 자는 잠에 어서 가게 해 줍소서
하지만 욕심이 많은 나는
생각이 좀 다르다
아직은 여기

두고는 차마 떠날 수 없는
아이들, 이 작고 슬픈 땅에서 내가 만난
선하고 아름다운, 고귀한 이들
아직 쓰다 만 시와, 도달하지 못한 꽃들과
떠돌아 헤매느라 못 가 본 세계의 경지
아직 더 오래 만나야 할 사람들
그 앞에 무릎, 고요히 꿇어 엎드려지는

<감상> 얼마나 기도를 많이 해야 병과 고통 없이 자는 잠에 떠날 수 있을까요. 살아생전에 욕심 없고 음덕(陰德)을 많이 쌓아야 가는 길도 편한 할 것입니다. 하지만 욕심이 많은 시인은 생각이 좀 다른 모양입니다. 아이들을 사랑하기에 차마 떠날 수 없고, 선하고 고귀한 이들을 섬기느라 아직 여기에서 할 일이 많습니다. 아마 시인도 힘없고 소외된 이들을 받드느라 무릎을 고요히 꿇고, 아직 써야 할 시가 많고, 도달해 보지 못한 세계의 경지까지 이르고 싶습니다. 늘 꿈을 갖고 길을 찾기에 영혼이 주름지지 않을 것입니다. 아직 여기, 밤길 걷는 이들에게 별처럼 반짝이는 길을 열어감으로써 자신의 삶과 시가 일치하는 시인이여. 그대 떠나는 길은 찬란히 빛날 것이라 믿습니다. <시인 손창기>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