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경연 이문희 박사, 구미상의서 특강
올 3분기 제조업 생산지수 승감률 규제 없던 전년보다 소폭 상승

대구경북연구원 이문희 박사가 구미상공회의소에서 열린 11월 목요조찬회에서 ‘일본 수출규제에 따른 경북대구 영향’특강을 하고 있다. 구미상공회의소
한국에 대한 일본의 1, 2차 수출규제 조치가 경북·대구지역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미미하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대구경북연구원 이문희 박사는 21일 구미상공회의소에서 열린 11월 목요조찬회 ‘일본 수출규제에 따른 경북대구 영향’특강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박사에 따르면 지난 7월 28일 일본의 수출무역 관리령 개정안 의결로 전략품목이 개별허가로 전환 되면 경북지역은 342억 원, 대구는 143억 원 생산감소가 예상됐다.

이로 인한 수출 감소는 경북 2164억 원, 대구는 998억 원으로 추정됐다.

3개월 수입 제한과 수입선 다변화 및 국산화·재고 확보 실패 등 생산 현장에서 당장 발생할 수 있는 상황들을 가정한 계산이었다.

하지만 수출규제 이후 3개월 동안 피해가 예상됐던 경북·대구 올해 3분기 제조업 생산지수 증감률은 수출규제가 없던 지난해 3분기보다 소폭 상승했다.

지난해 3분기 7.7% 감소했던 경북의 제조업 생산지수는 올해 0.9% 감소, 대구 역시 2.6% 감소에서 2.2% 감소로 회복세를 보였다.(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증감률)

오히려 전기장비 분야에서 경북은 지난해 3분기 9.6% 감소에서 11.4% 증가, 대구는 0.9% 증가에서 14.5% 증가로 더 나아졌다.

전자부품·컴퓨터·영상·음향 및 통신장비 분야에서도 경북은 지난해 3분기 18.2% 감소에서 올해 3분기 3.1% 증가했고, 대구는 금속가공제품(기계 및 가구 제외) 분야에서 6.4% 감소가 4.3% 증가로 돌아섰다.

먼저 반도체 소재 3개 품목에 대해 기존의 일반포괄허가(3년간 유효)를 개별허가로 전환하는 일본의 1차 수출규제가 지역을 아슬아슬하게 비껴간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은 지난 7월 4일 반도체 공정에 사용되는 필수소재인 레지스트(Resist·감광액)와 불화수소(HF· 에칭가스), TV와 스마트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에 사용되는 불화 폴리이미드(Flurinated Polymides) 등 3개 품목의 수출규제를 강화했다.

이중 포토레지스트 경우 100% 일본에서 수입할 수밖에 없어 큰 우려를 낳았지만, 경북·대구지역에 있는 관련 기업들은 이번 규제에서 제외된 근자외선(NUV)용 레지스트를 공정에 주로 사용해 직접적인 영향은 적었다.

하지만 하이엔드급 반도체 제조를 위해 사용하는 극자외선(EUV)용 레지스트는 규제 대상에 포함됐으며, 레지스트 소재 수출의 규제 강화가 길어지면 구미지역 스마트폰산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됐다.

불화수소의 경우 지역 일부 기업이 일본에서 고순도 불화수소를 수입해 사용해 왔지만 2015년 이후 수입국과 공급업체 다변화를 마쳐 현재 일본에서 수입하는 물량이 거의 없으며 대부분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화 폴리이미드는 폴더블폰 커버 유리 대체재로 사용되는 투명 폴리이미드 필름이 이슈화됐지만, 구미산업단지의 한 기업에서 이미 양산하고 있으며, 연성회로기판(FPCB)용 폴리이미드 필름 역시 국내 기업이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략물자는 3년에 한 번 일반포괄허가, 비 전략물자는 허가가 필요 없는 완화된 규정을 적용받는 백색 국가에서 한국을 제외한 일본의 2차 수출규제도 아직 지역에 큰 피해를 주지 않고 있다.

일본의 주요 소재ㆍ화학 업체(632개)가 포함된 ICP(내부자율준수규정) 인증 기업을 통하면 백색 국가 때와 마찬가지로 지역 기업들의 주요 품목 수입에 아직 큰 어려움이 없다는 것이다.

ICP 기업이 전략물자를 수출할 때에는 통상 90일 걸리는 심사 기간이 1주 정도로 단축되고 한 차례 심사만 받으면 화이트 국가 때와 마찬가지로 3년간 수출 자유로워 지역 기업들은 수입 하는 일본 회사가 ICP 인증을 받은 기업인지 확인하면 된다.

이문희 박사는 “산업 경쟁력 강화와 체질 개선을 위한 근본적인 조치로 정부는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대책을 마련하고 100여 개 전략 핵심품목을 중심으로 R&D 등에 매년 1조 원 이상 대규모 추가 지원을 할 계획”이라며“구미국가산업단지에 ‘첨단 소재부품 국산화 클러스터’가 조성될 수 있도록 전략 마련 및 사업을 추진하고 개정된 연구개발특구법 시행령에 따라 정밀기계부품·소재, ICT 융복합 부품 소재 등의 특화 분야로 선정해 강소연구개발 특구 조성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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