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공급 체계 구축 선행…가스공사 연계 거점화 제시

대구시가 주최하고 대구경북연구원이 주관한 ‘대구 수소경제 혁신전략 포럼’이 21일 수성구 그랜드호텔에서 열렸다. 전재용 기자
올해 초 정부가 수소자동차를 앞세운 ‘수소경제시대’를 선언하면서 대구지역에서도 수소산업에 대한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특히 천연가스를 안정적이고 장기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한국가스공사가 대구에 있는 강점을 살려 수소산업발전을 위한 거점시설을 조성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21일 수성구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대구 수소경제 혁신전략 포럼’에 박진남 경일대학교 교수는 주제발표를 통해 지역 수소산업 육성에는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수소 제조·공급 체계구축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대구시가 수소경제와 관련된 연구개발과 시험기반시설을 구축해 생산부터 저장, 운송, 활용까지 수소산업의 전반적인 과정을 아우를 수 있어야 향후 발전을 모색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대구 혁신도시에 있는 가스공사와 연계한 방안도 설명했다.

박 교수는 가스공사와 연계해 천연가스 개질을 통한 수소생산설비조성 등 수소를 생산·공급할 수 있는 거점시설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일명 수소 에너지·연료전지 R&D(연구·개발) 센터 또는 복합 인증센터다. 후보부지는 가스공사 인근 동구 혁신도시나 대구시 첨단사업지구인 테크노폴리스 지역 등이다.

박 교수는 “수소산업에서 다른 지자체와 비교하면 대구는 이미 늦었다”며 “대신 다른 지자체 사례와 경험에 대한 정보를 입수해 서둘러 발전을 모색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구테크노파크(TP)나 산하 기관 등 외부에 수소경제를 담당할 전문기관을 마련하고, 수소콤플렉스 유치를 위해 수소산업홍보관을 구축해야 한다”며 “수소콤플렉스를 유치에 나서더라도 우리가 준비한 것을 내놓을 수 있는, 작은 것부터 단계적으로 나아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가스안전공사 권우철 검사1부장도 안정적인 수소제조와 공급체계 구축이 우선이라고 밝혔다. 지역 기업들의 수소 운송비 부담을 줄일 수 있고 대구뿐만 아니라 구미, 경산, 칠곡 등 인접 지역에 있는 기업에도 수소를 공급할 수 있어서다.

권 부장은 “단기적으로 저장식(Off-site) 수소자동차 충전소 설치가 먼저 설치돼야 한다”며 “정부의 수소충전소 확대 방안에 따라 저장식 수소자동차 충전소 부지를 확보한 후 수소클러스터 만들기 위한 기반을 조성해야 한다”고 설득했다.

한국수소산업협회 임희천 기술부회장은 시장 형성이 불투명한 수소경제의 한계를 언급하며 세부실천계획이 담긴 정부의 로드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임 부회장은 국내 수소경제 활성화를 추진할 수 있는 여건은 이미 조성됐고, 수소 활용산업도 이미 세계적인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수소차는 높은 비용과 충전 인프라가 부족하고, 수소연료전지는 설치비 부담과 비싼 연료비 등으로 시장 형성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단기적으로는 정부의 보급지원확대와 수소사회 홍보, 중장기적으로는 생산클러스터 구축과 실증보급사업, 수소사회구현을 위한 홍보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특히 임 부회장은 홍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수소에너지관련 사업이 산업계 중심으로 활성화된 반면 일반대중은 수소를 제대로 인식할 기회가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수소탱크폭발, 수소폭탄과 같은 사고에 대한 인식이 높은 실정이라고 진단했다.

임 부회장은 “지역별 충전소 구축이나 발전소 설치 시 갈등 해소 방안이 없다”며 “수소에너지의 확장은 에너지전환의 큰 흐름으로 사회적 갈등이나 이해 당사자들의 충돌을 잘 조율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전재용 기자
전재용 기자 jjy8820@kyongbuk.com

경찰서, 군부대, 교통, 환경, 노동 및 시민단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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