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보건협회, '대구경북 디셈버퍼스트' 행사…의료인 등 참석
작년 감염인 1206명 90%가 남성…지역 6000여 명 검사 받아

한국가족보건협회 김지연 대표가 25일 열린 ‘대구경북 디셈버퍼스트’ 행사 취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국가족보건협회

에이즈(AIDS·후천성면역결핍증) 예방을 목적으로 활동 중인 민간단체와 의료인이 청소년을 위한 예방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에이즈 감염비율이 30대 이하 젊은 층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상대적으로 연령대가 가까운 청소년에게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한국가족보건협회(이하 협회)는 25일 대구시약사회관 강당에서 ‘대구경북 디셈버퍼스트’ 행사를 열었다. 오는 12월 1일 세계에이즈의 날에 앞서 청소년 에이즈를 예방하기 위한 지식을 공유하는 자리다. 이날 행사에는 대구시 보건건강과를 비롯한 6개 지역 보건소 관계자와 의료인, 학부모 등 150여 명이 참석했다.

협회는 한국 청소년들 사이에서 남성 간 성행위 대가로 돈을 받는 일명 ‘바텀알바’가 이뤄지고 있지만, 이러한 행위가 에이즈 감염 경로가 되거나 에이즈를 유발할 수 있다는 교육은 받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한국가족보건협회가 25일 대구시약사회관 강당에서 개최한 ‘대구경북 디셈버퍼스트’ 행사에 참석한 지역 보건소 관계자와 의료인, 학부모들이 청소년 에이즈 실태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한국가족보건협회

협회 김지연 대표는 “대구·경북도 에이즈로부터 자유롭지 않다”고 진단했다. 김 대표는 “지난해 지역에서 6000명 정도가 에이즈 검사받았는데, 경북 포항에서 윤락행위를 한 에이즈 감염자가 발생해 비상이 걸리기도 했다”며 “지역사회도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10대와 20대 에이즈 감염자 가운데 80% 이상이 남성이다”며 “대구에서부터 에이즈 감염이 예방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에이즈를 유발하는 HIV(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 감염인은 지난해 1206명이 늘었다. 이 중 1100명(91.2%)은 남성이다.

신규 감염인 비율은 젊은 층에서 뚜렷하다. 20대가 32.8%로 가장 많았고, 30대는 27.2%를 차지했다. 이어 40대가 17.5%로 뒤를 이었다.

HIV 검사 동기에 대해서는 ‘질병원인 확인을 위해 의료기관에서 실시’로 응답한 비율이 32.2%(292명)로 가장 높았다. 감염경로는 모두 성 접촉에 따른 감염이라고 답했다.

계명대학교 이상길 약학대학 교수도 질병관리본부가 국민에게 정확하고, 유익한 정보를 제공할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상길 계명대 약학교수가 25일 열린 ‘대구경북 디셈버퍼스트’ 행사에서 질병관리본부 홈페이지 개선책을 발표하고 있다. 한국가족보건협회

이 교수는 “질병관리본부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에이즈 관련 자료를 찾기 힘들다”며 “최근 나이가 적을수록 에이즈 감염이 뚜렷해지고 있는데, 질병관리본부가 이와 관련된 내용을 계속 업데이트해 국민에게 알려야 한다”고 밝혔다.

또 “질병관리본부는 항바이러스제의 규칙적인 복용과 올바른 치료를 통해 살 수 있다고 말하지만, 약의 부작용에 대한 설명은 없다”며 “에이즈 치료제를 장기간 먹으면 조기 노화현상, 치매, 심장질환과 같은 노인성 질병 등 부작용이 나타난다. 생명은 연장할 수 있으나 행복하고 건강한 생활은 의문이다”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윤재옥(대구 달서을) 의원은 에이즈 예방에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관건이라고 밝혔다.

윤 의원은 “사실 성 소수자와 관련된 현안들은 입법적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며 “에이즈 예방을 시민운동으로 승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재용 기자
전재용 기자 jjy8820@kyongbuk.com

경찰서, 군부대, 교통, 환경, 노동 및 시민단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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